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에이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죽음? 전염? 혹은 성관계?

다음은 우리들의 ‘에이즈 편견지수’ 체크 설문이다. (OX로 체크)

1. 에이즈는 감염인의 피를 빤 모기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2. 감염인이 흘린 피가 피부에 묻으면 확실히 감염된다.

3. 감염인의 대소변이 피부에 닿으면 전염의 위험성이 있다.

4. 감염인과 키스를 나누면 바로 전염된다.

5. 감염인과 칫솔이나 면도기를 함께 쓰면 안 된다.

정답은 놀랍게도 모두 X! 에이즈 바이러스는 체외로 나오면 금세 활성을 잃고 쉽게 죽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감염되기 어렵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일반인들의 편견과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발 벗고 뛰는 곳,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제 에이즈는 만성질환

93년 6월에 설립된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에이즈예방을 위한 상담, 홍보, 교육, 조사연구 그리고 국제협력사업을 효과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감염인에게는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통해 가능한 지원을 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에이즈에 대해 홍보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처음 연맹을 세울 때부터 활동해왔다는 김훈수 사업국장은 “이제 에이즈는 예전과 달리 죽음의 병이 아니라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최근 칵테일 요법 등 치료법의 향상으로 약물로 조절이 가능한 질환일 뿐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여전히 에이즈의 위험성은 변함이 없으니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예방과 편견 사이의 줄다리기

연맹 활동의 대부분이 홍보와 교육 중심이기 때문에 그 대상과 방법 등에 대한 고민이 많다. 감염인이 많이 늘어나면 당연히 감염인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겠지만 지금은 초기단계이기에 예방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고스란히 사회적 소수인 감염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확산으로 이어지고 만다. 그렇다고 이 같은 차별과 편견을 없애려 하면 도리어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예방과 편견 사이의 줄다리기인 셈이다.

“어느 선에서 정해야 할 것인가는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너무 강해서도, 그렇다고 너무 약해서도 안돼요. 경각심도 살리면서 편견도 줄이는 적절한 중간메시지가 필요한데 저희는 그걸 ‘에이즈 검진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에이즈는 사회적 차별이 심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저희는 그 해결책이 결국 올바른 정보를 홍보하고, 자발적인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_1C|1156804438.jpg|width=”450″ height=”299″ alt=”?”|▲ 지난해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사랑의 레드리본’ 행사를 개최하여 에이즈 예방과 홍보 활동을 펼쳤다. _##]‘발견’된 통계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에이즈 환자는 얼마나 될까?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에이즈 감염인이 744명이 새로 발견되어 누적감염인수는 5,323명이며, 이중 980명이 사망하고 4,343명이 생존해 있다고 밝혔다. 신규 감염인의 성별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16배 높게 나타났고, 연령은 20~40대가 72.3%를 차지하였으며, 감염경로가 확인된 경우는 모두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라 한다.

다행인 것은 올해 처음으로 전년대비 에이즈 감염인의 증가율이 감소했다는 소식인데 이에 대해 김훈수 사업국장은 다소 뜻밖의 얘기를 해주었다.

“이 통계치의 숫자는 허구입니다. 이것은 ‘발견’의 숫자이지 절대 ‘발생’의 숫자가 아니에요. 발생은 오늘 하루도 몇 명이나 감염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감염인의 성별이 여성보다 남성이 많은 이유도 단지 남성이 검사를 많이 받았거나 혹은 우연한 이유로 더 많이 발견된 것뿐이지 그 숫자가 절대로 현실을 반영해주지 않습니다.

증가율이 줄었다고 하는 것도 검사를 안 받으면 그만인데 이것을 두고 줄었다 늘었다라고 말할 수 없는 거죠. 공식적으로 UN에서는 한국의 에이즈 감염인을 2만 5천 명까지 추정하고 있습니다.”

예방 교육은 미래를 위한 것

연맹의 홍보?교육사업은 크게 일반인과 청소년, 동성애자, 외국인으로 나누어 이루어지는데 특히 청소년 대상 활동이 눈에 띄었다. 성과 에이즈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는 성교육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년에이즈예방홍보대사 등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물론 논리에 따라서는 당장 성인이 더 급하다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면 예방 효과를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대상은 바로 청소년입니다. 교육을 하면 행동의 변화가 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청소년들의 성생활이 점점 분방해지고 있고, 앞으로 성생활을 계속 해나갈 세대이기도 합니다. 에이즈의 특성상 증상이 나오는 시점이 잠복기가 지난 10~20년 후라고 생각할 때, 20대 환자들은 청소년인 10대 때 감염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걸 생각해보면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나오는 거죠. 일반적인 질병과는 전혀 다른 것이 에이즈입니다.”

[##_1C|1215008171.jpg|width=”450″ height=”296″ alt=”?”|▲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부설 한국성교육센터의 청소년에이즈예방홍보대사들이 에이즈 예방 캠페인에 나섰다. _##]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감염인들이 어느 정도 치료도 받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돼서 일반인들과 똑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는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인 여자 어린이 에이즈 환자를 봤을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부모 모두가 에이즈환자인데 엄마가 감염사실을 몰라 모자 감염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둘째 아이는 임신 당시 여러 조치들을 취해 감염이 되지 않았는데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 아이가 행복하겠느냐”고, “어찌 보면 가장 큰 짐을 지고 있는 것은 둘째 아이가 아니겠느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14, 15년 만에 단체를 이 정도로 일궈내기까지 힘든 일도,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국민들의 에이즈 예방에 보탬이 됐다는 것,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자부심입니다. 에이즈처럼 차별과 편견이 심한 질병은 민간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향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도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죠. 에이즈 예방의 분위기가 지속되고 감염인들이 차별 없이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연맹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글/정여은_해피리포터, 사진제공/한국에이즈퇴치연맹]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전화: 02-927-4071
홈페이지: www.kaids.or.kr
주소: 서울시 성북구 돈암1동 30-6번지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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