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아힘나의 힘, 윤종태 선생

“은퇴 후에 혼자만 잘 살려고 동남아로 떠나면 안됩니다. 나누며 함께 잘 살아야 행복하고 나중에 치매에 안 걸려요”

들녘에 가득한 봄 햇살처럼 화사한 얼굴의 윤종태 선생은 은퇴 후의 삶에 대해 평소의 신념대로 단호하다.

[##_1C|1400659427.jpg|width=”670″ height=”448″ alt=”?”|아힘나평화학교 윤종태선생._##]안성 ‘아힘나평화학교’를 ‘행복설계 프로그램’ 참석자들과 함께 방문했다. 나지막한 지붕들 위로 따뜻한 햇살이 내려앉는 안성 삼죽마을. 윤 선생은 동창생이라며 참석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반겼다. 황토로 벽을 바른 ‘아시아 하우스’에 들어서자 윤 선생이 환영 인사와 소개 말씀을 하였다.

제도권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 알리기

“반갑습니다. 혹시 ‘반갑습니다’ 부른 가수 아세요? 여기 남한에 내려와 있습니다. 금강산에 가면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노래인데 그 가수가 여기 남한에 내려와 정착하고 있습니다. 하나원이 근처에 있어서 관심이 많아요.

저는 작년에 한신대에서 열린 ‘행복설계 프로그램 2기’ 출신입니다. 그 프로그램 중에 ‘지역 NPO찾아가보기’가 있어서 ‘하나원’에 가보려 했는데, 거기는 NPO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다가 ‘아힘나평화학교’라는 대안학교를 알게 됐어요. 다른 나라 단체들과 협력해 프로그램을 꾸미고 재외동포 자녀 모국 체험하기 등 제도권 밖 아이들을 껴안고 좋은 일을 하고 있어 홍보를 자원했어요.

제가 경기도청과 교통연수원에서 근무했고, 이 지역이 고향이라 알림이 역할을 자원한 거지요. 이 일을 계기로 제도권 밖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퇴직자들이 할 일이 참 많아요. 특히,농촌 지역은 노인문제가 심각해 상담, 교육 등 과제가 많습니다”

윤 선생의 뒤를 이어 ‘아힘나평화학교의 김종수 선생이 밝은 얼굴로 보충 설명을 했다.

“2005년에 개원해 관공서나 지역민들에게 홍보를 하고 협력을 구해야 하는데, 일이 바빠 저희들 일에만 매달렸죠. 그러다 윤 선생이 오셔서 시장, 문화원장, 면장, 이장 등 지역인사들을 찾아 적극 홍보한 덕에 후원하겠다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 프로그램 중 ’삼죽마을역사알기‘가 있는데, 주민들이 접근을 싫어해 진행을 못하고 있었는데, 윤 선생의 소개로 아이들이 마을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마을잔치도 풍성하게 열었어요. 지금은 주민들이 김치도 주시고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라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학교에 장애아들과 여자들이 드나들고 일본을 자주 오간다고 모 종교와 관련 있는 단체라는 소문이 났으니 그동안 얼마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는지 헤아려진다.
[##_1C|1357699038.jpg|width=”670″ height=”448″ alt=”?”|윤종태 선생이 기자의 질문에 열심히 답을 하고 있다._##]아이들 얼굴에 피는 웃음꽃

선생의 얼굴에서는 공직생활에 오래 몸담은 사람 특유의 성실함이 묻어난다. 게다가 좋은 일에 보탬이 되고픈 적극성을 지녀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마저 묻어난다. 40대 이후의 얼굴은 본인의 책임이라던데… 늘 자신을 돌아보는 습관 속에서 자연스레 닦아진 듯하다.

“ 퇴직 전부터 복지문제에 관심이 있었지요. 가끔 찾아본 고향마을에 문제가 심각했어요. 특히 노인 문제가 심각한데, 그래서 지금 노인 상담사 공부를 하고 있어요. 자격증을 따고 와병중인 아내가 완쾌되면 귀향하려 해요.”

‘아이들은 지혜의 근본’이라는 가치관과 평생 ‘공부하는 세상’을 지향하는 선생의 눈에 시골마을 학교는 활력을 주는 장소이다. 더구나 학교 교사들이 지역민들과 가까이 하고픈 소망으로 ‘아시아하우스’를 사랑방으로 제공해 무척 반가웠다고 한다.

한 아이가 환한 얼굴로 다가오자 윤 선생은 “친구들이 반가워하고 내가 한 조그만 일로 아이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냐“고 말한다. 평화학교의 건물을 소개하며 식당 앞을 지나면서 “여기서 밥을 먹어야 진짜예요. 아이들이 밥을 얼마나 맛있게 하는지 몰라” 한다.

앞으로 도시아이들이 시골에 내려와서도 노인들과 쉽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마을역사관과 은퇴자 사랑방, 독거노인을 위한 은퇴자 마을을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는 윤 선생.

“80대는 절반 정도가 치매증상이 있어요. 노인들이 의견을 말할 때 ‘가만히 좀 계세요’하고 윽박지르면 곧장 치매로 진전됩니다. 자존감을 지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해요.” 할 때, 가까운 가족을 떠올리며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들녘 건너편에 선생의 모교인 삼죽초등학교가 눈에 띈다.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밝은 얼굴로 뛰놀고 있다. 실용과 효율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삶을 소중히 여기는 선생님의 씨앗이 싹을 틔울 때, 저 아이들이 희망의 꽃을 피울 것이라 믿는다.

[정인숙_해피탐사단]

아힘나평화학교

전화 : 031-674-9130,9137

e-mail : ahimna@naver.com

홈페이지 : www.ahimna.net

자원활동참여 :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덕산리 325번지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니어기자단 ‘해피탐사단’은,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와 NPO활동가를 소개하는’해피리포트’를 통해 새로운 사회공헌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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