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결과보다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조용한 실천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부산 지부>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모두가 행복해질 수는 없을까? 인간이 인간에게 상처를 주고,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모두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1994년, 법정스님은 스스로 를 관리, 감시하여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콩 반쪽이라도 나눠 먹을 줄 아는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며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을 제안한다. ‘맑고 향기롭게’는 이 운동에 뿌리를 둔 시민모임으로 다양한 계몽 프로그램과 어려운 이웃돕기, 자연보호 등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세상과 자연을 본래 모습 그대로 맑고 향기롭게 가꾸기 위해 설립되었다. 해피리포터가 찾아간 곳은 ‘맑고 향기롭게’ 부산지부. 마음, 세상,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 하기 위한 그들의 활동을 살짝 엿보고 왔다.

[##_1R|1310557989.jpg|width=”262″ height=”190″ alt=”?”|자원봉사자들의 양산 병원 식사 보조_##]9월 19일 수요일, 오후 2시 맑고 향기롭게 사무국에서는 ‘2007년 추석맞이 이웃돕기 행사’가 열려, 부산진구 10개 동의 홀로어르신, 소년?소녀 가장 및 장애 세대 100세대에게 세대 당 10만원씩 총 1000만원의 추석 성금을 전달하였다. 명절뿐만 아니라 매주 1회, 정기적으로 생활형편이 어렵고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홀로어르신,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세대를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자원 봉사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밑반찬 지원에서부터 장판?도배 교체, 이발?미용 등까지 1: 1 결연을 바탕으로 결연세대 가정의 울타리 구실을 하고 있다. 결연 세대 가족들은 아주 사소한 내용도 툭 터놓고 상담할 만큼 봉사자와 서로 간에 인간적인 유대와 신뢰가 깊다.

[##_1L|1362022367.jpg|width=”284″ height=”218″ alt=”?”|홀로 어르신 의료 및 지원활동_##]
각종 사회복지시설 지원 활동도 빼놓지 않는다. 치매 어르신의 목욕을 시켜드리고 말벗이 되어드리며, 양로원 어르신 간식을 손수 만들어 드린다. 지역 어르신 점심 무료급식과 노숙자의 집 밑반찬 장만도 돕는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아 및 환자들에게 수술비와 생활 지원금을 전달하는 ‘의료비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부인의 호르몬 이상으로 불임이었던 한 탈북자 부부가 의료비 지원을 통해 임신에 성공한 뒤, 추운 겨울 한 송이 한 송이 직접 골라 선물한 꽃은 그 안에 담긴 마음 때문에 어떤 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졌다고 한다.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한다. 자원봉사할 때의 기본자세, 품성, 유의사항에서부터 안마, 지압, 뜸, 수치침 교육도 한다. 하는 일이 많은 만큼 맑고 향기롭게의 화이트 보드는 빡빡한 스케쥴로 빼곡이 채워져 있었다.
[##_1R|1177479927.jpg|width=”269″ height=”193″ alt=”?”|5회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 출범식_##]

청소년을 위한 사업들도 눈에 띄게 많다. ‘영 ? 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은 모범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지역 통합 사업으로, 지역 상호간의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잘못된 지역감정과 갈등을 해소하고 두 지역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연 1회, 여름방학에 열리는 이 행사는 호남 학생들을 초대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8월 17일, ‘제 5회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을 맞아 대덕여고와 여수여고 191명의 학생들이 신라대학교에 모였다. 1박 2일로 진행된 이 날 행사에서 학생들은 친목과 교류의 시간, 부산지역의 명소인 광안대교와 누리마루, 부산 아쿠아리움 등을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_1R|1268269412.jpg|width=”271″ height=”192″ alt=”?”|5회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에 참여한 학생들_##]11월 1일부터 20일까지 접수를 받는 부산 청소년 자원봉사상도 맑고 향기롭게의 주요한 활동 중의 하나다. 모범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부산 지역의 중?고등학생들을 발굴하여 시상함으로써 청소년들의 귀감으로 삼고 중?고등학생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함이다. 부산일보사와 함께 매년 공동주최하고 있는 부산 청소년자원봉사상에는 2007년 1월부터 10월까지 50시간 이상 자원봉사활동 실적이 있는 부산지역 중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봉사활동의 내용, 지속성, 지역사회 공헌도 등을 평가하여 까다롭게 심사, 장학금을 지급한다.

문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라면, 학생 문예 작품 공모전에 지원해볼 수 있다. 6월1일~8월 31일까지 모집했던 제 10회 전국 학생 문예작품 공모전에서는 총 747편의 작품들이 출품되었다.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 1회 가을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각 부문별로 최우수, 우수, 장려상이 있으며 상금이 지급된다.

봉사활동에 관심 많은 청소년들은 여름 방학, 겨울 방학을 이용해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할 수 있다. 300~500명의 중고등학생이 참여하는 행사는 부산 지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5일간 진행된다. 장애인 관련 기관, 영* 유아원, 사회복지 시설 등에서 장애체험을 하기도 하고, 홀로 어르신 말벗 되기 등 지원 활동을 한다. 범어사 계곡, 해운대 해수욕장, 사람들이 붐비는 서면 거리 등에서 자연정화활동도 한다. 학생들을 인솔하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원 봉사 교사를 모집하여 운영하고 있다.
[##_1L|1119176174.jpg|width=”388″ height=”187″ alt=”?”|2007 여름 청소년 자원 봉사활동 출범식 사진_##]몸으로 하는 활동뿐만이 아니다. 회원들은 법정스님께서 지정해 주신 책으로 1달에 1번, 넷째 주 금요일마다 독서토론 모임을 갖고 있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김윤정 과장은 “선정된 책들이 다양한 테마의 책들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어요. 참여하시는 회원 분들이 상당히 적극적이시고, 친목 뿐 아니라 독서모임 외에 다른 문화 활동으로 이어져 좋아요. 독서모임에 참여하시던 분은 꼭 봉사활동에도 참여하시게 되요.” 라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참여자가 많지 않아 좀 아쉽지만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맑고 향기롭게는 캠페인이나 대규모 홍보활동 대신에 「맑고 향기롭게」라는 소식지를 월간으로 발행하며, 연꽃 스티커를 제작 배포한다. 12월에 100호를 발간하는 월간 「맑고 향기롭게」는 매달 4000부 회원들과 사회 기관들에 배부된다. 전문 필진들의 수준 높은 원고와 체험 위주의 글들은 마음을 맑게 해 준다. 사업에 동참하자는 의미에서 1년에 1~2회 범어사 입구에서 차량이나 집에 부착할 수 있는 맑고 향기롭게 스티커를 배부한다. 원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배부하는데, 맑고 향기롭게 살아야겠다는 의식을 일깨우는 활동의 일환이다.

이처럼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상근자는 단 3명이다. 맑고 향기롭게 부산 지부의 회원수는 4천여 명. 정부 후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100% 순수 민간단체다. 사회복지협의회의 추천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불교관련 활동을 오래 하시다가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으로 단체에 참여하시게 되었다는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 김대실 사무국장은 맑고 향기롭게만의 매력과 특징을 이렇게 전했다. “맑고 향기롭게는 자발적인 동의에 의한 모임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관리를 하지 않아도 참여도가 높고 결속력이 높아요. 참여도 지속성을 띄고 있죠. 후원금도 정해져 있지 않아요. 조용한, 요란하지 않은, 실질적인 활동을 지향해요. 결과보다는 과정을 지향하죠.”
[##_1R|1168227887.jpg|width=”275″ height=”171″ alt=”?”|맑고 향기롭게 상징 마크 연꽃 스티커_##]맑고 향기롭게의 상징마크이기도 한 연꽃은 진흙탕에서 소리 없이 핀다. 묵묵히 사랑을 나누고 실천하는 ‘맑고 향기롭게’는 연꽃을 닮았다. 이 단체는 시민사회 단체가 권력이 되고 압력단체가 되는 것을 경계한다. 힘이나 모양, 형식보다는 내용 위주의 운동을 지향하기 때문에 언론 보도를 통해 알리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처음 취재를 요청했을 때 사양하셨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역대 행사 중 가장 인상 깊은 행사를 묻자 김대실 사무국장은 이렇게 답했다. “다 인상 깊죠. 행사마다 저마다 그 의미가 다르고 보람이 다르니까요. 여름 청소년 교류활동의 경우 서로 사귀고,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이 소중하죠. 자원봉사의 경우 처음에는 하기 싫은데 봉사 점수를 위해 억지로 하다가 열심히 참여하는 등 태도가 변화하죠. 각각의 사업마다 다 의미가 있죠.”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계시면서도 그 활동을 드러내시기보다는 묵묵히 담담하게 얘기해주시는 모습에서 소리 없이 우리 사회를 은은히 비추는 향기를 실감했다. 그만큼 생활의 일부로 봉사활동이 스며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 하고 있는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세대결연사업의 경우 더 많은 가정을 조직하여 돕고 싶다는 비젼을 들으면서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고서정 _ 해피리포터]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부산 지부

전화 : 051) 898-2672~3
e-mai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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