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강산애/후기] 동굴에서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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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며칠전부터 일요일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우천시 대체산행을 고려하는등 전전긍긍하던차. 산행전날 예보에 의하면 일요일오전 9시부터 비가 개인다고 해서 박재연총무에게 참석하신다고 신청한 27분에게 안내문자를 드리게 한 후종교는 없지만 하느님께 제발 내일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하고 잠들었다. ㅋㅋ

다음 날 아침 일어나 제일 먼저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약간 흐리고 햇빛이 드리운다.
오늘 산행은 행운이 따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어제와 밤새 비가 내렸으니 공기는 얼마나 싱그럽고 하늘은 맑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북한산성입구에 15분전에 도착하니 권오성산행대장과 전명국총무와 홍성완선생님이 반기며
맛있는 옥수수를 주신다. 옥수수를 맛있게 먹으며 약속장소인 북한산초등학교앞에 가니 유영아선생님, 박재연총무, 나은중부회장부부가 또한 반갑게 맞아 주신다.이어 박변호사님도 도착하시고 인원점검을 해보니 13명이다. 어제 비가 온다고 해서 약속들을 바꾸신 모양이다. 그리고 이영구자문께서는 약속장소를 잘못 알고 약속장소와는 정반대인 삼각산너머 우이동으로 오셨다고 하시기에 가능하시면 청수동암문에서 뵙고 아니면 우이동에서 가볍게 산행을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간단한 체조를 한 후 산행을 시작했다.

의상봉은 처음부터 가파르다. 높이가 502m밖에 안되지만 표교차가 400m이상 되며 바위길이 험하다. 하지만 우리 강산애는 씩씩하게 유격훈련을 받으며 의상봉정상을 향해 나아갔다.전날 비가 왔지만 화강암으로 되어 있는 바위길은 다행히 미끄럽지 않았고 다들 힘들어 하지 않고 어려움을 잊고 웃으며 올라 갔다. 오늘 의상봉능선에서만 6개의 봉우리를 비봉능선에서는 작은 봉우리 2개 도합 8개를 넘어야 한다. 특히 의상봉은 북한산 코스 중에 난이도가 3~4번째 되는 곳인데 이곳만 넘으면 다른 봉우리들은 별 어려움이 없지만 그래도 강산애는 처음하는 긴 산행이라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몇년전에는 야산산행도 힘들어 하셨다는 김향호선생님이 앞서서 바위길을 오르는데 대단한 발전이 있는 것 같아 부군인 나은중부회장님은 연실 싱글벙글 칭찬이 자자하다. 3일전 해외출장을 다녀 오셔서 시차적응이 안된 유영아부회장님도 피곤하실 텐데 바윗길에 신나 하시며 즐기신다.

매일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시느라 동분서주하시는 박변호사님께서는 다소 엄살이 있으셨지만 ㅋㅋ 여유롭게 농담도 하시고, 사진도 열심히 찍으시고, 회원들과도 계속 대화를 주고 받으시며 한순간 한순간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였다.

또한 권오성산행대장은 박재연총무가 배앓이를 해서 뒤로 쳐지자 전명국총무와 함께 다시 내려가 박재연총무를 확실히 케어해서 데리고 오는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 회원들에게 산행대장으로서 깊은 인상과 함께 신뢰를 심어 주었다.

가을맞이 혈관대청소를 해주면서 의상봉 8부중턱에 도착하여 인증샷을 찍었다. 여기서 황태영선생은 약속이 있어서 혼자 먼저 하산하고 얼마남지 않은 의상봉정상으로 고고씽!

드디어 1시간40분만에 의상봉(502m)에 도착하였다. 멀리 안개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삼각산(백운대+인수봉+만경대)이 마치 선계같다. 그럼 우리 강산애님들은 선녀와 신선? 우리 강산애님들은 의상봉에 오르면서 혈관대청소가 잘 되었는지 얼굴이 다들 홍안이다.

인생살이 아흔아홉구비라고 했던가요? 다시 남은 봉우리를 향해 철난관과 친구가 되어 나아갔습니다. 이제 바위길에 익숙해져서 자세가 저절로 나옵니다.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을 지나 부암동암문근처에 있는 동굴에 자리를 잡고 산상만찬을 시작했지요.

이동굴은 워낙 명당이라 제가 점심식사때 한번도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는 곳인데 오늘은 우리가 주인이 되었어요. 정말 행운이었지요. 그런데 행운은 그것만이 아니었지요. 차려논 밥상이 호텔의 부페는 저리가라였습니다.

정성들여 싸온 도시락! 정담과 함께 나눠먹을 때 웃음이 끝기질 않았죠. 이걸 행복이라고 하는 거겠지요. 그리고 만찬을 정리하려던 때, 동굴밖에 후두둑 하면서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동굴에서 소낙비소리를 듣자니 원시시대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나가던 등산객들이 비를 피해 동굴로 들어 오고 잠시 정리하던 차 비는 그치고 햇살이 들어 오는데… 꼭 무엇인가에 홀린 기분이다. 여우비인가? 호랑이가 시집가는라 그랬나?
기후변화로 우리나라도 이젠 아열대 기후가 되어서 시도 때도 없이 소나기가 내린다.

소나기가 그치자 다시 삼각산이 안개구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그 모습이 더욱 선명해졌다. 여섯번째 봉우리인 나한봉을 넘고 청수동암문을 거쳐 비봉능선에 들어서니 좌로 문수봉과 우로 보현봉사이에서 하늘은 더욱 높고 푸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요즘 위가 안좋아서 죽을 드시고 계시지만 강산애님들이 보고 싶어 등산로를 거꾸로 올라 오셔서 2시간 이상을 사모바위에서 기다리신 정현철감사님을 만났네요.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안색도 안좋아 보이시던데 빨리 완쾌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산행을 거의 마무리하는 지점에서 우리가 거의 6시간 반을 걸어온 곳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힘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산행을 시작할 때는 저 먼 곳을 어떻게 가나했는데 강산애님들과 한발 한발 걷다 보니 우리가 이렇게 많이 아름다운 인생길을 지나왔습니다. 해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러면서 또 희망을 말합니다.
저기 저 먼 곳을 가리키며….
총 열네분의 강산애님들과 함께 한 산행
어느 때보다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하루종일 시간을 내어주신 상임이사님과 참가한 모든 강산애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다음산행은 11월7일에 북한산둘레길을 둘러보려고 합니다.
강산애님들! 많이 참석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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