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감사의 식탁 / 후기] 우리의 술로 하나 된 시간

매미 우는 소리가 쩌렁 쩌렁 울립니다. 입추가 지났지만 더위는 오후가 되어 열대야로 다시 찾아옵니다. 오늘은 감사의 식탁이 있는 날로, 오랜만에 희망제작소가 시끌벅적해지는 날입니다. 감사의 식탁은 희망제작소를 후원해 주시는 후원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후원금이 어떤 곳에 사용되고 있는지 보다 편안한 자리에서 알려드리고자 마련한 자리입니다. 특별히 이번 감사의 식탁은 지역에서 희망을 만드는 뿌리센터가
공수해 온 ‘우리 술’로 이야기와 먹거리를 푼다고 합니다. 제작소 인턴을 하며 후원회원분들을 처음 만나는 날이라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오후7시 약속했던 시간이 다가오자 후원회원님들께서 환한 얼굴로 도착합니다.
다음 날이 광복절이여서 그런지 평소보다 교통체증이 심해서 많은 분들이 경복궁 근처에서 발이 묶여 있다는 소식도 함께 들려옵니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께서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3층 회의실로 예정 되어 있던 자리를 옮겨, 4층 희망모울에서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식사를 하기 전, 희망제작소는 어떤 곳인지 간략하게 투어를 시작합니다.
복도에 붙어 있는 포스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3층 엘리베이터 앞 가득한 별들은 무슨 사연을 담고 있는지 등 희망제작소에서 어떻게 희망이 만들어지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투어 후, 넓은 희망모울에 앉아 어색한 기운도 풀고 오늘 이야기 나눌 주제에 대해 친근하게 접하기 위해 아이스브레이킹(짝꿍게임)을 시작합니다. ‘짝꿍게임’은 짧은 시간(30초~1분) 동안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의 직업과 성격, 취미 등을 오로지 첫인상으로만 판단하여 적어 보는 게임입니다.
‘지적으로 보인다. 선생님일 것 같다.’ 놀랍게도 인상만으로 맞춘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짝꿍게임은 첫인상이 주는 고정관념에 대해 알아보는 게임입니다. 희망제작소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갖고 있었는지, 뿌리센터 그리고 우리 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그 생각들이 고정관념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층 친근해진 분위기 속, 드디어 우리 술과 저녁 식사가 등장합니다.
늦게 시작한 탓에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오늘 후원회원분들에게 대접할 우리 술은 문배주(평양 주암산에서 유래, 중요 무형문화재 86호), 영동와인(영동군내 포도농가 600여 명이 함께 생산), 영동 천덕 막걸리, 국순당 복분자 ‘명작'(고창군 복분자 재배농가 400여 명이 함께 생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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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은 조선시대 400여 종에 이를 정도로 번창하였지만, 일제치하 가양주 제조금지 법이 생기고 무관심이 지속되어 현재 명맥만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우리 농산물을 활용하여 우리 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유 양조법을 바탕으로 현대화되고 진화된 방법으로 우리 술을 만들면, 농업과 우리 술 모두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우리 술 학교를 만들어 올바른 음주문화를 확산시키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술 덕분이었을까요? 분위기가 금세 무르익었습니다.
허심탄회하게 희망제작소에게 바라는 그리고 가슴 속에 있었던 진짜 ‘희망’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가깝게 후원회원분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좋았다는 연구원도 있었습니다. 저도 자리를 함께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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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야기는 계속 되고, 밤은 더욱 깊어 갑니다.
예상했던 프로그램 종료 시간이 훌쩍 지나고, 아쉽지만 작별을 해야 할 시간이라며 윤나라 연구원은 인사를 건넵니다. “5분만 더!”, “5분만 더!” 아직 아쉬운 몇몇 분들이 외칩니다.

그렇게 몇 분이나 흘렀을까요. 하지만 이제 정말 작별을 해야 할 시간입니다. 오늘의 만남을 통해 희망제작소 그리고 뿌리센터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해결되셨는지, 우리 것 우리 술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희망제작소의 모든 연구들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후원회원분들 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감사의 식탁은 가을의 문턱 10월에 교육센터가 차릴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_^

글_ 홍수정 (회원재정센터 인턴연구원)
사진_ 이유람 (회원재정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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