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즐거운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며 문을 두드렸던 ‘퇴근후Let’s’에서의 시간들은 그냥 ‘추억’으로 남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금방 일어날 것만 같았던 내 삶에 반전이 생기기는커녕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쳇바퀴 같은 일상 속에서 언제나처럼 오늘 같을 내일을 생각하며 답답해 하고 있었습니다.
인생이 늘 그렇듯이 욕심이 문제였습니다. 세상이, 사람이 쉽게 변하겠습니까? 당장 공공성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잘 접목하여 협동조합을 뚝딱 만들어 낼 것만 같았고, 지루하고 답답한 생계를 위한 일터를 박차고 나와 내 꿈을 이룬 직업으로 인생 2막을 펼칠 것만 같았던 마음들이 결국 욕심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다행히 우리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천천히 변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느끼기도 어려울 만큼 천천히 그리고 단단히 말입니다. 퇴근후Let’s에서 그리던 상상과 희망들을 ‘수료 후 렛츠’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으로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퇴근후Let’s의 전통적인 수료식 이벤트인 경매행사에서 우리 퇴근후Let’s의 4기 수료생 ‘사기꾼’들은 역대 최고 경매금액을 모금했습니다. 아끼는 물건을 준비해 온 사람의 생각과 그 물건을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만큼을 지불하는 사람의 마음이 모여 아름다운 결과가 탄생했습니다. 125만 원의 경매기금이 모였는데, 이 돈을 어디에 사용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오래간만에 즐거운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 결과 퇴근후Let’s 4기의 프로젝트 ‘낯설게 보기’를 진행해 주신 나종민 대표님이 운영하시는 ‘바라봄 사진관’에 경매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인연이란 참 묘하고 신비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_1C|1093413556.jpg|width=”300″ height=”197″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수료식 이벤트 경매행사에서 모인 돈을 바라봄 사진관에 전달했습니다^^_##]
착한 사진가들의 ‘바라봄 사진관’
설 연휴 후 주말, 드디어 사기꾼들이 바라봄 사진관을 방문했습니다. 조금씩 변화된 일상을 살아가던 사기꾼들답게 오전에 정릉3동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의기투합해? 사진관을 방문했습니다. 나종민 대표님도 사기꾼들의 연탄봉사활동을 좋은 사진으로 담아주시며 사기꾼들과 함께 호흡한 뒤였습니다.
바라봄 사진관은 크고 화려한 스튜디오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진관 외양이 너무 화려하고 근사했다면 오히려 조금 실망했을 것 같았습니다. 사진관 곳곳에 함께한 장애인 가족들의 사진이, 희망을 나눈 사람들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듯 해서 소박하고 따뜻했습니다. 커피잔을 두고 마주한 자리에서 나종민 대표님의 인생 제2막에 대하여, 삶의 변화에 대하여, 그리고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_1C|1081756828.jpg|width=”40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소박하지만 따뜻한 ‘바라봄 사진관’_##]
‘barrier free photo’를 내걸고 운영되고 있는 바라봄 사진관은 몸과 마음이 조금 불편하고, 그 불편함을 드러내기 어려운 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장애인 전용 사진 스튜디오입니다. 바라봄 사진관의 운영은 민간기업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 뜻한 바를 위해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는 멋진 시니어 두 분이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라봄 사진관의 나종민 대표는 Global IT 기업 지사장으로 일을 하다가 삶의 변화를 직관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경제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공익성’입니다. 그런데 나종민 대표님은 공익성만 추구하다 보면 지속 가능한 기업의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결국 장애인 문제, 시니어 사회공헌이라는 사회적 혁신 과제는 수익이 유지되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 때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나종민 대표님은 바라봄 사진관을 공공의 목적과 수익을 위해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의 형태로 발전시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능과 재원이 만나 사회적 자본화하는 것, 그 안에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와 시니어의 은퇴 후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두 가지 공공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 이것이 바라봄 사진관의 설립 목표이고 운영방향이라고 합니다.
인생 2막, 어떻게 살 것인가
결국 이야기는 인생 2막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대한 사기꾼들의 질의와 나종민 대표님의 응답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실적인 계획과 실천을 위해 돈의 문제부터 마음가짐까지 살뜰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설명의 좋은 예인 나종민 대표님의 아름답고 힘찬 발걸음은 우리에게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현재의 상황과 일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감 있고 희망에 가득찬 내일의 설계가 그러했습니다. 매일매일 바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 어쩌면 우리가 바라보는 머지않은 내일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_1C|1381259471.jpg|width=”40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인생 2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나종민 대표님과 사기꾼들_##]
수료식 후 사기꾼들은 두 번의 정모와 봉사활동으로 aksska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창하지도 않고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생활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인연과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그 속에서 서로의 변화된 모습을 느끼는 것은 전에는 가져보지 못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삶에 대한 생각, 태도를 바꾸게 해주는 것, 이것이 바로 퇴근후Let’s의 또 다른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상의 작은 변화가 내 삶을 바꾸는 그날까지 소중한 인연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글_박철웅 (퇴근후Let’s 4기 수료생)
Comments
““내 삶에 반전은 없었지만…”” 에 하나의 답글
퇴근후Let’s 4기 수료생 분들이 기수를 살리신 작명을 하셨습니다. ‘4기꾼’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