성공학 교과서를 찢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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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보면, 역경과 어려움을 딛고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낸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 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나라면 그냥 주저앉았을 텐데. 어떻게 저런 놀라운 아이디어를 낼 수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었다니. 대관절 무엇이 저 사람을 저토록 한 가지 일에 몰두하게 만들었을까?

짐작컨대, 그대 역시 이른바 성공한 사람들이 걸어온 인생역정을 들여다보면서, 때로는 감동받고 때로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 앞에서 좌절감을 느꼈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책에서 읽은 ‘성공의 필수항목’이니 ‘자기 계발 십계명’이니 하는 행동 강령들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한번 되물어 봅시다. 그 항목들 가운데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내용은 몇 개나 되었나요? 치열한 자기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이루어진 이후, 삶은 얼마나 변했나요?

성공학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 교훈들은 대부분 지당한 말들입니다. 아니 이미 성공한 이들이 직접 본인의 삶으로 증명한 흔적들이므로 대부분 ‘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 ‘공통분모’를 실천하면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것일까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은 그저 하나의 가정일 뿐, 결코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없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성공에 이르는 ‘과정’은 감춰진 부분이 많아서 결과만으로 중간 과정을 유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 성공의 이면에는 당신이 ‘모르는’ 많은 땀과 노력이 숨겨져 있어서 아무리 금과옥조 같은 어록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차용하여 자신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좀 고급스럽게 표현하면, 과정의 인과적 요인들까지 들여다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본다 하더라도 그 성공의 요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그 역사는 온전히 그 ‘영웅’의 것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성공을 다루는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교훈 가운데 하나가 ‘뚜렷한 목표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누가 이 훌륭한 말씀을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인류 역사를 빛낸 많은 성현들, 자타가 공인하는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인생의 좌표를 분명히 정하고 그 길에서 높은 성과를 만들어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보통 이렇게 말합니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노라고.

이 이야기(목표를 분명히 세움)를 듣고 깨달음을 얻은 보통 사람들은 ‘멋지고 훌륭한 목표’를 세우고자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첫째는 다수의 사람들이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아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목표 그 자체와 목표의식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으며, 마지막으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잘못 설정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물론, 이것 외에도 많은 문제점이 더 존재합니다)

개인적 경험이지만, 이제까지 접했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선명한 목표를 가진 이들은 10명 가운데 1,2명 정도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운좋은 소수 가운데서도 그것이 진짜 목표였음을 증명한 사람은 채 10%를 넘지 않았습니다.(그 이후 목표를 바꾸었거나, 그것이 잘못된 목표였다고 고백하였음) 그렇다면 불과 1,2%만이 온전히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성공했다는 뜻이 아님)는 말이 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저도 단연코 ‘신이 내린 1%’ 범주에 포함되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주 최근까지도 ‘진짜 내 인생의 목표가 무엇일까’ 라는 주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요.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요?

먼저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우리들 대부분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성이 확립된 시기에 이르기까지 부모, 학교 혹은 다른 누군가로부터 목표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면 ‘목표를 세우거나 만들어가는 것’에 대하여 제대로 학습 받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혹자는 이 말을 패배자의 비겁한 변명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어쨌든 목표란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여전히 우리들은 1%가 아닌 99%의 범주에 속해있는 범인(凡人)들인 것을. 

목표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는 세상의 모든 책들을 다 읽는다 하더라도, 그간 몰랐던 목표가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성공신화에 지나치게 열광하거나, 가위눌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이 이룩한 놀라운 업적과 성과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지만, 그 성공 케이스(Case)는 타인의 인생, 남의 이야기일 뿐, 그대의 것이 될 수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대에게 필요한 것은 ‘나의 인생, 나의 목표, 내 삶의 이정표’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다음, 목표를 세우는 작업에서 꼭 제안하고 싶은 것은 바로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를 바라보지 말고 미래를 통해 현재를 들여다보라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를 일컬어 ‘시나리오 플래닝’이라고 부릅니다)

지나온 과거가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습니다. 현재의 당신을 제대로 보려면 과거를 들추어보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창(窓)입니다. 동시에 현재 당신의 모습 안에는 미래의 씨앗이 숨겨져 있습니다. 미래로 가는 길을 놓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재를 바꾸는 것입니다. 한번 흘려보낸 과거의 시간은 바꿀 수 없지만, 현재를 다시 재편함으로써 미래는 언제든 바꿀 수 있으니까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재조명하는 것은, 현재의 결과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규명해보기 위함인 반면, 미래를 기준으로 현재를 들여다보는 것은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를 밝히는 과정입니다. 전자가 이미 발생한 사실(fact)을 토대로 하는 작업이라면, 후자는 예측(prospect)을 통해 바람직한 미래를 세우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은 다음, 해야 할 일을 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거를 기준으로 미래를 해석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과거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감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며, 예전에 그랬으니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가정, 혹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연역하려는 시도는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고 믿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습니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장선에 놓여있지만, 과거의 틀로 다가올 미래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미래를 올바로 전망하려면 특별한 혜안(penetration)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같은 평범한 이들에겐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 내 머리 속에 있는 사고의 프레임(frame) 밖으로 걸어 나와 생각의 각도(the angle of view)를 바꿔보는 것입니다.  
 
이제 제가 몇 가지 예상 질의 및 답변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문답이 보편적인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청년들도 또한 많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이 땅의 많은 청년들이 (적어도 현상적으로는) 이 프레임에 따라 삶의 방향을 정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비교적 분명해 보입니다.

 ● 당신은 왜 백수가 되었나요?
개인적으로는 가고 싶은 곳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여 진입할 수가 없고, 사회적으로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 가고 싶은 곳이 어딘가요?
 대기업, 공무원, 전문직 등 직업 안전성과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입니다.

 ●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부모님의 말씀도 그러하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 역시 그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 그렇다면 당신이 그 곳에 가고 싶은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대를 위해 이 공간을 비워둡니다)


사회인으로 살아갈 준비를 마친 그대가 실업자의 굴레를 쓰게 된 것은 당신의 무능과 불성실에 기인해서라기 보다는 온전한 일자리를 제공해주지 못한 이 사회와 기성세대들의 잘못이 더 큽니다. 그러므로 실업의 문제를 개인적 차원의 그 무엇으로 돌려 지나친 반성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이 주제는 분명 사회경제적 범주 안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나는 그대에게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질서에 순응하지 말고 변화를 추구하라고 강변하고 싶습니다. 생각의 각도를 바꾼다는 것. 새 안경을 쓴다는 것은 기성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과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안전하게 생각되는 직업 혹은 직장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것은 단지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를 해석한 낡은 패러다임에 불과합니다. 미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길이 어디에 있냐구요? 모릅니다. 많은 혁신기업가들이 말하듯, 길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일 테니까요. 모험이라구요? 맞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앞에 놓고 새로운 길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은 분명 도전이며 모험입니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구요? 맞습니다. 아마 성공보다는 차디찬 실패의 쓴 맛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클 겁니다. 그것이 젊음의 특권 아닌가요? 넘지 못하는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한 나머지 구직을 포기한 채 세상을 원망하며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살아내는’ 것보다 넘어지고 깨어지더라도 그 무엇인가를 향해 용감하게 도전하는 삶이 더 나은 선택 아닌가요?
 
지금 인생의 가장 빛나는 한 때를 통과하고 있는, 젊은 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렇습니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것만을 믿고 따르는 기성의 사고, 선배들의 틀에 갇히지 말고 당신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도전하라고. 성공학 교과서에 나오는 훌륭한 교훈에 영혼을 저당 잡히지 말고 ‘나의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원하지도 않고 나와 어울리지도 않는 일과 직업에 억지로 자신을 맞추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그러므로 낡은 사고를 버리고, 새로운 관점과 철학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변화를 추구해 보십시오. 두려움에 떨며 과거의 숲에 안주하는 노회한 삶을 살지 말고 스스로 미래를 열어가는 체인지메이커(Changemaker)가 되어 보십시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으며, 딱 그 숫자만큼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회(opportunity)와 직업(role)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글_소기업발전소 문진수 소장  mountain@makehope.org

Comments

“성공학 교과서를 찢어라”에 대한 6개의 응답

  1. 문소장님 글 애독자입니다. ㅎ

  2. 장지훈 아바타
    장지훈

    나이의 굴레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남들 시선 때문만이 아니라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잠깐 먼 곳을 내다보는 것은 궤도를 이탈하여 영원한 우주 미아가 되어버리는 위성 같이 너무 외롭고 두려운 일이니까요. 그 ‘용기’ 때문에 포기해야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집니다. 사랑까지도 희생해야 할 때가 있지요. 40,50이 되어도 다시 궤도에 돌아와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사회의 시선이 있었으면 하는데 40 넘어 말단 사원 직함을 부르거나 불리우는 서로의 입장은 여전히 난처합니다. 허나 누군가는 해야겠지요. 그래야 바뀔 수 있을테고

  3. 희망제작소에서 주최하는 포럼, 강의 등을 보고 들으며 저의 한정적인 사고의 틀을 깨트리는 시간이었지요.. 이 글의 좋은 말씀 잘 세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4. 드려움을 가지고 강을 건너 다른 땅에 섰을때야 느꼈습니다. 그게 그리 무섭게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문소장님의 말씀이 참으로 와닿습니다.

  5. 기은경 아바타
    기은경

    도전이 되는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깨달음이 있다면,
    앉아 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경험해보고 부딪혀가면서
    저만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겠지요?

    항상 감사합니다.^^

  6. 김승연 아바타
    김승연

    좋은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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