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로 일구는 복지공동체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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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격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매월 정기포럼 후기 및 지방자치 소식을 담은 웹진을 발행합니다. 월 2회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부가 아닌 변방, 조선시대에는 경기도 양주군에 속했던 곳으로 주류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개혁적 선비 조광조의 학풍이 도봉서원을 따라 내려오던 곳,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근거지로 근대사에서는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열사들이 활동하던 곳, 도봉구가 요즘은 참여를 통한 주민자치의 새로운 장을 실험하고 있다. 1년간 토론 끝에 마을 공동체 사업을 결정하고, 동별 민간 자원들을 모아 100여개가 넘는 복지거점들을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도봉구를 찾았다.

윤석인 (희망제작소장 이하 ‘윤’): 먼저 도봉구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 이하 ‘이’): 올해가 도봉구 개청 40주년입니다. 성북구로부터 도봉구가 분구되고, 강북구, 노원구 순으로 생겼는데, 도봉산이 있어서 구 이름이 도봉구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살아온 인물의 역사를 보면 조선 중기 조광조를 중심으로 개혁적 성향이 강한 학맥이 형성되었고, 이후 조광조 선생을 기리는 도봉서원을 중심으로 학맥이 이어져 갔습니다. 좀 더 내려오면 일제강점기 치하에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께서 집단 거주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창동역 주변에서 가인 김병로, 고하 송진우, 위당 정인보, 벽초 홍명희 선생 등이 거주했었고, 우리 민족문화 지킴이 간송 전현필 선생도 이 지역에 연고를 갖고 사셨습니다. 지금도 유일하게 남아있는 간송선생의 고택이 도봉구에 있고 산소, 묘소도 도봉구에 남아 있습니다. 근대에는 함석헌 선생, 김수영 시인, 전태일 열사, 고 김근태 의원 같은 분도 있고요.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조선시대부터 중심이 아닌 변방으로서 서울의 외곽이라고 하는 지리적 특성이 우리 역사에 의미 있는 역할을 했던 분들이 도봉구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윤: 도봉산 산세가 좋고 중랑천 물이 맑고 그러다 보니까 훌륭한 분들이 많이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민선5기 구정 목표로 참여와 복지를 내세웠는데, 상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2년 6개월을 간단하게 정리해 주시지요.

이: 2년 6개월 동안 우리 구는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들을 이뤘는데요. 수상실적으로 말하면 교통문화평가지수 2년 연속 최우수구 선정, 희망서울 자치구 행정우수사례 최우수상 수상, 서울시 전화민원응대 서비스 점검 결과 5년 연속 최우수 구 선정, 서울시 문화 분야 인센티브 3년 연속 우수 구 선정 등 작년만 해도 26개 인센티브 사업 분야에서 최우수상 등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청렴도 평가입니다. 취임하기 전인 2009년에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6위였습니다만 취임 첫해 10위, 2011년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2년에는 서울시가 아닌 전국에서 가장 청렴한 구가 되었지요. ‘참여로 투명하게 복지로 행복하게’라는 핵심가치를 내걸고 주민과 직원들이 많은 분야에서 참여하고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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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는 주민이 주인으로 나서는 과정이다

윤: 구정에서 참여를 강조하셨는데 참여 구정의 비전과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 소개 좀 해주시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나 변화가 있다면?

이: 참여 구정 비전이라고 하는 것은 주민이 행정의 대상이 아니라 구정의 주인으로 나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거버넌스 구조를 다양한 영역에서 만들어내는 그런 것일 텐데, 문제는 초기과정에서는 공무원도 준비가 잘 안 되어있고 주민도 그런 역량이 부족해서 거버넌스를 구성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최근에는 주민이 주체로 나서는 영역들이 많이 넓어지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노력을 지속하여야만 성과를 보일 수 있고 지속을 위해서는 제도화되는 매우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동에 조성한 생태공원이 좋은 예인데요. 원래 골프연습장이 들어서기로 했는데 주민의 반대로 무산이 되었고, 반대에 앞장섰던 분들이 공원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주민대표단을 구성해서 전문가와 20차례 넘는 미팅을 했어요. 그렇게 주민 의견이 반영돼서 지금의 공원이 되었습니다. 공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기의견을 개진하다 보니, 주인의식이 생기고 지금까지도 공원관리를 스스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공원과는 달리 아주 깨끗하고, 공원 안에서 술을 먹거나 하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새로운 공원문화가 생긴 것이죠. 이런 것들은 주인의식을 가진 주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주민참여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주민이 주인으로 나서는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윤: 아쉬웠던 기억은 혹시 없으신지요?

이: 가장 아쉬운 것이 취임 당시부터 지방재정이 매우 취약해져 있는 상황이어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 할 수 없었던 점이 한계이자 아쉬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구는 가용예산이 70억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윤: 정말 적네요. 지방자치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권한의 배분과 함께 재원의 분배 또는 세출 조정이 절실해 보입니다. 다음으로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참여구정의 일환인 목요데이트는 지금도 하고 계신 거죠?

이: 작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어서 못했는데, 올해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윤: 130여 건의 소중한 의견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목요 데이트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한두 가지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사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목요 데이트는 분야별로 공통점을 갖고 있는 구민들을 그룹별로 의견을 나누고 수렴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면 청소년 관련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활동하고 있는 사람, 청소년까지 포함해서 목요 데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개별 시설운영에만 치중해왔던 사람들이 과거와는 달리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다보니 이제는 공동사업을 진행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각 분야별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총 19회를 실시하였고 900여 명의 주민을 만났습니다. 작지만 꼭 필요한 생활불편사항 건의부터 전문적인 정책제시까지 130여 건의 소중한 의견을 받아서 구정에 반영하였습니다.

윤: 서울시에서 가장 먼저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주민참여팀을 신설했다고요. 그 결과로 도봉구 마을만들기 사업도 재미난 사례들이 나오지 않나 싶은데, 현장 사례 좀 소개해 주시지요.

이: 2010년 우리 구는 주민이 디자인하는 마을만들기 사업 명칭을 공모를 통해 ‘함께 Green마을만들기’로 선정했는데요.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살기 좋고 푸르른 녹색 성장의 마을이라는 뜻으로 산이 많은 도봉구 이미지와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마을만들기는 2011년부터 일반주택지역인 방학2동과 아파트 밀집지역인 창4동을 시범마을로 선정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휴공간을 생태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나 ‘차 없는 거리 축제’를 주민 스스로 기획하여 개최하는 것인데 반응이 좋습니다. 지난해에는 방학천을 친수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을 마을만들기 사업과 연계하여 추진했습니다. 이것도 행정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의 참여와 주관으로 진행했는데 인근 4개동 지역 주민들과 1년 넘게 토론하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아파트 담장 허물기, 작은 도서관 운영, 공원 내 화장실 설치 등을 통해 방학천 수변형 마을만들기 조성사업이 완공되었습니다. 사실 마을만들기 사례는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합니다. 마을만들기라는 것이 특정한 분야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복지 영역에서 마을만들기, 문화 영역에서 마을만들기, 다 중첩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숲 속 작은 도서관은 마을만들기 추진단에서 어떤 형태의 도서관을 만들 건지 구상 단계부터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들었는데, 운영도 주민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단을 만들어서 합니다. 우리는 도서를 제공하고 공간을 마련하는 역할만 했습니다. 마을 만들기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인건비를 주고 해나갈 수밖에 없었겠죠.

윤: 도서관 관리와 운영을 전부 자원봉사로 하나요? 운영예산은 안 들겠네요.

이: 그렇습니다. 모든 부분을 자원봉사로 운영하고 행정에서는 도서 구입비만 지원합니다. 그리고 도서관을 주민들이 주체가 돼서 운영하니깐 도서관의 기능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를 논의하는 장이 되고 있는데요. 이제는 마을만들기 추진단에서 도서관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있는 마을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공간이라고 봐야죠.

윤: ‘우리 동네 보석 찾기’ 사업은 뭔가요? 이것도 마을만들기 사업인 듯 한데,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소개할 만한 이야기가 있다면?

이: ‘우리 동네 보석 찾기’ 사업은 앞서 소개한 2개 시범 동 사업과는 별도로 전체 동을 대상으로 자치회관 특화사업으로 공모방식으로 진행한 것인데, 서울시 자치회관 운영평가에서 2011년~2012년 연속 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전통 장(간장, 된장) 담그기 사업인「해를 품은 장」은 이웃과 함께하여 소통하는 계기를 조성해 주었고, 장을 판매하여 얻은 수익금(72만 원)은 저소득 이웃에게 전달하여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윤: 공모해서 평가하고 예산지원도 좀 해주는 것인가요? 진안 그린마을만들기 사업과 비슷해 보입니다.

이: 네. 그렇죠. 본격적인 마을만들기 사업은 아니고 시범 동 외에 공모사업을 통해서 관심을 갖고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 앞서 시범 동 사업에서 차 없는 거리 축제가 중간에 나오든 데 어디에서 한 것인가요?

이: 창4동에서 두 번했는데, 주민 참여와 호응이 높아요.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서 아예 주민과 협의해서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해서 일상적인 문화 활동이나 공동체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윤: 몇 차선이고 몇 미터 정도 되는 거리인가요?

이: 왕복 2차선이고 한 100미터 정도 됩니다. 큰 도로는 아니고요. 아파트와 아파트 사잇길이라서 이용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도서관이 바로 옆에 있어서 어린이 보행문제도 있고, 주민도 차량 통제를 해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 없는 거리가 좋을 것 같습니다.

윤: 창4동은 그렇고 방학2동도 그런 곳이 있나요?

이: 방학 2동은 일반주택지로 구성되어있는 곳인데요. 거기는 방학동 복지관을 중심으로 해서 자원활동가들이 상당히 많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사업들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 주민참여형 주거지 재생사업이라는 것을 합니다.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아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주민들이 아파트 지어야지 왜 고쳐서 살라고 하느냐며 반발이 상당히 심했습니다. 작년 1년 동안 계속 논의만 하다가 연말에 드디어 어떻게 하자는 방안이 나왔는데, 주민 참여로 마을 비전을 ‘에너지 자립마을로 만들자’까지 동의를 한 상태입니다. 이것은 매우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이 사업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1년간의 논의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것이지요.

윤: 1년 동안 인식 변화를 가져 오기까지 많은 숨은 노력들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되는데요. 교육을 많이 하셨나요?

이: 전문가가 붙었죠. 성균관대 교수가 그 역할을 참 잘했어요. 공무원들만으로는 불가능 하죠. 그리고 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활동가와 함께 했습니다.

윤: ‘내가 구청장이라면’ 이라는 구민 대상 아이디어 공모전 같은 것도 하셨죠? 공모전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재밌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지요.

이: 수원시가 희망제작소와 함께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했었잖아요. 우린 돈이 없어서 그렇게는 못하겠고 도봉시민회가 중심이 돼서 구정 아이디어 공모전을 했는데, 작년에 해서 몇 개의 아이디어를 채택하였습니다. 2011년 첫해에는 아이들 텃밭 가꾸기나 고등학교 연합축제 개최, 도봉구 문화관광사업 발전 제안 등이 채택되었어요. 작년에는 ‘작은 생각, 큰 변화! 별별궁리 팡팡 아이디어 공모’라는 명칭으로 사업을 진행했는데, 공무원 명함에 QR코드를 삽입해 구정홍보를 하는 방안이 수상을 했죠.

윤: 도봉산 축제도 전문 기획사가 아닌 주민들 참여로 완전히 새롭게 했다면서요?

이: 아주 새롭게 하지는 못했고요. 취임 후에 축제를 보니 도봉산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가수 불러다 사람 모아서 하는 거였어요. 가장 쉽고 의미 없는 축제가 가수 불러서 사람 모으는 거잖아요. 그런 축제는 별 의미가 없겠다 싶어서 제5회 도봉산 축제부터 개막식, 산사음악회를 제외한 14개 프로그램은 공모하여 진행을 하였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도록 했어요. 장소도 도봉산자락 뿐만 아니라 창동지역까지 확대하여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구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고요. 행사 내용도 아이들, 학생들로 시작해서 지역의 문화적 재능 있는 분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그런 방식으로 축제형태를 바꿨는데 구민들 반응이 괜찮아요.

윤: 도봉산 축제는 언제 하는 거죠?

이: 10월 초에 합니다. 도봉산 입구에 등산복 패션 브랜드가 많이 있습니다. 예전엔 거기가 식당가였는데, 지금은 패션 상가로 다 바뀌었어요. 그런 것을 계기로 등산복 패션쇼도 생각 중입니다. 아울러 올해 제6회 축제는 도봉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스토리텔링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앞으로는 도봉산 축제에 맞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모아 모아 함께 만들어 가는 복지공동체

윤: ‘참여’와 함께 ‘복지’를 구정의 핵심가치로 내세우셨죠? 구민이 행복한 복지, 어떤 내용인지요?

이: 우리 구 복지 예산 비율이 전체 예산의 50%를 넘었습니다. 독자적 복지사업은 거의 없다시피한데 50%가 넘었다는 것은 재정이 투여되는 독자적 복지사업은 할 수 없는 여건이라는 거죠. 대부분 정부나 서울시의 정책에 따라가는 겁니다. 그래서 재정사업이 아닌 사람을 통한 복지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관협력과 연계를 통한 통합 복지체계를 확립하고 지역복지자원발굴과 전달체계 혁신을 통해 구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공동체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성과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구체적으로 도봉구 복지공동체는 동(洞) 단위로 20명 내외의 ‘동 복지위원회’와 ‘민간복지거점’으로 구성됩니다. 특히 민간복지거점은 교회, 성당, 기업 중에 우리의 취지에 공감해서 참여를 하는 곳으로 관내에 100여 개 정도 됩니다. 이 거점기관과 동 복지위원회가 솔루션 회의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그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우리가 예산을 한 푼도 안줍니다. 아니 못 준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별로 특색 있는 자기들만의 사업을 하는데, 방학1동 같은 경우는 마을 학교를 만들었어요. 어려운 학생들 80명 정도를 대상으로 동에서 발굴한 여러 가지 재능기부, 자원봉사를 통해 학습 욕구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학습을, 예체능 쪽에 관심이 있으면 그쪽에 연결해주면서 80명 정도를 마을공동체에서 돌보고 있어요. 또 자녀들로부터 생신상을 받기 힘든 홀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에게는 동 복지위원들이 직접 만든 따뜻한 생신상과 아이들의 재롱잔치도 함께 곁들여 찾아가는데요. 외롭게 생신을 맞이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의 선물이고 많은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복지영역에서 주민참여의 중요한 사례이기도 하면서 공동체 운동이고 마을만들기 운동이라고 봅니다.

윤: 동 복지위원이 20명씩이니까 상당한 규모네요. 그분들은 자원봉사 형식인가요?

이: 그렇습니다. 전부 자원봉사죠. 어떤 동은 80명도 있습니다. 원래 50명으로 하려고 했는데, 의회에서 사조직 만드느냐 해서 20명으로 제한을 했습니다. 그래도 한 개동은 조례와 상관없이 한다고 해서 80명까지 늘리고 팀을 나눠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하나 더 사례를 소개하면 우리가 하는 사업 중에 드림스타트사업이 있는데요. 보건복지부에서 하는 사업으로 지금은 전국 자치단체에서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시범사업을 처음 추진했습니다. 드림스타트사업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아이에 대해서 여러 민간 자원들이 함께 도움을 주는 방식입니다. 미장원에서는 머리를 잘라주고 보습학원에서는 수강을, 피아노 교습소에서는 피아노를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 줍니다. 처음에는 4개 동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전체 동으로 확대하였고, 대상 아동이 800명 정도입니다. 전국에서 전체 동으로 확대한 곳은 아직 없습니다. 우리구가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하는 사업이지요. 사실 아이들이 늘어나면 그 만큼 민간자원이 늘어나야 제대로 된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우리구가 800명으로 연계사업을 확대한 것은 민간이 지원할 수 있는 인적, 민간 자원들이 조직화되고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역 공동체가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윤: 드림스타트 사업은 복지부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나요?

이: 사실 복지부는 생색만 내고 일은 지자체에서 다 합니다. 복지부가 지원해주는 것은 인건비 정도에 불과해서 타 지자체에서는 여건이 되는 지역에서만 일부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윤: 앞서 복지전달체계 혁신을 말씀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사실 복지서비스가 기초단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사회복지사 인력 부족을 많이 호소하는데요. 현장 배치인력이 부족할 텐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대응하시는지요?

이: 사회복지사 인원은 조금씩 충원이 되고는 있습니다만 현장 요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를 20여명 채용했습니다. 지금은 인원이 적어서 일을 못한다는 말을 하긴 그런 상황이죠. 다만, 우리가 인원을 늘릴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계약직 형태인데, 안정적으로 사회복지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런 부분도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복지전달체계 혁신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복지서비스를 통합하여 추진하는 것이지요. 보건소에서 하는 방문간호사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단순히 간호영역에서 건강 측면만 체크하고 나머지는 관리를 안합니다. 반면 동 사무소에서는 방문을 통한 사례 관리가 안돼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통합하여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방문간호 서비스까지 통합하여 욕구조사와 건강체크 등을 한꺼번에 관리합니다. 이렇게 하면 중복지원뿐만 아니라 사각지대도 줄일 수 있습니다.

윤: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를 위하여 지역 사회복지 수요의 측정과 전망, 복지재원 조달 등을 담은 ‘지역 사회복지 4개년 계획’도 수립하셨죠? 어떤 내용이며 연차별 성과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요?

이: 질문이 아주 구체적인데요. 사실 지역 사회복지 기본계획은 법적으로 수립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아주 형식화되어 있어 있으나마나 한 실정인데, 우리는 작년부터 제대로 계획을 세워 보려고 시도해 봤습니다. 예산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부터 사회복지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의견들을 담으려 했고요. 작년은 예산과정만 했기 때문에 아직 성과관리는 못하고 있고, 앞으로 평가까지 현장의 사회복지 활동가들의 의견을 듣는 방안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아레나형 K-POP 공연장은 도봉으로

윤: 인터넷의 발달과 미디어 매체의 다양화로 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요즘 드라마와 아이돌 가수에 이어 최근 싸이 열풍까지 한류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문광부가 한류의 원조인 국내에 아레나형 K-POP 공연장을 추진하겠다면서 각 지자체가 유치전을 벌이고 있죠? 도봉구도 창동역 주차장 부지에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 지난 주 금요일이죠. 1월 11일 문광부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요. 20개 지자체가 유치 신청을 했는데 1차로 5곳을 선별하여 직접 발표할 기회를 가진 것이죠. 마곡, 송파, 도봉, 일산, 부천입니다. 사실 우리 구는 2011년 7월부터 사업구상과 사업성 검토를 시작했는데, 2012년 문광부가 아레나형 K-POP 공연장을 추진하겠다며 나선 겁니다. 우리는 민간 제안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어서 자체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 것인데, 문광부가 추진하는 것은 민자 공모사업으로 민간투자에 대해 일정 수익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윤: 타 지역에 비해 도봉구의 장점이 있다면?

이: 우리가 추진하는 창동역 환승 주차장은 일반상업지역으로 별도 용도지역 변경 없이 곧바로 공연장 건립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동시간대에 수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교통수단이 중요한데, 이만한 규모의 이동 수단은 전철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지역은 지하철 1,4호선 환승 주차장인 창동역에서 1분 이내, 1,7호선 환승역인 노원역에서도 도보로 10분이면 도달 가능한 최대의 장점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아레나 공연장은 수도권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전철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구는 문화수준 향상에 대한 의지가 높고 아레나 공연장뿐만 아니라 아레나 공연장을 핵심시설로 주변 성북, 강북, 노원과 함께 동북4구 지역의 문화복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동북4구 발전협의회에서 핵심의제로 ‘동북4구 문화 창조산업 벨트 조성’을 선정하고 병행 추진사업으로 ‘서울(창동)아레나공연장’ 건립?유치를 결의하기도 했고요.

윤: 문광부의 계획은 2016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서 1만 5,000석 규모의 전용 공연장을 짓겠다는 것인데, 국비 지원은 250억원으로 부대시설인 박물관건립비용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민자 유치인데요. 우선 건립비용은 민자를 유치한다고 하더라도 부지비용이 문제입니다. 도봉구가 추진 중인 곳은 시유지이지요? 서울시의 의향이 중요할 듯 한데, 서울시의 입장과 향후 계획은 어떤지요? 이번에 선정이 안되면 서울시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향도 있는 건가요?

이: 서울시장께서 최근에 매우 강하게 말씀하신 것 같아요. 현재 서울시는 아레나 공연장 시설의 타당성 검토 용역 예산을 세워놓았는데, 그런 의지를 반영했다고 봐야죠. 현재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우리 구와 경기도 고양시 한류월드라는 곳인데요. 고양시는 경기도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는 모양새입니다. 한류월드라는 곳이 경기개발공사 땅이에요. 당초 계획한 한류월드가 잘 안되니까 이거라도 유치해서 주변 지역을 함께 개발 하겠다는 것이죠. 조성한 부지를 빨리 팔아야 사업비를 회수하는데 교통이 불편하고 입지조건이 안 좋으니깐 안 팔리고 있잖아요. 그래서 경기도는 아레나 공연장 부지를 무상으로 지원해 주겠다는 겁니다. 반면 서울시는 조례상 무상임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간 30~40억 정도의 임대료가 나올겁니다. 그러니깐 문광부 입장에서는 서울시가 소극적이라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민간 자본으로 건설되는 아레나 공연장은 수익성을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의 관객을 유지해야 하고 접근성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수도 서울의 도봉이 제격입니다.

역사 인물의 고장, 변방에서 주역으로

윤: 앞서 도봉의 역사와 인물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문화분야에 대한 관심도 많으시지요? 도봉서원 복원, 김수영 문학관 건립, 둘리 박물관 건립, 함석헌 선생님 기념관 건립 등 전통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문화 도봉’의 기반을 다져나가고 계시죠?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요.

이:  올해 도봉구가 개청 40주년을 맞이하는데, 도봉구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구민들의 자긍심과 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으로 도봉의 역사인물 재조명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전통문화 복원사업으로 조선시대 개혁사상의 선구자였던 정암 조광조 선생을 모시는 도봉서원 복원사업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 중입니다. 시굴과 발굴은 끝났는데, 기본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되더라고요. 실시계획도 세워야 하고 문화재 복원이라는 것이 상당히 긴 기간이 소요되네요.

아울러 도봉서원 복원은 건물의 복원뿐만 아니라 조광조 선생을 비롯하여 조선시대 개혁적 선비들의 정신, 생활들을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 수탈되어가는 우리 문화유산을 수호하였던 간송 전형필 선생의 방학동 한옥 보수와 공원화 사업, 한국을 대표하는 인권 운동가로 ‘씨알의 소리’를 창간하고 시인, 교육자, 사상가, 언론인, 역사가로서 삶을 살았던 함석헌 선생의 기념관 건립을 금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입니다. 함석헌 기념관 건립은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제안된 사업으로 함석헌 선생이 사셨던 자택을 기념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이런 방식으로 추진합니다. 근대 역사 인물로는 김수영 시인의 본가와 묘소가 도봉구에 남아 있어서 김수영 문학관을 추진하고 있는데, 신축이 아니라 구 주민센터 건물을 문학관 형식으로 리모델링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동안 국산 브랜드로 오랫동안 아이들이 사랑을 받았던 둘리를 주인공으로 한 박물관을 계획하고 있는데, 둘리 가족이 쌍문동에서 살았다는 것에서 착안했습니다. 둘리 가족을 둘러싼 정서가 매우 서민적이고 도봉구의 정서와도 잘 맞기도 하고요. 둘리 뮤지엄은 착공을 했는데 콘텐츠를 잘 구성해서 일본의 지브리 박물관 같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윤: 이런 점들을 모아서 선으로 이으면 재미난 스토리텔링 역사문화 길이 될 수도 있겠는데요.

이: 안 그래도 역사 인물 길 이런 것을 지금도 하고 있어요. 문화 탐방 비슷하게 아이들 대상으로 설명을 하는데, 여기에 누가 살았다 이것만 가지고는 안 되잖아요. 곳곳에 그분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하신 분들이 창동에 모여 살고 계셨는데, 송진우 선생의 집터를 매입해서 거기에서 그분들의 발자취를 느끼고 갈 수 있는 역사공원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 성북동은 좁은 공간에 이런 자원들이 모여 있어서 성북동 마을 만들기 차원에서 한나절 투어 코스를 만들었는데, 여긴 좀 넓어서 차량을 이용한 프로그램도 염두에 두어야겠어요.

다음으로 희망제작소 시장학교 10계명 중 첫 번째가 청렴인데요. 도봉구가 2012년 서울시 자치구 부패방지 종합평가에서 우수구로 선정되어 7,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고요. 국민권익위 조사에서 외부청렴도 전국 자치구중 1위, 종합청렴도에서도 전국 자치구중 2위를 차지하였네요. 2009년만 하더라도 25개 자치구 중에 16위에 머물렀는데, 비결은 무엇인지요?

이: 사실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도봉구의 청렴도는 사실 서울시에서도 중하위권으로 조금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취임한 첫해에는 조금 나아진 10위였고, 2011년에는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서울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2년에는 우리구가 서울시가 아닌 전국에서도 가장 청렴한 구가 되었지요. 뿐만 아니라 부패방지시책, 시민불편 살피미 운영실적, 하도급 부조리 개선실적 등을 종합해서 평가하는 ‘2012년 서울시 자치구 부패방지 종합평가’에서도 ‘우수구’로 선정되어 다시 한 번 청렴 일등 구라는 점을 확인했죠. 이 모든 성과들은 짧은 기간 내에 말 그대로 비약적인 수준으로 개선되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닌데, 무엇보다 전 직원이 하나 되어 청렴을 실천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겸손하게 구민에게 신뢰받는 청렴 도봉을 위해 전 직원과 함께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윤: 구체적으로 으뜸 청렴구 비결은 뭔가요? 청렴문화제, 청렴등대지기, 청탁등록시스템 등을 추진하셨죠?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지요.

이: 청렴문화제는 교육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통해 직원들이 즐기면서 청렴을 익힐 수 있도록 2012년에 처음 개최한 색다른 방식의 청렴교육입니다. 청렴문화제는 청렴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상영과 ‘숨’이 편한 연주회, 흥겨운 우리가락 청렴장단놀이, 청렴공감퀴즈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구청장이 직접 애송시를 직원들에게 낭송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요. 딱딱하고 지겹기만 하던 청렴교육에서 벗어나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가는 방식을 도입하니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지요. 청렴등대지기는 전 부서마다 1명씩 지정되어 각종 청렴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미담사례 등을 전파하여 각 부서의 청렴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고요. 청탁등록시스템이란 청탁 근절과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공직자가 조직 내·외부를 불문하고 청탁을 받은 경우 청탁등록센터에 즉시 청탁사항을 등록하는 시스템입니다. 등록한 청탁사항에 대해서는 열람자를 제한 지정하여 엄격하게 관리하며 청탁등록자는 청탁거부자로 간주하여 징계면제 등 선의의 공직자를 보호하게 됩니다.

윤: 서울시 ‘하도급부조리 개선분야 부패방지평가’에서도 최우수구로 선정되었다고요. 어떤 내용이고 최우수구로 선정된 도봉구 노하우나 전략이 있다면?

이: 건설공사의 원도급자와 하도급자간의 계약관계는 갈등구조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협력체계가 되어야 하는데요. 서울시에서는 매년 ‘하도급부조리 개선분야 부패방지평가’를 시행 후 자치구 종합 청렴도에 반영하여 12월에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2012년도에 도봉구가 하도급분야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되었습니다. 서울시의 평가는 자치구별 정책과제의 이행실태, 종합계획의 충실도, 원·하도급자간의 불공정 계약유무, 민원처리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구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하도급자 및 현장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도봉구 공정하도급 및 상생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12. 9.17)하였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고센터에 접수된 공사대금 및 임금체불 민원사항에 대해서는 건설업체를 방문하여 신속히 지급토록 하였으며, 민간사업에서 발생한 장비대금 미지급 민원사항에 대하여도 원도급사에 적극적으로 민원이 해결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도봉구에서 불공정 하도급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정책과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봅니다.

1석2조, 도시농업으로 공동체 회복까지

윤: 도시농업에 관심이 많으시죠? 어떻게 운영하는지 주민들의 참여와 반응은 어떤지 소개해 주시지요.

이: 우리 구에서는 2011년을 도시농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주민과 소통하는 핵심 사업으로 도시농업을 추진하여 현재 쌍문동과 도봉동에 친환경 나눔 텃밭, 창동 도시농업시범공원, 도봉동 청소년 체험농장 4개소(24,591㎡)에 1,141구획의 나눔 텃밭을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쌍문동에 텃밭을 만들었는데 이곳은 덕성여대 부지로 골프연습장 만들려고 나무를 다 베어내고는 그냥 방치되어 쓰레기가 쌓여있던 곳이었습니다. 이곳을 대학과 협의하여 나눔 텃밭으로 만들었습니다. 주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다음으로 다자녀가구 등을 대상자로 선정합니다. 물론 일반인도 대상으로 하여 분양하는데, 경쟁률이 4.5대 1로 인기가 매우 높아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합니다. 청소년 체험농장은 학교별로 나눠주는데 유치원도 많이 분양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주말에 와서 농사를 짓거나 교과활동의 하나로 체험학습형태로 교사가 인솔해서 오기도 합니다.
도시농업의 소중함은 텃밭에서 손수 기른 안전한 먹을거리를 식탁에 올린다는 장점 외에도 텃밭을 통한 세대 간 지역 간의 소통, 이웃 간 나눔의 실천,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 제공, 지역 내의 공동체 형성, 유휴지를 활용한 녹색공간의 확충으로 환경문제 해결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요. 이에 우리 구에서는 올해 도시텃밭을 40,501㎡로 확대 조성하여 주민에게 보급할 예정이며, 마을공동체사업을 통한 공동주택(다세대 주택) 옥상텃밭 조성, 상자텃밭 주민보급 등으로 도시농업을 더욱 확산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도시농업 확산을 위해 도시농부학교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윤: 창동 도시농업 시범공원은 뭔가요?

이: 창동에 초안산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주민들에 의해 훼손되었거나 불법 시설이 있는 공간들이 있는데, 그곳에 텃밭도 운영하고 아이들이 농촌체험도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서울시에서 안 된다고 해서 세대공감공원으로 명칭을 바꿨어요. 일부공간에 텃밭은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 옥상에 텃밭을 조성하고 상자 텃밭 보급도 많이 하셨다면서요?

이: 공공시설의 경우 옥상을 활용할 수 있는 데는 전부 다 옥상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공무원들이 매일 관리할 수는 없으니까 주민들이 관리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이런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인 아파트를 포함해서 상자텃밭도 작년에 1500세트를 보급했어요.

윤: 도봉구에 단독주택이 많지 않나요?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조그마한 텃밭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아파트 보급률이 60% 정도니깐 나머지 40% 정도는 단독주택으로 봐야겠죠. 지금까지는 텃밭을 조성하고 초기 운영을 하는데 중점을 두어왔다면 이제는 땅을 계속해서 늘릴 수는 없으니까 텃밭 운영을 안정화하고 동네의 일반주택 내에서 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해서 보급하는 방식으로 확산해 나가려고 합니다. 구에서 텃밭을 조성해 주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 우리가 도시농업 확산을 위해서 하나 제안하는 게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대게 공공기관과 관련된 공간, 나대지, 불법 쓰레기 투기장을 주로 활용하여 텃밭을 조성했다면, 이제는 주민참여프로그램으로 바꿔서 일반주택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시농업에 대한 마인드 함양이나 텃밭 가꾸는 실무적 요령들을 교육해서 주민참여 프로젝트로 꾸려 가면 어떨까 합니다. 이것은 개별 공간에 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파트 베란다 같은 경우는 한계가 있고 가급적이면 일반주택이 제일 좋습니다. 이런 것을 도봉구에서도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윤: 마을만들기와 협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고,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사례들을 소개해 주시지요. 또한  어려운 점 또는 법제도 개선사항이 있다면?

이: 사회 양극화, 실업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보완할 대안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시장경제에 대한 대안을 고민하면서 지난해 유럽을 다녀온 바 있고, 그곳의 사회적경제를 보고 온 후 도봉구 지역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첫 단계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할 ‘도봉구 사회적경제 허브센터’를 지난해 10월 개소했습니다. 허브센터에서는 사회적경제 분야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창업 공모전을 실시하여 유망한 사업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현재 창업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3개의 업체가 허브센터에서 인큐베이팅을 받고 있고, 올해에 10여개의 업체를 추가로 인큐베이팅하여 사회적경제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사회적경제 리더 양성을 위한 교육사업과 주민들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학교, 협동조합학교’를 마련하였습니다.

사회적경제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이는 판로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에 대한 공공구매 조례를 제정하여 기업이 판로를 확보하여 자생력을 갖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고, 공동판매장 조성도 계획하고 있지요.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스스로 판로문제를 해결해 볼 수 있도록 유통협동조합을 만드는 일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의 날, 협동조합 주간에는 사회적경제 박람회를 개최하여 많은 주민이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윤: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지방자치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을 제시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2년 반 지방행정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 권한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울러 국세와 지방세의 불균형적 지방재정 구조 문제가 자치단체에서 사업들을 해나가는데 큰 제약 요인이 됩니다. 지방자치가 활성화될 수 있게 제도 개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재정과 권한의 확대에 따른 책임은 분명히 있어야겠지요.

윤: 목민관클럽 회원들에게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그동안 목민관클럽을 통해서 서로 배우고 경험을 공유하고 했던 과정들이 지방자치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자리가 지속되었으면 하고,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여 좋은 결과 더 많이 나누었으면 합니다.

윤: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진행: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 송정복 (기획홍보실 선임연구원  wolstar@makehope.org)
         정우영 (기획홍보실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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