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희망탐사대 / 후기] 희망탐사대, 보물 난지도를 찾다

희망이 희망을 찾으러 떠나는 여행

“당신의 희망은 뭐요?” 희망을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희망의 사전적 정의는 “앞일에 대하여 어떤 기대를 가지고 바람”, 혹은 “앞으로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제가 희망제작소에 다닌다고 하면 어떤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희망을 만든다? 여기서 당장 만들어 봐라.”, “희망이 어디있냐? 다 말장난이지.”, “희망고문 하지 맙시다.”

대게 우스개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희망이라는 말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입니다. 한국사회에서 희망이라는 말은 한없이 설레이는 말이면서도 아픈 말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망’이라는 말 때문에 다치고 죽어갔는지 생각해보면 왜 희망이 사람을 아프게 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희망은 형체도 없고 냄새도 없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 세상에 존재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지도 모르는, 만져 보기 힘든 것일 지도 모릅니다. 그런 희망을 탐사하는 탐사대가 생겼습니다. 그럼 탐사의 사전적 정의는 무엇일까요? 탐사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물이나 사실 따위를 샅샅이 더듬어 조사함”

희망을 탐사해 보는 일. 쉽지는 않겠지요? 희망탐사대를 만들면서 우리가 추구하고 싶었던 가치는 바로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희망을 보여주고 나눠 듣을 수 있는 장을 만들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수많은 희망론의 한 가운데 바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희망탐사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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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 이야기

지난 1월 28일, 희망탐사대가 첫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이날 희망탐사대의 집결지인 서부공원녹지사업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후원회원과 가족들이 참석했습니다. 무척이나 차갑던 날씨도 이날만큼은 그 기세가 조금 누그러들었습니다.

서부공원녹지사업소 임병욱 과장이 이날 첫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난지도는 본래 난초와 지초가 풍요로운 섬이라는데서 이름이 생겨 났을 정도로 철마다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수많은 철새들이 찾아오는 생태의 보고였습니다. 그러나 1978년부터 15년 간 서울시민들의 쓰레기 매립지 역할을 해오며 세계 최고의 쓰레기산으로 바뀌었고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죽음의 땅으로 변했습니다. 이러한 불모지를 1996년부터 안정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생명의 땅으로 복원했으며 2002년 5월,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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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욱 과장의 강의가 끝나자 또 한 사람의 강사가 입장했습니다. 새하얀 머리와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박찬희 해설사입니다. 참석자들은 전시관으로 이동해 사진과 자료를 보며 환경 파괴를 묵인한 우리 사회의 지난 날들 돌이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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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는 그당시 삼다도(三多島)로 불렸습니다. 파리, 먼지, 악취 때문이었죠. 메탄가스와 침출수이 나오는 생명이 살수 없는 땅이었습니다. 지금도 난지도는 우리들에게 환경 파괴를 묵인한 고도성장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며 동시에 생태복원과 환경 재생을 향한 도전과 의지의 실현입니다.”

박찬희 해설사의 설명 하나, 하나에는 생태에 대한 깊은 생각의 흔적들이 배여있었습니다. 전시관 투어를 마친 후원회원과 가족들은 본격적인 희망탐사를 시작했습니다. 월드컵 공원은 자연과 사람이 만난다는 의미의 ‘평화의 공원’, 하늘과 맞닿은 초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하늘공원’, 서울의 노을이 가장 아름답게 펼쳐지는 ‘노을 공원’, 버들가지 피어나는 난지천 공원으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은 박찬희 해설가와 함께 천천히 평화의 공원부터 걷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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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공원을 보는 내내 자연과 인간, 문화의 공존이라는 의미를 가진 광장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유니세프광장을 지나 난지 연못에 도착하자 후원회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와~”

이곳은 한강물을 끌어와 만든 친환경 생태 연못으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날은 차가운 날씨로 인해 연못이 꽁꽁 얼어 물고기는 볼 수 없었습니다.

소박한 도시락이 주는 행복

아름다운 메트로폴리스길을 지나자 작은 식당 하나가 보입니다. 드디어 점심시간. 후원회원과 가족들은 이곳에서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꺼냈습니다. 푸짐한 도시락을 준비한 가족도 있는 반면 부실한 도시락으로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든 가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끌벅적 한 것은 매 한가지. 소란스러운 도시락 시간이 행복해 보입니다. 마치 한번도 도시락 싸서 놀러 가보지 않은 사람들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식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소박한 도시락이 주는 행복, 생각보다 달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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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에서 서울을 바라보다

식사를 마치고 하늘공원의 입구에 섰습니다. 등산이라 치면 가벼운 코스치만 산책이라고 치면 제법 경사가 있는 코스입니다. 후원회원들의 산행 커뮤니티인 <강산애>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명국 님이 하늘공원 산책에 앞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실시했습니다.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지 않는 가족들은 낮선 스트레칭 동작이 어색한지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따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반면에 제법 폼이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의 팔, 다리를 쭉쭉 뻗으며 그동안 묵힌 몸의 긴장과 피로를 걷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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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출발. 10분 가량 계단을 오르자 이마와 등에서 땀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계단을 오르다 시원한 바람이 등을 식혀주는 듯해서 뒤돌아 봤더니 한강의 도도한 자태가 눈 부시게 펼쳐집니다. ‘쓰레기 산이 아니었던 그 옛날에는 이곳에 얼마나 많은 동식물이 이곳에서 한강과 어울려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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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다 오르자 탁 트인 하늘 공원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월드컵공원 중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하늘 공원. 수많은 억새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하늘공원에 오자 아이들이 신났습니다. 광장처럼 탁트인 공간은 아이들을 가만히 못있게 하지요. 아이들이 신나게 뛰고 깔깔 웃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 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친해져있습니다. 역시 아이들입니다. 어른들은 사진찍느라 바쁩니다. 억새 넘어로 보이는 5개의 바람개비와 함께 네모난 사진 프레임 안에 들어가면 그렇게 이쁘고 멋져 보일 수 없습니다. 이 바람개비들은 풍력발전기로 하늘공원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내고 이러한 전기는 하늘공원 내의 가로등과 각종 시설물에 전력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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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에서의 미니 강연

사람들이 걷던 길을 잠시 멈추고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희망제작소 홍선 뿌리센터장의 미니강연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홍선 뿌리센터장은 도시환경 전문가입니다.

“제가 가장 평화로움을 느낀 곳은 DMZ지역이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방문해 본적이 있었는데요, 그곳의 고요한 적막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환경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을 때 가장 아름답게 유지 됩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듣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코스로 이동해야 할 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희망탐사대의 대미를 장식할 장소는 바로 반딧불이 생태체험관입니다. 이곳은 친환경 곤충이라 불리는 반딧불이를 복원 시키기 위해 반딧불이를 인공 증식하고 이를 전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반디불이에 대한 정보 제공과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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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희망에게

“사실 오늘 아침에 이곳에 오는게 조금 귀찮기도 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차가운 바람을 헤치고 가야하나..하고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오늘 난지도를 보고 걸으며 정말 많은 것을 가지고 가는 것 같아 참 기분이 좋습니다. 환경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됐구요, 한편으로는 나처럼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구나 하는 생각에 놀랍고 든든하고..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의 환경은 미래세대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것이잖아요.”

한 사람, 한 사람 돌아가며 자신이 생각하는 환경과 생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마칠 때 마다 웃음소리와 박소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서로의 의견과 경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오늘 보고 느낀 것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 더해지니 환경에 대한 사고가 더울 깊어진 것 같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원을 빠져 나가는 회원들의 뒷모습이 편안해 보입니다. 이날 .. 희망이 희망을 보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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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희망탐사대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첫 술에 배 부르려고 기대하지 않고 한 회 , 한 회 지나며 더 나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글,사진: 회원재정센터 정승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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