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리포트] 태화강은 울산을 지키고, 울산시민은 태화강을 지킨다

태화강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태화강 보전회

가지산 쌀바위에서 출발, 문명의 태동지인 반구대 암각화를 거쳐, 십리간 펼쳐진 대나무 숲을 통과하여 드넓은 태평양으로 흐르는 울산의 젖줄 태화강. 70년대를 지나며 공업화, 오염의 상징과도 같았던 더러운 강 태화강이 변했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던 이 곳 태화강에서 수영대회를 개최하던 지난 2005년, 노무현대통령은 개막식 축사를 통해 “연어가 돌아오는 태화강의 부활은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맑아진 태화강, 그 한가운데 ‘태화강보전회’가 있다. 태화강보전회는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여전히 거리에 차있던 1989년 조직되었다. 노동운동이 주를 이루던 울산에서 자연에 관심을 가진 단체를 찾기는 어렵던 시절이었다. 공업화와 더불어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가 70%를 넘기 때문에 울산에서 자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태화강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에게 태화강은 곧 삶의 의미와 같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서부터 강을 살리겠다는 자각이 시작되었고, 태화강보전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이 시작되었다.

[##_1C|1024592081.jpg|width=”548″ height=”211″ alt=”?”|태화강 십리대숲 모습 (사진은 유태일 공동회장이 촬영)_##]현재 태화강보전회에서는 10명의 회장단, 10명의 자문위원, 27명의 이사를 포함해 모두 150여명의 회원이 활동을 하고 있다. 27이나 되는 이사들은 “ ‘태화강 시민환경 감시단’과 같은 소모임을 책임지고 운영하기 위해 부여한 지위”라서 다른 단체처럼 의사 결정의 주체이기보다 실천 주체로서의 성격이 더 크다.

실무는 사무국장과 유일한 상근직원인 권혜정씨가 도맡아서 한다. 상근직원이 한 명뿐이라 “항상 바쁘고, 가끔씩 짬이 날 때도 심심하다”며 권 씨가 어려움을 전했다. 상근직원이 1명이라고 태화강보전회의 활동이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

태화강보전회의 활동

태화강보전회는 창립이후 강변걷기대회, 생태 조사, 십리대숲 시사전 등의 활동을 해왔고, 최근에는 태화강시민환경감시단, 환경탐방단 등의 소모임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태화강보전회가 하는 활동은 크게 ‘정책제안’과 ‘교육’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교육 활동으로는 ‘시민생태교실’, ‘태화강지킴이 체험교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시민환경교실’의 경우 연 40회 정도 이루어지며,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정책제안은 교육보다 더 전문적이고 더 핵심적인 활동이다.

울산광역시는 지난 2005년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2014년까지 2단계에 걸쳐 태화강을 생태공원, 자연형 어로설치 등의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변화시키는 계획을 실행중이다. 이 계획은 태화강 보전회의 정책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지속적인 토론회, 세미나, 회원들의 활동을 바탕으로 한 정보가 모아져서 이런 정책제안이 가능했다.

최근에 태화강보전회가 시행중인 ‘선진지 견학’도 이런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회원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 새로운 정책제안의 모티브를 얻는 과정이다. 올 6월 30일에도 진주(경남) 남강과 함평(전남) 함평천을 다녀왔다. 허 사무국장은 “진주에서는 아기자기한 모습에서 시민들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고, 함평에서는 기대보다 아쉬운 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_1C|1130601472.jpg|width=”556″ height=”207″ alt=”?”|선진지 견학 장소인 진주 남강(왼쪽)과 함평의 나비축체와 연계된 함평천 개발 조감도(오른쪽), 사진은 태화강보전회 제공._##]

함평천은 함평군이 중심이 되어 나비라는 테마로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생태하천으로 꾸며지고 있다. 하지만 자연 중심이 아니라 인공적인 시설물 위주의 공원으로 조성되고 있어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세계의 공원들은 자연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이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돈을 들여 조경을 한다든가, 사람의 편의성을 위해 산책로와 같은 시설물들을 많이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 공무원들 뿐 아니라 시민들의 마인드 개선이 필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제는 서울의 명소가 된 청계천 역시 자연을 느끼지 못하는 인위적인 공간이라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태화강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의 태화강

2005년 시작한 태화강 생태하천 만들기 프로젝트가 잘 이루어져 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허 사무국장은 기자의 질문에 울산의 특성을 먼저 말했다. “울산은 다른 시도에 비하여 재정자립도가 높다. 그래서 태화강 플랜에서도 물량공세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뿐만 아니라 태화강 본류가 아닌 지천과 관련하여 해당 구군의 협조가 원만하지 않은 어려움도 있다. 지방하천을 관리하는 부산 지방 국토관리청과의 불협화음도 문제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지켜만 보고 있을 태화강 보전회가 아니다. 앞으로도 “복류수 개발문제와 생태공원 등의 현안은 물론 진정한 의미의 자연형 하천이 될 수 있도록 정책자문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소모임 활동도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방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물은 생명체’라는 인식을 울산 시민 마음속에 담는 것”이라고 했다.

해피시니어가 참여한다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태화강 보전회 역시 여느 시민단체들처럼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고, 시와 함께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프로젝트 비용만을 지원받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해피시니어의 참여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다.

이런 의문 속에 던진 질문에 허 사무국장은 울산 시민 구성의 특성에 관한 설명으로 말문을 열었다. 산업도시인 까닭에 울산은 노인 인구 비율과 노인에 대한 관심이 타도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다. 그는 “계층 간의 고립이 심하고 소통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_1C|1312725258.jpg|width=”389″ height=”292″ alt=”?”|태화강 보전회 사무국 전경. 사무실이 울산 도심에 신축건물에 위치하고 있어 물었더니 “태화강보전회 회장의 건물이라서 무료로 임차해 사용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_##]
울산 남구에서 자활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는 그는 노인들의 활동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 만들어질 태화강 대숲공원과 생태공원 등지에 시(市)와 협력을 통하여 노인들이 이 숲을 관리하고, 또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태화강에 관한 역사와 울산의 정체성에 관한 교육을 담당한다면 타지에서 온 울산지역민에게 ‘울산시민’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일자리 창출과 시민들 정체성 함양 등 일거양득의 정책인 셈이다. 그러면서 “해피시니어 같은 활동은 서울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절실히 요구되는 사업”이라며, “희망제작소가 지역의 시민단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이윤재 _ 해피리포터]

태화강 보전회

전화 : 052) 707 – 7780
홈페이지 : http://www.taehwakang.org
자원활동 참여 : 680-816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동 1525-11번지 태진빌딩 8층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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