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와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riedrich Ebert Stiftung)은 한국과 독일의 도시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우리가 안고 있는 도시 문제에 대안을 모색하는 ‘한독 도시교류포럼’을 2011년부터 개최해왔습니다. 2013년 한독도시교류포럼은 독일의 녹색 경제 전문가인 ‘마티아스 코숄(이하 ‘코숄’)’ 교수와 프라이부르크의 사례를 들려주실 ‘위르겐 하르트비히(이하 ‘하르트비히’)’ 프라이부르크 푸투어 대표를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행사의 마지막 날 목민관포럼에는 주한독일대사관 ’토마스 슈뢰더(이하 ‘슈뢰더’)‘ 참사관도 참여해 독일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나흘 동안 열린 간담회와 대중강연, 포럼에서 독일 초청자들은 에너지전환이 만들어낸 독일의 녹색 경제 육성 정책과 프라이부르크 시 사례를 발표했고, 우리 도시들도 친환경 정책을 소개하고 현장을 직접 함께 탐방하며 독일에서 배울 점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과 질의응답을 나눴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독일 도시로부터 듣는 녹색경제 (1)
최근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어느 때보다 녹색 경제에 관심이 높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장 모임’이 결성되는 등, 독자적인 에너지 정책에 관심을 갖는 지자체가 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등에서 중앙정부보다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는가 하면, 친환경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역내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에너지전환과 친환경 산업에 대한 주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습니다.
독일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탈핵을 결정했고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와 녹색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독일의 녹색 산업은 눈에 띄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약이 주민과 산업계의 지지를 얻으며 도시계획 단계부터 일자리, 교육 등 일상에 스며들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과 함께 ‘참여로 일구는 녹색 경제, 독일의 경험을 나누다’란 주제로 6월 11일부터 나흘동안 서울, 수원 등지에서 포럼을 열었습니다. 앞으로 총 2회에 걸쳐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수원시 공무원/주민 간담회
일시 : 6월11일
장소 : 수원시 일대
수원시는 생태도시를 표방하며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원시 공무원과 환경에 관심 있는 주민 50여 명이 모여 독일 초청자들과의 간담회를 했습니다.
간담회 전, 독일 초청자들은 화성 행궁을 방문해 행궁동 벽화마을과 ‘생태교통 수원 2013’ 준비 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는 화석연료가 고갈된 미래도시를 한 달 동안 재현해 보는 행사로, 오는 9월 한 달 동안 행궁동 일대 거리에서 자동차가 사라지고 대신 자전거택시와 자전거버스, 화물자전거와 세그웨이, 마차 등 친환경 이동수단을 이용하게 됩니다. 행사를 위해 지금 행궁 일대 거리는 기존의 자동차도로를 걷어내고 걷기 좋은 도보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공사 중인 길을 걸으면서 두 독일 초청자는 광경이 흥미로운지 질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프라이부르크에서 온 하르트비히 대표는 인도와 차도를 가르는 경계석을 없애는 모습을 보며, “독일에서도 차로와 인도의 구분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차로와 인도를 구분하면 차가 너무 쌩쌩 달리기 때문이지요. 사람과 같이 다니는 길을 만들어야 차들이 속력을 줄이고 조심해서 다닙니다.”라며 생태교통 페스티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이어 행궁동 벽화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아름답고 독특한 벽화도 좋지만, 이곳의 벽화는 주민이 협의해서 그림을 그릴 벽과 그릴 사람을 연결하고 조정한다는 점이 더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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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골목길을 직접 밟아본 후, 독일 초청자들은 수원시의 친환경 정책과 한국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답사 후 바로 수원시 공무원과 주민 50여 명이 참여하여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코숄 교수와 하르트비히 대표가 발표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질의응답>
Q: 시민참여를 많이 강조했는데 시민들의 의견이 다양해서 의견을 모으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했는지가 궁금하다.
A(하르트비히): 프라이부르크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것도 쉽지 않았다. 우선 시민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왔을 때 본인들이 끝까지 가담하고 적극 참여할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개자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시민회의 등을 통해서 이를 해결하도록 노력했다. 갈등이 커져서 나쁜 감정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합일점을 찾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Q: 녹색 일자리와 사회적기업의 관계는 어떠한가?
A(하르트비히): 사회적기업은 녹색 일자리와는 별개의 분야다. 독일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많다. 환경 분야에서도 그런 중견중소기업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Q: 단열과 에너지 분야에서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수원시청 건물의 경우에 어떻게 환경 친화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하르트비히): 우리가 에너지효율에 대하여 말할 때 가까운 곳을 먼저 살펴보는 것은 좋은 접근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이 회의실과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창틀이 알루미늄인 것 같은데 실내온도 변화에 이러한 창틀이 영향을 줄 것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내부에는 나무창틀을 사용하여 열을 전달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지역마다 자연환경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처마가 지붕이 별로 없어서 에어컨 사용이 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은 실외에 블라인드를 설치하여 실내에 설치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내고 있다.
Q: 유럽 경제 위기로 환경정책이나 산업도 타격을 받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A(코숄): 유럽의 경제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인데 독일은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그리고 EU의 경제 상황 때문에 독일이 세운 환경정책들을 실천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Q: 우리나라도 시민햇빛발전소가 여러 곳에서 세워지고 있는데, 독일은 어떤지 궁금하다.
A(하르트비히): 대기업들도 ‘재생에너지가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기업이 뛰어들어 시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은 적도 있다. 그래서 프라이부르크는 시가 가지고 있는 공공건물의 지붕을 시민들에게 대여했는데, ‘free sun’ 이라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이 어느 곳에 태양광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했다. 수원시에서도 보유한 공공시설의 옥상 중 시민들이 햇빛발전소를 지어 투자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면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코숄): 수원시에서 대여해 줄 수 있는 공공건물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겠다. 그런데 독일과 한국의 실정이 다를 수 있기에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된다. 특히 아파트 중심의 한국의 주거형태를 볼 때 옥상에 태양열발전시설을 설치하여 그 건물의 거주자들이 사용하기에 부족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함께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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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강연 – 한·독 도시교류포럼 ‘참여로 일구는 녹색경제’
일시 : 6월12일
장소 : 서울시청
6월12일(수) 서울시청에서 대중 강연을 열었습니다. 두 개의 세션으로 이뤄졌는데, 첫째는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와 녹색 일자리’를 주제로 독일의 녹색 경제 정책에 대한 발표와 서울시의 ‘원전하나 줄이기’ 정책에 대한 발표를 들었습니다. 두 번째 세션은 ‘친환경 도시계획과 시민참여’를 주제로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의 사례와 ‘서울시100년 플랜’에 대한 발표를 단국대 조명래 교수로부터 들었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이어 성균관대 경제연구소 김인숙 박사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 박용신 사무위원이 참여한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아래에 독일 초청자의 발표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독일 도시재생의 에너지 혁신
발표: 코트부스공대 도시공학과 교수 / 마티아스 코숄
독일은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25~30%로 확대하기로 했고 이미 많은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열에너지 시장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2년 현재 재생에너지는 전력생산량의 약 12.6%을 점하고 있다.
건축물 상태 개선을 통해서도 에너지 절감이 이루어질 수 있다. 지난 몇 년 독일에서는 많은 건물 개보수를 통해 에너지 낭비되는 건물 수가 줄어들었다. 새로 지은 건물은 기존 건물에 비해 에너지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은 에너지 소비량이 5배(평균)~10배(최대)에 달한다. 건물에서 에너지 낭비가 많은 부분이 외벽이다. 외벽 단열이 잘되면 난방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독일에는 오래된 건물이 많다. 이런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효율적일까? 오래된 건물은 신축건물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이 높다. 그러나 건축의 철거와 신축을 포함하면 건물 짓는데도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친환경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신기술이 적용된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도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적이라고 볼 수 없다. 건물의 단열을 강화해 재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물에 공급되는 에너지 공급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17세기에는 나무를 사용해 난방을 했다. 오늘날엔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고 있다. 갈수록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 증대 그래프를 보면, 1977년부터 2007년까지 단열 및 에너지 절약규정 제정에 따라 에너지 소모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2020년까지 패시브하우스 기준을 건축에 적용 예정이며, 에너지를 추가로 생산하는 플러스 하우스를 목표로 할 것이다.
참고로, 프라이부르크 주택이나 베를린 중앙역 사례에서는 태양광 패널을 지붕에 설치했는데, 지붕 위에 설치한 것이 아니라 패널 자체가 지붕 역할을 하도록 설계해서 건축 자재를 절약했다.
독일은 가전제품에 에너지 효율성을 표시하는 것처럼, 주택에서도 에너지 효율성 등급을 도식으로 표현해 시민들이 좀 더 간단한 방법으로 자신이 선택한 주택이 얼마나 에너지를 절약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주택과 에너지 공급방식을 전환한 도시를 만들기 위하여 독일 정부와 대형 은행들은 힘을 합쳐 다양한 대안을 개발하고 투자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에서 교통 분야를 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승용차는 사람들의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승용차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때문에 승용차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도시계획과 교통계획이 필요하다. 상업시설의 위치에 따라 도시 내 승용차 이용이 늘어나는 것을 코트부스 시에서 볼 수 있었다. 또한 대중교통을 어떻게 구상하는 지에 따라 승용차 이용이 영향을 받는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면 투자를 많이 하게 된다. 독일에서는 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녹색에너지는 일자리 창출의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풍력과 바이오매스, 태양 에너지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다. 최근 중국이 태양에너지 발전에서 무서운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독일의 태양에너지 일자리가 다소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재생에너지로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의 태양광발전 투자액이 일부 감소한 것은 제품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가격이 낮아서 전체 투자액이 감소한 측면과 동시에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된 모듈이 수입되고 있기 때문임)
코트부스 시는 에너지 사용에서 석탄과 갈탄 비중이 높은 도시였다. 현재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전체 전력의 34.2%에 달하며, 날씨에 따라 어느 달에는 재생에너지로 100% 전기 생산을 할 수 있기도 하다.
재생에너지 확충에 있어 극복해야 할 문제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풍력 및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생산에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전통적인 에너지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저장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앞으로 효율성과 재정적 타당성, 에너지절약 성공 여부, 시민들이 얼마나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사회적합성 등을 담아 재생에너지 전환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친 환경의 목표를 추구하지만 경제성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한다. 독일은 에너지에 많은 투자를 했고 탈 원전을 선언했다. 재생에너지 분야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산업이 활발해졌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에너지 분야에 혁신적 기술 솔루션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독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부분이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모두가 동의한다. 이 분야에 연구와 혁신적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독일은 더 많은 기술을 수출할 것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투자이다. 태양과 바람, 지열은 석유처럼 가격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친환경 도시계획과 시민참여 (프라이부르크와 보봉 생태단지)
발표: 프라이부르크 푸투어 공동 설립자 / 위르겐 하르트비히
프라이부르크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곳이다. 인구는 21만 6천 명으로 서울과 비교해 굉장히 작은 도시이지만, 독일 도시 중 성장하고 있는 주요 도시이다. 주변에 흑림이 있어 이곳의 폐 나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도 하며, 독일 남부에 위치하고 있어 햇빛이 상대적으로 많다. 또한 13만 개의 일자리가 있어 일자리가 풍부하다.
프라이부르크는 처음부터 환경도시는 아니었다. 프라이부르크의 환경운동은 1975년에 시작되었다. 인근 지역인 뷜에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이 기폭제가 됐다. 원전 반대 운동은 농민들과 포도생산과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었다. 1975년, 2만 7천 명의 농민과 포도 재배자들이 시내 광장에 모여서 원전 건설을 반대했다. 600명의 경찰이 출동 했으며 이 사태를 보고 당시 시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했다. 시위는 매우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프라이부르크의 시위참여자들을 특별하게 행동했다.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프라이부르크 사람들은 환경 친화적 도시를 건설하자고 했으며, 환경 운동이 프라이부르크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새로운 정당(녹색당)도 창당되었다. 1980년 당시에 인쇄된 엽서를 보면,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가 안부를 전합니다.’라고 적혀 있는데,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과연 가능할까’라며 비웃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프라이부르크는 환경도시가 되었고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당시에는 태양광 기술과 설비 등이 제대로 있지 않았음에도 프라이부르크는 계속 태양광을 확대하면서 기술을 만들고 상용화를 이뤄갔으며 이를 통해 환경도시를 만들어 갔다. 과거의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 또한 프라이부르크를 환경수도로 만드는 데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도 큰 계기가 됐다.
프라이부르크가 추구했던 정책들은 쉽다. 건축과 교통의 에너지 절약 방법을 도입하고,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 개선하며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프라이부르크는 ‘솔라시티’라고 불릴 만큼 태양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또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는 건물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는지 실험 등을 통해 알아냈다. 독일도 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를 수입하는데 이렇게 난방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매우 큰 손실이다. 때문에 프라이부르크에서는 건축 단열에 매우 철저한 기준을 도입하고 있다. 단열을 통한 에너지 효율성 개선, 환기시스템의 개선으로 많은 에너지를 절약했다. 참고로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의 건물을 개보수 했는데 전력소비가 205kWh에서 15kWh로 크게 개선되었다. 물론 월세가 조금 상승했지만 관리비나 전기 사용료 등이 크게 낮아져 결과적으로 이윤이 더 커졌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정책이었는데, 이는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달성했다. 열병합발전소의 원료는 바이오가스이다.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원료를 수집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흑림에서 발생하는 나무 조각 등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프라이부르크는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프라이부르크 시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정책을 운영하지 않는다. 풍력발전의 경우 행정에서 풍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세웠는데, 주민은 풍력보다 태양광 시설을 더욱 선호했다. 이런 점이 반영되어? 프라이부르크는 ‘솔라시티’가 되었다.
프라이부르크의 또 하나의 특징은 주민이 살고 있는 곳에서 전기를 생산해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시민이 전기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점들이 시민들로 하여금 전기를 소비하고 생산하는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하고, 전력을 절약하는 마인드를 갖게 했다. 또한 어떠한 발전 형태가 적절한지도 결정을 할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쓰레기 분리수거 체계도 잘 구축되어 있다. 또한 쓰레기에서 형성되는 바이오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남은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활용하기도 한다. 바이오 발전소에는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직접 방문해 과정을 관찰하고 시스템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프리썬(free sun)이라는 웹사이트가 있다. 여기에 구축된 정보를 통해 어느 곳에 태양광 시설 설치가 좋은지 확인할 수 있다. 주민은 직접 프리썬의 지도를 통해 태양광 시설을 설치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친환경 도시로 발전하면서 자전거 이용률이 늘었고, 노면전차를 적극 활용했으며, 자동차 이용자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자동차 이용을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도록 만들면서 자동차 이용을 줄여갔다. 하지만 도시 내 교통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10~20년 정도의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지방정부의 정권이 어느 정당 소속인지에 따라 자주 정책이 바뀌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프라이부르크는 녹색당 출신이나 친환경 정책을 지지하는 시장만 선출된 것이 아니었음에도 교통정책의 연속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프라이부르크의 연도별 교통지도를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노면전차 구간이 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리젤펠트와 보봉 같은 신도시는 노면전차를 통해 시내와 연결했다. 또한 신도시 내에서도 쉽게 노면전차 정거장에 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민 집에서 정거장까지 최대 500m 이내에 걸어서 접근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러한 편리성 등으로 보봉은 처음에는 주민이 5천 명이었는데 지금은 만 명으로 인구가 늘었다.
다음으로 의미 있는 것은 어린이전용구간이다.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도로인 것이다. 도로를 운전자를 위한 기능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독일은 모든 집에 정원이 있지는 않아서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충분치 않다. 어린이들이 도로로 나와서 노는 경우가 많다. 이제 프라이부르크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동차는 줄어들었고 자전거의 수는 늘어났으며 대중교통의 이용률도 늘어났고, 어린이들은 놀 수 있는 공간을 얻었다.
보봉 생태주거단지는 프라이부르크에 있는 2개의 신규 개발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원래 프랑스 군이 주둔했던 군부대였는데, 통일 후 프랑스군이 철군하면서 공간이 비게 되자 이 구역을 어떻게 활용할까를 놓고 지역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주민은 적극 의견을 말했고, 행정이 이를 받아들여 생태주택지역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처음 보봉 생태주택 지역을 설계 할 때 사람들은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다. 휴가를 즐기는 구역에는 자동차가 많지 않고 어린이들이 걱정 없이 놀 수 있어야 하며 녹지구간이 많아야 한다. 그러한 컨셉을 모두 고려하여 보봉 주택단지를 설계했다. 사람들이 걸어서 단지 내를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이를 위해 단지 내 차가 다니지 않도록 공용주차장을 마을 입구에 별도로 만들었다. 잠시 짐을 내릴 때는 집 앞에 주차할 수 있지만 모두 공용주차장에 차를 주차해야 한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카 쉐어링을 실시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잘 구축돼있기 때문에 반드시 자동차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경우에는 카쉐어링을 활용하면 된다. 행정도 카쉐어링에 참여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공무원이 활용하는 차량을 주민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최근 GPS 기술이 발전하여 요금 산정이 편리해지고 있다. 건축은 플러스 에너지 주택과 저 에너지 주택 컨셉으로 지어졌다. 또한 태양광발전장치를 장착하여, 주민은 소비하는 전기량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옥상위에 정원을 조성하여 빗물을 흡수하도록 했으며, 도로에도 녹지를 많이 설치해서 빗물이 최대한 흡수되도록 했다. 이런 것들이 도시 내 온도를 조절하여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프라이부르크에는 기업, 시민, 기관, 학교가 함께 협력하는 네트워크가 있다. 학교와 함께 환경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데,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친화적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학교에서 배우게 된다.
독일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한다. 프라이부르크 축구장은 18년 전에 태양광모듈을 축구장 지붕위에 설치했다. 당시 태양광 모듈의 가격은 지금의 5배였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고가의 모듈을 구입해 축구장 지붕에 설치했다. 시민들이 태양광 발전이 장착될 수 있도록 먼저 투자를 한 것이다. 초기 투자와 설치는 공공건물에 우선적으로 했다. 축구장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것은 성공적인 사례이다. 주민이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것에 기꺼이 투자를 했다.
중요한 점은 기술을 개발하면 기술을 통해 활용 가능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때문에 이런 기술이 현실에서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 기술 상용화를 위한 사업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프라이부르크는 이러한 초기 투자에 행정과 시민이 함께 참여했다. 또한 시민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수용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했는데, 이점 역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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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인식의 전환 / 성균관대 경제연구소 김인숙 박사
자원과 에너지를 많이 쓰면 패널티를 주고 사람을 많이 쓰면 인센티브를 주도록 경제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사람을 쓰는 일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에너지 사용에서 일자리로 변환시키는 방식으로 가야한다.
에너지 정책에서 어떻게 분산하여 일을 추진할 것인가? 시민에게 정보가 공개되고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또한 서로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과의 피드백이 얼마나 효과를 지니는 지를 판단해야 한다. 전문가가 참여하되 (소수의 개인적 참여가 아닌) 집단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융합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참고로, 비즈니스모델에서 사업성이 중요한데, 어떻게 했을 때 가장 사업성이 높을까를 보면 이해당사자가 그것에 대한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으므로, 이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시민들이 지역에너지의 효과적 활용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다.
이제 사회와 시장은 어떤 재생에너지 모델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얼마나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는 가를 고민해야 한다. 환경과 노동의 결합이 필요한 것이다. 노동조합과 환경단체가 함께 가면서 환경에서의 투자를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글_ 홍선 (뿌리센터 센터장? theresa@makehope.org)
정리_ 우성희 (뿌리센터 연구원 sunny02@makehope.org)
사진_ 우성희 (뿌리센터 연구원 sunny02@makehope.org)
안수정, 김토일 (뿌리센터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