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바꾸는 사회혁신가 5명

‘아프리카’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여전히 ‘가난’이라는 키워드가 먼저 떠오르고, 선진국의 원조처럼 ‘도움’이 필요하며 자립성이 부족한 대륙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인 아프리카에 사회혁신을 꾀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아프리카의 한 국가, 그리고 대륙을 넘어 세상을 보다 이롭게 고쳐나가고 있는 5명의 사회혁신가를 소개합니다.

01. 서아프리카에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전기 공급

은타비솅 모시아(Nthabiseng Mosia) | 이지솔라(Easy Solar) CEO

갑작스러운 정전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이는 기업들이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전기공급이 비교적 안정적인 곳에서는 그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죠. 여기에 태양광에너지를 통해 아프리카의 전력 문제를 해결한 사회적기업가가 있습니다.

은타비솅 모시아(Nthabiseng Mosia)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기후변화와 에너지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심했고, 시에라리온에 기반을 둔 소셜벤처 ‘이지솔라(Easy Solar)’를 설립했습니다. 이지솔라는 시민과 상업 부문 모두의 이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청정에너지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를 저렴하게 제공합니다. 랜턴과 홈시스템 등의 고품질 태양에너지 장치를 상점이나 에이전트 네트워크를 통해 시에라리온 전국에 있는 저소득층 가정에 제공하는 것이죠.

관련 연구에 따르면, 시에라리온의 농촌 100가구 중 1가구만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모시아는 이러한 상황을 바꾸고 싶어했고, 이지솔라 설립 이후 최소 50,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했습니다. 이지솔라는 시에라리온을 넘어 라이베리아와 기니 등지로 사업규모를 확장할 계획인데요, 모시아의 이런 사회적 행동은 서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02. 동아프리카 저소득층 여성을 위한 선물

바클레이 오카리(Barclay Okari) | 임팩트아프리카인더스트리(Impact Africa Industries) 설립자

여전히 신발깔창이나 휴지로 생리대를 대신하는 여학생들이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우시죠? 취약계층의 여성에게 ‘그날’은 두려움입니다. 이번에 만나볼 사회적 기업가는 우리나라의 ‘이지앤모어’, ‘지파운데이션’과 같이 우간다와 케냐 전역의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재사용 가능한 생리대를 제공하는 사회혁신가입니다.

바클레이 오카리(Barclay Okari)는 서부 케냐의 작은 여고에서 교사로 자원봉사를 한 후 스타트업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많은 학생들이 생리대를 살 형편이 되지 않아 정기적으로 수업에 빠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재사용이 가능하며 저렴하고 빨 수 있는 생리대인 사피(Safi)의 제조업체 ‘임팩트아프리카인더스트리(Impact Africa Industries)’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시장에서 일반 생리대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저소득 가정의 케냐 소녀들이 월경기간에도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죠. 생리대 사피는 솜을 덧댄 흡수성 패치 기술을 활용한 제품으로 여성들이 사용하기 편하고 세탁도 가능합니다. 또한 기존 생리대 가격의 절반이라고 합니다.

오카리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믿으며, 회사가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습니다.

03. 매립지 폐기물을 친환경 자원으로!

장 보스코 은제이마나(Jean Bosco Nzeyimana) | 하보나(Habona Ltd) 창립자

르완다의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자란 장 보스코 은제이마나(Jean Bosco Nzeyimana)는 매일 아침 등교하기 전에 땔감을 모아야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요리를 위해 근처 숲의 나무를 베어 만든 숯을 사용했는데, 르완다 국민들의 약 80%가 여전히 목재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년 수백만 그루의 나무가 사라지는 것이죠. 은제이마나는 엄청난 규모의 벌목뿐만 아니라 르완다 매립지에 쌓이는 폐기물에 대해서도 걱정했습니다.
19세 나이에 그는 매립지의 폐기물을 깨끗이 타는 연탄으로 바꾸어 숯을 경제적이고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기업가집단(african entrepreneur collective)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대출을 받고 폐기물 관리 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구를 설득한 후 ‘하보나(Habona)’라는 사업체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폐기물을 활용한 친환경 연탄에 이어 폐기물에서 추출한 비료를 생산해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기업에서 출발한 하보나는 쓰레기를 재활용한 비료를 사용하여 과일과 채소의 묘목을 심고 판매하는 농기업으로 다각화했습니다.
은제이마나는 자신의 사업모델을 르완다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마을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르완다 최고의 젊은 기업가’로 선정되었고, ‘아프리카 혁신상’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프로그램 등 많은 비즈니스 관련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사회적기업가 지망생들에게 “아프리카는 사업을 위해 열려있다”고 말합니다. 아프리카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많은 영역이 있고, 많은 혁신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죠.

04. 남아공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다

루부요 라니(Luvuyo Rani) | ‘실룰로울루토테크놀로지(Silulo UluthoTechnologies)’ 설립자 겸 CEO

코로나19로 언택트 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디지털 격차’가 큰 사회문제로 부상했습니다. 디지털 정보화 수준에 따라 삶의 격차가 커지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디지털 중심 세상에서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소외됩니다. 지금 만나볼 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지털 배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루부요 라니(Luvuyo Rani)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외곽 마을 사람들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IT서비스 회사인 ‘실룰로울루토테크놀로지(Silulo Ulutho Technologies)’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도시 외곽과 시골 마을 고객들에게 저렴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여기에는 컴퓨터, 인터넷 접속, 휴대전화 서비스와 교육이 포함 되는데요. 고객에게 글로벌 디지털 세계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줌으로써 디지털 격차를 줄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라니가 이처럼 디지털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게 된 것은 교사로 일하면서, 남아공의 상당수 학교들이 컴퓨터는 가지고 있지만 컴퓨터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남아공 사람들의 디지털 기술력 향상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자신과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쌓는 것과 같은 ‘소프트 스킬’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삶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가져오면서도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사회적기업가들의 영향력을 강조합니다. 사회적기업가로서 라니는 지역사회에 인터넷 액세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05. 우간다 전쟁 피해자 돕는 시민활동

빅토르 오첸(Victor Ochen) | 아프리카청소년이니셔티브네트워크(African Youth Initiative Network)의 창립자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리나라에 비해 내전을 겪는 비중이 매우 높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큽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사회혁신가는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활동을 이어나가는 분입니다.

북부 우간다에서 태어난 빅토르 오첸(Victor Ochen)은 전쟁으로 인한 난민 공동체나 전쟁 피해자 등과 같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해요. 이러한 만남은 그가 ‘아프리카청소년이니셔티브네트워크(AYINET)’를 창립하는 계기가 됐는데요, AYINET은 전쟁의 희생자·생존자들과 함께 평화와 정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오첸이 살던 지역에서는 60,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납치되어 소년병으로 강제징집되었습니다. 오첸 또한 13세의 나이로 수용소 생활을 했는데, 그는 수용소에서 평화클럽을 결성해 북부 우간다 전쟁 속에서 용감하게 ‘반(反)소년병모집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이후 오첸이 만든 단체인 AYINET은 지금까지 21,000명 이상의 전쟁 피해자(강간, 절단, 총상)에게 재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AYINET은 지역사회가 피해자 중심적이며 건강하고 평화롭고 공정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촉진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구현하고 있습니다. 분쟁으로 황폐해진 사람들에게 정서적 도움을 주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죠.

글 손현아 인턴연구원

*참고자료
1. African Vibes, 2021.07.20.
2. THIS IS AFRICA, 2016.01.25.
3. Forbes. 2014.08.07.
4. Medium, 2021.01.26.
5. SNV. 2016.01.
6. DHL. 2018.06.
7. WORLD ECONOMIC FORUM Podcasts -‘LET’S FIX IT’, 20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