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근로자와 워케이션

MZ세대 근로자와 워케이션
– 박아람 희망제작소 인턴 🌱

휴가지에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관광과 휴양도 줄기는 워케이션(Worcation)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활발히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인기 관광지보다 알려지지 않은 곳에 머물며 휴식을 즐기는 체류형관광이 증가했고,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여행지에서 근무하는 워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요. 인구감소와 청년인구 유출 등으로 고심하던 지방정부들이 워케이션을 통한 관계인구 증가의 가능성에 주목해 관련 정책과 사업을 추진한 것도 워케이션 붐에 한몫했습니다.

박아람 인턴연구원은 워케이션을 다녀온 4인의 블로거를 인터뷰해 워케이션에서의 업무 경험, 휴식 경험, 어려움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래 글은 아람 님이 작성한 보고서를 축약한 내용으로, 전문을 보고 싶다면 링크(👉 보고서 전문 읽기)를 클릭하세요.

경험자 4인이 말하는 워케이션의 의미

네 명의 인터뷰 참여자들은 워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휴식, 리프레쉬를 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습니다. 이들에게 워케이션은 업무에 지친 일상에서 잠깐의 휴식이자, 고정된 근무환경에서 벗어나 환기할 수 있는 색다른 휴식 시간이었습니다.

“재택근무는 말 그대로 집에서 일하는 것인데, 내 집에서만 오래 일하면 리프레시가 되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살면서 일하는 건 인생에서 큰 경험이고 확실히 리프레시가 됩니다.”(B)

“저에게 워케이션은 낯선(새로운)곳을 알아 볼 수 있던 좋은 기회이자 잠깐의 쉼이였어요. 확실히 리프레쉬 되는 것도 있었고”(D)

일과 휴가의 균형을 찾아서 : 워케이션 업무 경험과 휴식 경험

인터뷰 참가자들은 워케이션을 하는 동안 일과 휴식을 두 가지를 모두 효율적으로 수행하려 노력했고, 나름의 해법을 찾았냈습니다. A씨는 회사 재직 당시 경험한 첫 워케이션에선 본인에게 할당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야근을 지속하느라 제대로 휴가를 즐기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퇴사 후 프리랜서로 떠난 워케이션에서는 스스로 정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업무에 몰입할 수 있었답니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로 전환한 회사에 재직하는 B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정해둔 ‘업무시간 외에 노트북을 열지 않는다’는 규칙을 워케이션에서도 적용한 덕분에 온전한 휴식을 즐길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D 역시 “일할 땐 하고, 안할 땐 끊어내는 법을 여태껏 직장을 다니며 단련”한 것이 워케이션에서 일과 휴가의 균형을 데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참여자 모두 워케이션을 통해 자연을 감상하고 지역을 체험하는 휴식을 즐기며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주, 강릉, 인천, 속초로 워케이션을 떠난 A, B, C는 바다에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며 일상에서 놓쳤던 아름다움을 새로이 발견했고 동기를 얻거나 다음날 업무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B와 D는 워케이션을 통해 지역 문화와 지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B는 거제 워케이션에서 조선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수가 많아 옥포 지역이 ‘옥태원’으로 불린다는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D는 공주 한 마을에서 머물며 동네 산책, 자전거 라이딩을 통해 지역 생활을 체험했습니다.

“고개만 돌리면 파란 하늘과 구름들, 생동감 넘치는 속초 바다를 볼 수 있었고, 일하다 보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바다 냄새를 솔솔 풍기며 들어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C)

“퇴근길 지옥철, 버스 대신 공유오피스에서 숙소까지 걸어가며 하늘을 보는데 달도 밝고 ‘아 오늘 하루 수고했다’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D)

사무실이나 집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해야하는 만큼, 워케이션을 떠난 근로자들은 업무에 여러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요. C와 A는 기존에 사용하던 컴퓨터나 서브 모니터 등을 사용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C의 경우 날씨에 따른 인터넷 연결 상태가 바뀌어 일하는 데 불편함을 느꼈답니다. A는 대면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워져 워케이션을 떠나기 전 여러 업무 일정을 조율해야 했습니다.

대학생이 본 워케이션 : MZ세대를 위한 ‘꿀복지’

네 명의 인터뷰 참여자 모두가 일상 블로그를 작성하는 점에 미루어볼 때 평소에도 업무 외 시간을 잘 분배하고 활용하는 성향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런 근로자의 성향이 휴식과 일을 병행 할 수 있었던,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워케이션 경험을 가져다주었던 비결이 아닐까요. 또한 B는 워케이션을 기록한 글에서 스스로 ‘파워 J(판단/계획형)’라 칭했고, 이러한 성향이 워케이션에서도 업무시간을 계획하고 여유 시간을 만들 수 있었던 큰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워케이션을 가기 전, 워케이션에서 완수해야할 업무량을 사전에 확인하고 여가시간 계획을 세운 후 워케이션을 떠난다면 일과 휴식 모두 성취할 수 있는 성공적인 워케이션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민경익(2023)은 기업이 인재 확보를 위해 제공하는 복지 중 워케이션이 MZ세대에게 가장 적절한 복지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MZ세대인 인터뷰 참여자 모두 워케이션을 통해 큰 만족감을 얻었고, 다시 워케이션을 가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습니다.

원격근무에 익숙한 기존 근로자뿐 아니라 학창시절부터 원격수업, 비대면 회의 등에 익숙해진 현 대학생이자 예비 근로자들은 성공적인 워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시간관리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회사와 집처럼 답답하고 정형화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갖고자 하는 MZ세대 근로자들은 워케이션을 통해 이를 성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회초년생은 소득이 적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비용을 들여 워케이션을 떠나기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이나 정부에서 복지 형태로 비용을 지원해 준다면, 국내 지역을 선택해 워케이션을 떠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역의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키고 워케이션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박아람 인턴(좌), 안소희 인턴(우)
📣 인턴 박아람 님과의 짤막 인터뷰

– 희망제작소에서 인턴을 시작하며 기대했던 부분은 뭔가요? 실제로 경험하니 어땠나요?

아람: 비영리 인턴 후기를 많이 찾아봤는데, 대부분 사람들 너무 좋다, 너무 잘 해준다! 이런 내용이었어요. 내심 ‘에이 그래도 회사인데…’하는 의심이 들었는데(하하), 걱정반 기대반으로 와보니 정말 편안한 분위기라서 좋았어요. 앞으로 어떤 직업을 택해야 할지, 어떤 인생을 추구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시기인데요. 연장선에서 과제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워케이션’을 주제를 탐구하는 콘텐츠를 작성해보았어요. 직장인들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일과 삶의 조화가 어떻게 이뤄져야 행복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학생이라는 제 입장에서는 생각지 못한 현실적인 부분도 알 수 있었고요. 당사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갖지 못했던 시선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았던 경험이 기억에 남아요.

– 사회문제를 왜 ‘내가’, ‘직업’으로 해결해야 할까요?

아람 : 다른 비영리단체 인턴분들과 만나는 ‘나눔의 날’이라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사회 전체를 바꾸는 것까지 아니더라도,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나아지도록 돕는 데서 효능감을 느낀다”는 자원재생활동가님의 말을 듣고 굉장히 공감이 갔어요. 그런 일을 계속 하고 싶고요. 다만 질문하신 부분은 저도 큰 고민이에요. 내 직업이 활동가여야만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나? 기부를 많이 할 수도 있고, 봉사를 할 수도 있을텐데. 희망제작소에서 인턴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알았고, 아주 조금이더라도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행동하는 게 좋겠다는 확신은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앞으로의 고민과 결정에도 중요한 경험이 될 것 같고요.

– 공개적으로, 또 스스로에게 잘한 것 칭찬하며 마무리해볼까요?

아람 : 꿈을 찾아서 한 걸음 걸어간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제작소에 온 것 자체를 잘 했다! 비영리를 경험하겠다는 선택 자체를 잘했다!(하하) 사실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 너무 춥고 외로웠는데 제작소에 있음으로써 올 겨울은 따듯했고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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