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일. 희망제작소와 한겨레신문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상상’하자고 제안한 날짜입니다. 혹시 이런 궁금증이 생기셨나요? ‘어떻게 상상 할 건데?’ 오늘은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우리를 좀 더 자유로운 상상의 마당에 안착시켜줄 ‘소셜픽션 콘퍼런스’를 소개하려 합니다. 상상이 내일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 잘 와닿지 않으셨나요? 상상과 현실은 별개의 것이라 여기셨나요? 소셜픽션 콘퍼런스와 함께라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소셜픽션 콘퍼런스, 넌 누구냐?
누구나 한번쯤 어렸을 적 공상과학소설(Science Fiction)을 읽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던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설렘은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대형 텔레비전, 영상 전화기, 시험관 아기, 우주여행 등. 예전엔 모두 상상 속에 존재했던 것들이 이제 우리 곁에 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는 말했습니다. 공상과학소설이 과학을 움직였던 것처럼 사회 변화도 상상해야 일어날 수 있다고요. 그리고 소셜픽션(Social Fiction)을 제안합니다. 소셜픽션 콘퍼런스는 소셜픽션을 그리기 위해 많은 이들의 상상을 모으는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셜픽션에서 잊지 말아야 할 일곱 가지
이제 감이 좀 잡히시나요? 아직 부족하다고요?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보기만하는 것보다 실제 체험해 보는 것이 배움의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여러분이 더 멋진 상상을 펼칠수 있도록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희망모울에 모였습니다. 바로 소셜픽션 콘퍼런스에 직접 참여해보기 위해서인데요. 여러 번의 소셜픽션 콘퍼런스(이하 소셜픽션) 진행 경험을 가진 김산 선임연구원의 소셜픽션에 대한 설명으로 시뮬레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산 선임연구원은 더 나은, 더 기발한 상상을 돕는 상상의 원칙들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현재에서 출발해 미래를 기획합니다. 이렇게 상상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미래를 잡아먹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소셜픽션에서는 현재의 제약사항을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미래에 만들어야 할 목표를 먼저 상상합니다. 그리고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바꾸고 해야 할 일을 생각합니다. 꼭 이뤄야 할 미래가 사소한 오늘의 문제 때문에 이룰 수 없는 미래로 남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2. 의미가 부정확한 단어로는 함께 할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들도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위치에 따라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죠. 현실의 작은 차이가 먼 미래를 상상할 때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소셜픽션에서는 주로 언급될 단어에 대한 구성원들의 합의된 정의가 중요합니다.
3. 이미 있는 것들에 너무 얽매이지 말자
우리가 갖고 있는 것, 처한 상황, 상상의 실현 가능성 등에 얽매이기 시작하면 우리가 이루고 싶은 가치보다는 현실의 가능성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생각하고,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제약조건 없이 상상하는 것’은 소셜픽션의 중요한 조건입니다.
4. 기술이나 개인의 모습보다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자
사회는 단순한 개인의 집합이 아니라 그 관계의 총합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사회를 발전시켜왔죠. 소셜픽션에서는 가급적 기술이나 단순한 개인 삶의 단면을 그리기 보다는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들과 상상의 대상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상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5. 상상한 미래는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해 보자
간혹 새롭고 멋진 아이디어가 실현 단계에서 엉망이 되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 아이디어를 옛날의 기준으로 평가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새롭고 멋진 기획이 멋진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마을의 공동체 사업을 위한 평가 지표로 ‘주민들 핸드폰에 저장된 이웃의 전화번호 개수’ 같은 새로운 평가지표를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겠죠. 새로운 평가 방법은 우리가 간과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줄 것입니다.
6.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여러 다른 방법이 있다
똑같은 산이라 해도 정상에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이루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방법이 다르다고 목표가 다른 것은 아닙니다. 미래를 상상했다면 그곳에 다다르는 다양한 방법도 눈여겨보고 귀 기울여 듣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7.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찾자
미래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다면 이왕이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합니다. 보통 그런 일은 앞에 ‘힘들지만’이라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상상한 미래를 구체화하고 만들어갈 방식을 택할 때 멀고 힘들어 보이는 목표라도 해야 할 일이라면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소셜픽션의 7가지 원칙들이 지향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미래는 우리가 상상하는 만큼, 그 상상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고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셜픽션 콘퍼런스에서는 적극적인 참여와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합니다. 평소 우리는 타인의 평가가 두려워 말하고 싶은 것들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소셜픽션 콘퍼런스에서는 그런 걱정 다 접어두셔도 됩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기 위해서, 엉뚱할지라도 가치있는 생각들을 더 많이 끄집어 내기 위해서 어떤 의견이라도 ‘그래, 좋아!’라고 말하며 거기에 또 다른 생각을 덧붙여 가기 때문입니다.
소셜픽션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함께 하실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어지는 연재 글에서는 실제 소셜픽션 콘퍼런스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직접 체험한 미니 워크숍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글_ 김 산(시민사업그룹 선임연구원 skim@makehope.org)
송하진(시민사업그룹 연구원 ajsong@makehope.org)
최은영(연구조정실 연구원 bliss@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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