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를 누가 운영하는지 아세요?”

시니어사회공헌센터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비영리기구(NPO) 또는 비정부기구(NGO) 활동에 참여해 사회공헌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행복설계포럼’은 시니어사회공헌센터가 운영하는 ‘행복설계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들이  매월 자체적으로 기획해 성공적인 인생 후반전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아래의 글은 지난 10월 28일 열린 제18차 행복설계포럼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파란 가을 하늘, 노란 은행 잎, 빨간 단풍…가을은 총 천연색이다.
잿빛 겨울을 맞이해야 할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려는 듯.

2010년 10월 28일 늦은 4시, 희망모울에서 또 한 명의 작은 거인을 만났다.
아이쿱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의 정원각 사무국장이다.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 교수로도 재직 중인 한 정원각 사무국장은 YMCA 간사로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도 간사로서의 초심을 잊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지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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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여파에 따른 금융위기로 세계 곳곳에서 기아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 선진 금융정책은 주주와 CEO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저개발 국가 아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잡고 있다. “지구촌은 하나”라는 슬로건을 들을 때면 정말 우려 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이미 현재와 같은 비극에 대한 통찰이 있었다.  1980년 모스크바에서 ‘서기 2000년의 협동조합’ 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국제협동조합연맹 총회에서  레이들로 박사는 총회 보고서를 통해 다음의 네 가지 당면 과제를 제시한다.

①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식량문제
② 인간다운 삶을 위한 일자리 창출
③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사회
④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보전

정원각 국장은 협동조합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구와 열망을 이루려는, 자발적으로 손을 잡은 사람들의 자치적인 조직” 이라고 정의했다. 유럽의 경우는 경제적 약자인 소비자들이 단결해 생활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조직으로 생협이 자리잡고 있다.

먹을거리가 다는 아니에요

“여러분, 생협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이 먹을거리지요?”

우리나라 생협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는 정 사무국장의 말투에 안타까움이 배어있다. 한국에서는 일제시대 민간 중심의 소비자조합운동이 전개되었으나 일본의 탄압으로 오래가지 못하고 강제 해산된다. 그 후 1960년대에 협동조합이 만들어져 겨우 명맥만 유지하다가,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농산물 개방 압력이 시작되고, 농약과 환경오염의 피해가 널리 알려지면서 친환경 농산물 위주의 협동조합 활동이 시작된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먹거리를 담당한다’ 고 생각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이 존재한다.

약 37만명이 거주하는 이탈리아 중북부의 도시 볼로냐에는 4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있다. 이 도시의 경우 중소기업 중심의 네트워크와 지원체계가 잘 갖추어져있는 장점이 있다. 2004년 분유 제조업에 투기 자본이 들어와 분유가격이 폭등 했을 때 생협이 분유를 독자 개발해 소비자가격을 안정시키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된다. 이탈리아 소매유통업계의 1위 업체가 생협 이라고 하니 정말 놀랍다.

스위스에는 조합원이 207만 명인 미그로 생협과 249만 명인 스위스 생협이 있다. 스위스 생협은 경제 위기 때 물가 안정을 위해 최저가격을 보장하며 까르프 매장을 인수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했고, 향후 15년 이내에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연방정부와 이산화탄소 배출 삭감을 위한 목표에 합의하고, 모든 생협이 그 비전을 공유 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생협은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에 슈퍼마켓 체인과 우편물을 취급하는 커뮤니티 숍을 운영하고 있다. 200~300명이 함께 공동 출자해 매장을 연 뒤 최소한의 상근직원만을 두고, 조합원들이 돌아가면서 자원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외 스페인, 스웨덴, 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 등의 사례도 소개되었다.

세계적인 프로축구 클럽 FC바르셀로나가 지역 소비자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축구팀이며, 가까운 일본에서는 생협이 지방자치선거에 후보자를 내세워 대거 당선시키기도 한다니 정말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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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국장은 마지막으로 한국 생협의 문제점을 짚고,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 생협의 문제점으로는

① 취급품목이 크게 제한되어 있으며,
② 조합원 가구 수가 중산층 중심이고,
③ 이용에 있어서는 폐쇄적이며,
④ 시민운동적인 성격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으로 정 국장은 다음의 내용을 말했다.

① 장기적인 전망을 세워야 한다.
② 경제적인 약자들이 참여하고, 노동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대응해야한다.
③ 생태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되어야한다.
④ 본격화 되고 있는 대자본의 공세를 막아 낼 능력과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⑤ 생협,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와 역할이 달라져야한다.
⑥ 다른나라 생협 및 협동조합과 협력, 교류, 연대해야 하며 공정무역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거대 자본이 몰고 다니는 쓰나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제 거대 자본의 오만함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한 협동조합을 고민해보아야 할 때이다.

글_강정미(행복설계아카데미 6기)
사진_시니어사회공헌센터 김돈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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