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문화와 더불어 꿈꾸는, 그 곳이 ‘우리세상’

‘내신, 수능, 대학별 고사.’ 2006년 3월, 인터넷을 달구었던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기억하는가. 네티즌을 통해 유포되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이 동영상은 변덕스런 입시제도의 삼각 틀 속에 갇힌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교실 뒤켠에 켜켜이 쌓인 책들, 책상에 엎어져 단 한명도 고개를 들지 않는 고3 교실의 쉬는 시간. 그것이 내가 거쳐 왔고 내 후배들이 현재 놓여 있는 교육 현실이다. 하지만 학교 밖으로 눈을 돌리면 이곳저곳에서 다른 교육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지역 내에서 유달리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 중 한 곳이 바로 ‘우리세상’이다.
[##_1C|1144630497.jpg|width=”386″ height=”289″ alt=”?”|「우리세상」입구 전경_##]청소년 변화에 따르는「우리세상」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우리세상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을 하는 열린 공간이다. 우리세상은 1989년「새벗 도서원」으로 시작하여 1990년「새벗 청소년 도서원」, 97년 「청소년 문화센터」로 이름을 바꾸어 오다 마침내 2004년 사단법인「우리세상」으로 탄생하였다. 이름을 바꾸어 온 과정은 곧 우리세상이 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체로서 자기 정체성을 다듬어 온 과정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일반시민과 대학생 중심으로 활동을 하였는데, ‘청소년 열린 교실’을 운영하는 동안 사회문제(전교조)를 계기로 참교육 수호에 눈을 뜬 청소년들이 많아지면서 책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사회의식, 정치문제가 퇴조하면서 청소년들은 ‘읽는’ 대신 ‘보기’를 원했다. 이러한 청소년 문화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문화’ 교육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금의 우리세상이 만들어졌다.

[##_1C|1102774658.jpg|width=”376″ height=”282″ alt=”?”|「우리세상」사무국 전경_##]아이들이 좋아하는 문화 교육 프로그램

우리세상의 조직은 크게 사무국과 사업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국은 다시 문화예술, 교육, 학교지원 분야로 나뉜다. 문화예술 사업부에서는 청소년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한다. 야외 행사로는 청소년 문화존 운영, 매년 10월말 열리는 <청소년 문화 한마당> 프로그램이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방학 때 진행하는 인권, NGO 캠프와 ‘지역역사 체험단’ 활동은 중, 고등학생들의 반응이 제법 좋다.

우리세상 주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만난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연합 동아리를 만든다. 영화, 만화, 봉사, 독서토론 등 분야도 다양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은 궁극적으로 진로탐색을 하는 기회를 갖는다.

찾아가는 서비스, 학교지원 사업

동아리 연합사업, 문화예술사업, 교육?연구개발 등 여러 사업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학교지원 사업’이다. 우리세상 내 교육 사업부가 진행하는 이 사업은 학교 내 특별활동, 동아리, 학급 및 학년 단위 행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즉, 학생들이 있는 학교를 방문하여 도움을 주는 일종의 ‘찾아가는 서비스’ 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는 배우는 학생만 있는 게 아니다. 가르치는 선생님도 있다. 사실 ‘학교지원 사업’은 ‘교사지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반 소풍, 연극 동아리 교육 등 교사가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선생님들은 프로그램을 짤 때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자연스럽게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한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세상의 이상과도 닮아있다.

[##_1C|1127596626.jpg|width=”378″ height=”284″ alt=”?”|여름방학 워크숍에 참가한 아이들_##]대구시민과 교사는 우리세상 서포터즈

하지만 공교육의 벽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교육부 산하 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거절하는 학교도 많았다. 입시공부 시키기에도 시간이 빠듯하여 학교 안 특별활동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공교육 교사는 그런 흐름에 맞설 만큼 힘이 세지 못하다.

하지만 불리한 싸움이라 생각하긴 이르다. 새벗 도서원 시절, 대학생 일꾼 40~50명이 아르바이트를 뛰며 지켜온 공간에 이제 후원자가 제법 많아졌다. 우리세상을 후원하는 교사?일반 시민은 약 1000여명.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세상과 같은 열린 교육 공간에 애정을 갖고 있다. 학교 교육이 못 채워주는 문화적 소양을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나마 배우도록 후원하는 분들이 있기에 우리세상은 재정 운영에서 독립성을 지킬 수 있다.
[##_1R|1116283640.jpg|width=”246″ height=”328″ alt=”?”|인터뷰에 응해주신 「우리세상」금시면((전)우리세상 ‘일꾼’) 이사_##]
우리세상,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우리세상은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원하는 문화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도록 힘쓰고 싶다. 얼마 전부터 지방정부나 중앙정부에 청소년 문화활동 지원제도가 생겨 우리 세상의 행보에 작은 날개를 달아주었다. 대구시 공모사업은 물론, 2005년에는 문화관광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후원하는 문화예술 지원사업 단체로 선정되어 올해까지 기금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안 통과에 힘입어 지역 내 지원단체로 선정될 수도 있다. 비록 시작 단계이기는 하나, 공적인 지원이 우리세상의 날개 짓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한다.

청소년을 위한 학교 밖의 학교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다름 아닌 ‘쉬는 것’ 이다. ‘쉬다, 놀다, 꿈꾸다.’ 10월 27일에 열릴 이번 청소년 문화한마당의 슬로건처럼 우리 세상은 아이들이 놀면서 꿈꾸길 바란다. 꿈꾸고 성장하는 동안,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따르는 창의적인 사람이 되길 바란다. 안과 밖(우리세상)은 학교를 기준으로 나뉘지만, 교육은 결국 안팎을 연결해야 완성 된다. 그 허브 역할을 교사가 해낼 때, 참교육을 만들어가는 선생님 곁을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따를 것이다. 우리세상은 그러한 교사와 학생을 지원하는 ‘학교 밖의 학교’ 다.

[글/ 함수린 _ 해피리포터, 사진제공/ 대구청소년문화센터 우리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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