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중간을 파고드는 사랑의 실천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정부는 쉬지만 사건, 사고는 쉬지 않잖아요.”

8월 15일. 광복절. 텔레비전에는 그 날의 기쁨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북적거림은 텔레비전 밖을 나오면 어느새 사라지고 만다. 대구 지하철 2호선 용산역을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 뜨거운 태양이 열을 토해낸다. 대구IC방면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 가게들의 문은 거의가 닫혔다. 폭염 속 공휴일에 사람들은 마지막 여름휴가를 즐기러 떠났는지 거리는 조용하다. 하지만 그렇게 15분쯤 올라가다보면 텔레비전 속의 행사들만큼이나 북적이는 곳을 볼 수 있다.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라고 써진 간판을 따라 들어가니 입구부터 2층까지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문이 모두 활짝 열려있는 2층 사무실에서 우옥분 소장을 만날 수 있었다.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우 소장은 밀려드는 상담 때문에 내외국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광복절인데 너무 수고하신다고 말하는 기자에게 소장은 환한 웃음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쉬지만 사건, 사고는 쉬지 않잖아요.”
[##_1L|1227653096.jpg|width=”259″ height=”253″ alt=”?”|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간판_##] 1996년 개소한 이곳은 외국인쉼터, 이주노동자인권문화센터, 외국인노동상담소, 국제결혼 및 여성외국인들을 위한 쉼터 등이 함께 어우러져있다. 이런 쉼터들은 365일 열려있어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산업재해, 임금 체불, 여성이주노동자 성폭력 등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관해 상담, 의료, 법률 지원을 하고 있다. 동시에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해 귀국 후 민간대사로서 국제평화교류에 이바지하게 하기위한 노력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담이 주된 업무인 이곳은 항상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고 한다. 상근자가 7명이고 자원봉사자인 비상근자가 3,4명으로 운영이 되고 있지만 항상 사람이 모자란 처지다. 우 소장은 무엇보다도 업무적 능력과 헌신성을 지닌 인력이 NPO들에겐 너무나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것만 해도 쉽지 않은데다 저희가 넉넉히 급여를 지불하기 어려운 만큼 이 분야에 헌신하는 마음까지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하니 매우 힘든 일이지요. 이런 분들이 계시면 업무에도 도움이 되지만 저희들에게 무한한 에너지를 줍니다.”

[##_1R|1162155699.jpg|width=”311″ height=”233″ alt=”?”|스리랑카 이주여성(왼쪽)과 우옥분 소장(오른쪽)의 다정한 모습_##]

이주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이하 상담소)는 쉽게 말하면 종합선물세트다. 법률, 비자, 국적 모든 안내를 종합적으로 해 주는 것은 물론 여러 공동체모임을 통해 나라 공동체를 만날 수 있다. 또한 무료 진료(매일 대구적십자병원)와 한글 교육(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외국인노동자자녀학교(매일 오후 2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곳은 이주노동자들이나 정부에게 더 나은 방향 제시를 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 한 예로 ‘대구랑카교육센터’를 들 수 있다. 2005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스리랑카의 쓰나미 참사. 평소 상담소 식구였던 스리랑카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가 한 달간 모금을 시작했다. 대구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던 것이었다. 한 달 후 8천만 원이란 돈이 모아졌고, 이 돈으로 2006년 스리랑카에 교육센터를 설립했다. 그 곳에서는 스리랑카의 어려운 아동들의 컴퓨터, 피아노, 한국어 교육 등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다른 국가들의 센터 설립도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_1L|1372326925.jpg|width=”299″ height=”247″ alt=”?”|입구 간판 아래 앉아 쉬는 이주노동자들_##]이주노동자들이 직접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이런 일은 일방적 지원이 주가 되는 여느 사업과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주노동자가 단순히 돈만 벌러 온 이방인이 아닌 사회 공헌도 하는 존재로써의 사회적 인식과 개인적 자부심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 이는 이주노동자들로 인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여러 사회적, 개인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탁상에서 현실성 없는 제도의 수정만을 반복하는 정부에게 무엇이 바람직한 방향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도 될 것이다.

[##_1R|1158413724.jpg|width=”363″ height=”272″ alt=”?”|공휴일을 맞아 상담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이주노동자들_##] 동정이 아니고 사랑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이주노동자 수는 45만 ~ 50만 명 정도다. 이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이주노동자를 보는 눈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비하하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동정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그런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연민이 아닌 사랑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아야한다. 우 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주외국인에 대해 많은 착각을 하고 있다며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한다. 젊은 사람과 아이가 없는 한국의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한국인들은 일하기를 꺼려하는 산업공단의 기계를 계속 돌게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감사해야할 대상이 바로 이주결혼자들이고 이주노동자들이다.

사랑은 가장자리를 맴도는 것이 아니라 중간을 파고드는 것이라 했다.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는 중간을 파고들기 위해 365일 쉬지 않고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해피리포터 _ 이민애]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전화 : 053) 527-7922
e-mail : tkgumin@hanmail.net
홈페이지 : http://www.withpeople.or.kr
자원활동 참여 : 대구광역시 달서구 본리동 1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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