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저씨가 변해야 장애인이 행복해져요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NGO들을 직접 발굴 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민기자단입니다.

[##_1L|1254001980.jpg|width=”300″ height=”225″ alt=”?”|독서 프로그램에서 함께 책을 읽고 있는 현서와 이진아 선생님_##]11월11일 오후 3시,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초록장애우이동봉사대 건물로 아이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장애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 모임이 있는 날. ‘초록장애우이동봉사대(이하 초록봉사대)’는 지난 4월부터 격주 화요일마다 정독도서관과 연계해 ‘찾아가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2명의 사서와 2명의 독서봉사자는 한 명 또는 두 명의 아이와 팀을 이뤄 한 시간여 동안 동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이부터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이까지, 선생님들은 아이 한명 한명의 상황을 고려해 개인 수준에 맞는 책읽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은 동화책을 읽는 중간 중간 큰 웃음소리를 내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작은 몸짓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4월부터 지금까지 현서와 책을 읽었다는 이진아 선생님은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몇 달 동안 조용하던 현서가 처음으로 웃어주며 반응을 보였을 때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오후 5시 경, 독서 모임을 마친 수진이(중2)를 데리러 온 어머니 한미영씨는 “수진이가 어렸을 때부터 초록봉사대와 연을 맺었다. 이 단체를 알게 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은 이렇게 받고만 있지만, 기회가 닿으면 자원봉사자 분들처럼 살고 싶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_1R|1406804765.jpg|width=”306″ height=”450″ alt=”?”|초록봉사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한 바자회 현장_##]초록을 이끄는 힘, 자원봉사 특공대!

초록봉사대는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시작은 장애인들을 위한 ‘차량이동봉사’였지만, 지금은 차량봉사는 물론 장애인을 위한 재활치료,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그 뿐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현장체험, 문화체험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들이 원활하게 유지되는 것은 시간과 비용, 노력을 아끼지 않는 300~400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초록봉사대에 자원봉사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나눌 수 있는 재능이나 활동가능한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체크해야만 한다.

이동봉사를 할 때는 인적 사항과 장애 정도를 명확하게 판단해 봉사자를 매치한다. 성별, 나이, 거주지 등에 따라 필요한 봉사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계절별로 떠나는 현장체험과 사물놀이, 미술, 독서 등 자기계발 프로그램도 모두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이뤄진다.

초록봉사대의 수익 사업인 ‘열린찻집’과 ‘열린장터’행사는 장애인과 봉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치룬다. 2001년부터는 군부대와도 자매결연을 맺어 든든한 지원군이 더 늘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하는 길

초록봉사대 김동현 공동대표는 장애인 친구들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고 싶다는 말로 다양한 활동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친구들이 일생을 살면서 정말 즐거운 일 하나, 말이든 행동이든 음악이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 하나 정도는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작은 힘이 모여서 큰 힘이 될 수 있고, 이런 힘이 모여서 장애인들 스스로 사회를 적극적으로 바꿔갈 수 있지 않을까요”

김 대표는 가급적 자주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려고 노력한다. 서로를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부모나 가족과 떨어져 사회에 부딪쳐보고,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 작은 턱 하나가 장애인에게 얼마나 큰 벽이 되는지 경험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전혀 다르게 세상을 볼 수밖에 없다.
[##_1L|1300503893.jpg|width=”250″ height=”379″ alt=”?”|올해 11월 8일 진행된 열린찻집 행사알림 포스터_##]”초록봉사대 사진 소모임인 ‘편사모(편견 없는 사회를 만드는 모임)’에서 2003년 ‘지상 1미터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의 사계’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 동행했던 방송사 VJ가 장애인들이 숙소와 화장실 때문에 굉장히 고생하는 걸 본 후로는 어떤 건물에 가든지 화장실부터 보게 된다더라구요. 건축하는 분이 초록봉사대와 동행했다면 우리나라 건축이 많이 바뀌었을 겁니다”

김동현 대표에게 봉사활동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뭐냐고 묻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고 답했다.

“짐작만으로 행동했다가는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주기 쉽습니다. 소통의 눈높이를 맞춰야 해요. 어떠한 방법으로든 소통은 가능합니다. 번거롭더라도 그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게 뭔지, 어떻게 하면 함께 행복해질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했으면 해요”

김동현 대표는 작은 관심이 모여 한 사람, 두 사람이 바뀔 때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장애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옆집 아저씨가 바뀌어야 장애인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이 그 어떤 설명보다도 명쾌하게 가슴에 와 박혔다.

김동현 대표는 “우리가 이동봉사하는 지역은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일대도 포함합니다. 더 많은 단체가 생겨서 장애인들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이동봉사를 이용할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옆집 사람’으로서 우리가 나설 때가 아닐까? 우리의 작은 손길이 장애인들을 한번이라도 세상으로 연결시켜 줄 수 있다면, 우리가 행동할 이유는 충분하다.

초록장애우이동봉사대

☞ 주 소 : 서울 은평구 녹번동 195번지
☞ 전 화 : 02) 387-7708
☞ E-MAIL : oj7708@naver.com
☞ 누리집 : www.ghelp.or.kr

[사진 : 초록장애우이동봉사대]

[##_1L|1111053233.jpg|width=”94″ height=”69″ alt=”?”|_##]해피리포터 이영은(cindy0614@hanmail.net)

‘가슴이 반응하는 1초의 순간’을 찾아 헤매는 자유로운 몽상가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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