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사용자

“청년 소셜 벤처 인큐베이팅, 가시밭길 장려 사업 아닌가요?”

사회적기업과 비영리단체를 위한 IT서비스지원 사업을 하는 시옷의 청년 사회적기업가 장지윤 대표가 웃으며 저에게 한 말입니다. 순간 말문은 막혔지만 ‘아! 그렇구나’ 하며 공감했습니다.

청년 소셜 벤처는 성공하기 어려운 기업입니다. 정부, 시장, 시민사회 모두가 실패했던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야 하고, 청년의 경우 창업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인 비즈니스 경험도 없습니다. 청년 소셜 벤처가 성공할 확률이 5% 이내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결코 허언이 아닙니다.

실제 2009년 말 기준 인증 사회적기업(289개) 중 75%가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2010년 말 조사(491개)에서도 평균 영업이익이 적자인 현실은 청년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게 합니다. 더구나 한국 기업 생태계는 중소기업의 대기업 하청 비율이 85%에 이르는 생태계가 아닌 ‘동물원’ 수준의 수출 중심 재벌 위주의 기형적 경제 생태계입니다. 소셜 벤처의 핵심 기반인 지역 공동체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결과보다는 아마도 과정에서 진정성이 확인될 이 새로운 형태의 조직은 몬드라곤 협동조합(Mondragon Cooperative Corporation), 아라빈드 안과 병원 (Aravind eye hospital), 그라민 은행 (Grameen Bank) 등에서 확인되듯이 지구촌 곳곳에서 기존 질서를 새로운 방식으로 무너뜨리고, 나아가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소셜 벤처를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함께일하는재단‘은 2009년 12월 최초의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Soven)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가 코칭 중심’ 통합형, 맞춤형, 단계적 지원

함께일하는재단은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시작된 150만 명의 실업 대란을 극복하고자 벌인 국민적 실업 극복운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민간 공익재단입니다. 양극화 해소와 고용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 왔습니다.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후에는 전체 업무의 80% 이상을 사회적기업에 대한 교육, 국제교류, 청년 소셜벤처 저변 확대, 성공 모델 발굴 및 육성, 금융 지원에 집중해 왔습니다.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Soven)는 소셜벤처 경연대회를 통해 발굴된 청년 소셜벤처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되었고, <공신> <딜라이트> <시지온> <에코팜므> <오방놀이터> <우디> <트리플래닛> <터치포굿> 등을 포함해 마포와 양천 해누리타운에서 지금까지 60여 개 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원 전략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영리 창업 보육센터 성과 분석과 소셜 벤처에 대한 수요 조사, 영국의 허브 등 선진 시스템을 벤치마킹했고, 실행 과정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사회적기업가 코칭 중심의 통합적 지원, 발전 단계를 고려한 지원, 창업 출발 지점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등의 인큐베이팅 전략을 수립하였습니다.

기존 인큐베이팅은 크게 보면, 집합 교육, 프로보노를 중심으로 한 자원 연계, 행사성 사업 설명회, 기업이 아닌 지원기관을 위한 실적 관리에 집중되어 있고, 기업에 대한 코칭의 경우 법인 설립과 같은 제도 설명이나 계획 수립 시 피상적인 조언에 그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경험 부족이나 비즈니스 모델 정립 지원, 맞춤형 실무 교육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창업 초기 기업은 기획실 기능, 즉 일상적인 경영 성과 관리, 경영 이슈에 대한 전략적 판단에 필요한 경영 정보 및 파급효과 분석 기능이 매우 부족한데 이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없었습니다.

특히 프로보노가 진행하는 1회성 컨설팅의 경우 컨설턴트의 개인차에 따른 성과 차이가 심했고, 결과물에 대한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는 경우가 드물어 오히려 기업 성장에 장애가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용자
”사용자이에 대한 반성과 고민의 결과로 먼저 사회적기업가에 대한 ▲코칭 중심의 통합적 지원을 추진하였습니다. 소셜 벤처 성공을 위해서는 사회혁신의 열정이 넘치는 사회적기업가와 소셜미션, 수익모델 운영모델을 포괄하는 비즈니스모델, 이를 실현할 사업 역량, 자금과 홍보, 네트워크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통합지원을 격주 1회의 기업가 코칭을 통해 지원했습니다.

두 번째로 ▲발전단계별 지원을 하였습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시작하는 소셜 벤처는 발전 단계에 따라 경영 이슈가 다릅니다. 발전 단계를 본원적 매출 발생 이전 단계인 아이템 개발 단계, 매출이 발생해 활발한 마케팅과 고객과의 관계가 본격화 되는 비즈니스 실행 단계, 매출이 2억이 넘어가거나 인원이 7명을 넘어가는 성장 단계로 나누어 각각의 이슈에 대한 지원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 출발 지점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입니다. 사회적기업가들을 보면, 시민사회의 고민에서 출발한 분도 계시고, 비즈니스의 고민 속에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시민사회에 기반을 둔 기업가의 경우에는 비즈니스마인드와 역량 부족에 대한 보완을 집중하고, 고객 니즈에서 출발한 비즈니스에 기반을 둔 기업가의 경우 소셜미션을 명확히 하고,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소셜미션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이러한 전략 방향을 토대로 센터의 비전을 ‘최고의 코칭 역량을 보유한 청년소셜벤처 전문 인큐베이팅 센터’로 수립하였고, ‘열정, 혁신, 소통’을 3대 핵심가치로 삼고 중기 목표를 ‘누구에게나 설득 가능한 소셜미션과 지속가능한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한 성공적인 소셜 벤처 모델 발굴’로 정해 30개의 세부 지원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청년 소셜 벤처를 육성해 왔습니다.
 
인큐베이팅 세부 지원 프로그램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지원프로그램은 기업가 코칭입니다. 청년 사회적기업가가 소셜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셜미션 및 비즈니스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결방안과 우려되는 위험에 대한 대응 방안을 사회적기업가가 스스로 찾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했습니다. 효과적인 코칭을 위해 기업별 코칭 전, 모든 코치들이 모여 주간회의를 통해 개별 기업별 코칭 전략을 논의하고 이에 기초해 코칭을 실행하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치밀한 비즈니스 모델 정립 지원입니다. 소셜미션 명확화 방법론, 비즈니스모델 캔버스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영파운데이션 방법론과 동일), 사업계획 수립 방법론 등을 통해 경영의 기본인 Plan-do-see의 출발인 계획 수립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세 번째는 성과 관리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월 단위 예산수립과 골 세팅을 통해 목표 설정 역량을 제고하였고, 창업 초기 다양하게 발생하는 창업 함정과 고객 대응에 집중하면서 놓치게 되는 현금 흐름 관리를 성과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네 번째는 네트워크 활성화입니다. 함께일하는재단의 다양한 인프라를 통한 자원 연계, 입주기업 간 교류 활성화와 지원기관 간 교류를 통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외부 자원을 확보하도록 지원했고, 특히 업종 전문가 코칭을 통해 센터 내부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업종별 마케팅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사용자

가장 큰 성과는 입주기업의 일상적 소셜미션 실행입니다. 인도네시아에 300명이 넘는 멘토를 보유한 비영리 공신을 설립한 <공신>, 악성댓글 방지 시스템을 통한 악성 댓글 93%를 방지한 <시지온>, <트리플래닛>의 앱 게임을 통한 몽고 사막 지역의 10만 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 <커뮤니케이션 우디>의 영리 7대 비영리 3 원칙 등 기업들의 소셜미션 수행이 단순히 수익의 재분배를 넘어 일상적인 기업 활동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두 번째 성과는 마포 입주 기업 11개 중 아이템 개발단계를 제외한 매출 발생 기업의 대부분이 손익 분기점을 넘었다는 것입니다. 입주 초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2010년 말 6억에 이른 매출은 5배 이상 늘어 33억에 이르렀고, 2012년 매출 목표는 100억에 달합니다. 인원도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미디어 보도도 500회에 가깝게 이루어졌고, 국내 최초로 글로벌소셜벤쳐대회 (GSVC)에서 3위에 입상한 트리플래닛을 포함해 각종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글로벌 진출도 시작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큐베이팅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고용노동부의 청년 등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이 시작되는데 계기가 되는 한편, 기존 공모를 통한 단순 사업비 지원을 통한 사회적기업 지원 방식의 한계를 넘는 대안의 하나로 인큐베이팅이 이슈화 되었습니다. WT의 다양한 방법론은 멘토 교육 등을 통해 다른 중간지원기관에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향후 소셜벤쳐인큐베이팅센터의 이슈는 매출 발생 직후와 이후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있는 청년 소셜벤처에 대한 지원시스템 구축입니다. 경영관리, 인사관리 시스템 구축, 투자, 조직문화, 조직 행동, 이해관계자 관리 등 높은 난이도를 가진 성장단계 청년 소셜벤처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은 올 한해 가장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화두입니다.

다음은 인큐베이터 육성입니다. 사회적기업가 코칭을 도울 인큐베이터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과 사람이 부족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형 성공모델 발굴 및 육성입니다. 수요 성장의 한계, 지역공동체 복원의 한계로 인해 대부분의 지역형 소셜벤처가 쉽지 않은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마을의 복원이 쉽지 않은 도시에서 지역형 소셜벤처에 대한 효과적인 인큐베이팅 방법론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숙제입니다.

”사용자

‘우공이산’의 길을 걷는 사회적기업가들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적으로 실현하는 조직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인 현실을 보면 설명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하루하루가 전쟁과도 같은 비즈니스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한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창업 투자 회사 임원의 말이나, 말은 거창하게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를 하지만 도대체 근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시민단체 활동가의 말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가란 정부, 시장, 시민사회가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사회적 문제를 수많은 위험과 도전 속에서도 자기 스스로의 결단과 행동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사회적가치 혹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소셜미션과 시민사회적 스킬, 비즈니스 마인드와 비즈니스 스킬 이 네 가지 마인드와 역량을 다 갖추어야 하는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회적기업가는 세상에 자기를 맞추는 지혜보다, 자기의 뜻과 의지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우공이산의 길을 걸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셜벤처 인큐베이팅은 궁극적으로 우공이산의 길을 걷는 사회적 기업가가 아름다운 이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훈도해주는 일입니다. 인큐베이팅은 채찍질과 당근으로 기업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큰 가마 속에서 도자기가 따뜻하게 구워지는 훈도의 과정이어야 하고, 인큐베이터는 우산을 내리고 함께 비를 맞을 줄 아는 소셜벤처의 진정한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글_ 정상훈 (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 badayuri@makehope.org )

● 대어를 잡기 위한 인큐베이션 전략

1. 대어를 낚기 위한 ‘영 파운데이션’의 전략
2. 꿈을 직업으로 이루기 위한 ‘희망별동대’의 전략
3. “청년 사회적기업, 가시밭길 장려 사업 아닌가요?”

사회적경제센터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