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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의 ‘아는 척 매뉴얼’
올 여름 북캉스족을 위한 문제적 도서목록 : 사회혁신 분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도시, 마을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학자들의 책은 우리에게 지식 이상의 울림을 줍니다. 현실의 문제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깊이 있게 이해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 3권을 골랐습니다.

‘문학적 상상력과 공적인 삶’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문학적 사유, 그리고 그로 인해 길러진 사회적 상상력과 감정이 법적 공평성에 대한 감각을 길러주며, 나아가 공적 추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문학적 상상력은 비과학적이고, 감정에 몰두하게 하며, 과학적 사유에 대해 전복적이기 때문에 법적 판결 또는 공적 정책판단과 결부되는 공평성 및 보편성과 거리가 멀다는 통념에 대해 철학적인 관점에서 반박한다. 그리고 이러한 반박은 ‘상상력의 공평함’, ‘공상과 민주적 평등성’, ‘합리적인 감정’, 그리고 ‘재판관으로서의 시인’과 같은 꽤 이질적인 개념들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편견과 혐오, 차별이 가득한 현실 정치세계에서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공적 합리성은 ‘시적 정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시인은 배제된 자들의 ‘오랫동안 말이 없던 목소리들’이 장막을 벗고 빛 속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매개자”이기 때문이다.공감을 통해 비천한 자들의 수모에 대해 개입하는, 그러한 “시적 상상력의 빛이 모든 소외된 자들을 위한 민주적 평등을 이끌어내고,” 그러한 상상력만이 그들 ”삶의 사실들을 바로잡아줄 것이며 개인의 존엄에 대한 훼손을 발견“할 것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판결 혹은 공적 결정은 분별있는 관찰, 법령과 판례 등의 전문지식, 세심한 법적 공평성을 갖춰야 하는 이성적 과정이지만, 충분히 이성적이기 위해서는 공상과 공감에 또한 능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러한 능력이 없이는 그들의 공평성은 아둔해지고, 그들의 정의는 맹목적이 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 이은경 연구원의 아는 척 가이드

책에서 주로 다루는 문학작품은 찰스 디킨즈의 <어려운 시절>과 월트 휘트먼의 시집 <풀잎>입니다. 두 작품을 미리 읽어두면 책읽기에 큰 도움이 되겠지요.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미국 시카고대학의 로스쿨의 <법과 문학>이라는 수업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저술했습니다. 또한 저자는 유엔의 인간개발지수(HDI)의 바탕이 된 ‘역량이론’ (진정한 의미의 사회발전 척도는 – GDP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자유를 부여하는 데 있다는 이론)을 공동 창시하는데 기여하기도 했지요.

윤리학과 철학의 탄탄한(그래서 정말 잘 안 읽히는!) 논거와 분석 위에 쓰여졌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 책은 고래를 통해 영감을 받아 상상력을 펼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생각나게 합니다.^^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주제로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과 같은 19~20세기의 대표적 선도 산업 국가들뿐 아니라, 최근 급속한 산업화로 세계경제의 주역이 된 중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외 선례를 두루 살펴본 책입니다. 산업유산의 선별적 보존과 재활용, 지역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도시재생 계획, 성공적인 사업을 위한 재원 조달구조, 제도적 지원, 협력적 거버넌스의 형성 과정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의 과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문제점과 이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깊게 분석했으며, 도시재생이 궁극적으로 일터·삶터·놀터의 결합으로 이어지는 구체적 과정과 경험을 상세히 살펴봅니다.

👀 허웅 연구원의 아는 척 가이드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어떻게 생겨나 변화해왔으며,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 지금 어떤 실험과 시도를 하고 있을까요? <세계의 지속가능 도시재생>은 도시의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도시적 변화의 맥락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어, 평소 도시재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재밌고 수월하게 읽힙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낭트라는 도시를 과거에 방문한 적이 없더라도, 책을 통해 해당 지역의 역사와 도시재생 일련의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났던 기발하고 다양한 시도들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특히, 역사학자, 인문·사회학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도시와 도시재생 과정을 소개한 책이다 보니, 도시재생 사업 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문학적 배경과 갈등해소 과정들도 함께 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만화경 같은 도시의 면면을 더 재밌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모두 다 같이 잘 먹고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요? 『콤무니타스 이코노미』의 저자 루이지오 브루니는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물정 모르는 몽상가의 이야기라면 흘려듣고 말겠지만, 브루니는 70여 권의 저서를 펴낸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시민공동체(콤무니타스) 중심의 경제사회 시스템 구축을 위해 애쓰는 열정적인 활동가입니다.

그는 경제학이 애초 추구하고 복무해야 할 목표가 ‘모든 사회구성원의 행복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 유명한 현대경제학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는 인류에 씻지못할 ‘원죄’를 지었습니다. 아담 스미스의 시장은 “타인의 호의(love)에 의존하지 않고도 우리의 필요(need)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고, 덕분에 우리는 “인격도 이름도 지운 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존함으로써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으며 개인적 만남도 필요 없는” 자유시장경제의 질서를 내면화한 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브루니 교수는 이처럼 돈과 상품만이 존재하는 애덤 스미스의 시장에 생략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문제의 해법이며, “시장 내에서 긍정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앞으로 수년간 우리 삶의 질에 결정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일갈합니다. 『콤무니타스 이코노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나오는 “행복한 사람은 친구가 필요하다”에서 출발해, 철학과 정치·경제학을 아우르며 단순하고 무정한 고전주의 경제학의 수요공급 곡선 위에 ‘사랑과 행복의 하트’를 그려넣습니다.

이토록 낭만적인 경제학이라니, 현실성이 없다고요? 그의 주장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사회적경제’라는 이름으로, 현실경제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걸요.

💁 이미경 연구원의 아는 척 가이드

사회적경제 분야의 이론적 대부로 불리는 루이지오 브루니는 『21세기 시민경제학의 탄생』(루이지오 브루니·스테파노 자마니 지음, 북돋움 펴냄)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이탈리아 경제학자입니다. 7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한 존경받는 석학인 동시에 ‘모두를 위한 경제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를 맡아 세상을 바꾸는 데도 열심인 활동가입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강영선, 문병기, 서보광, 손현주, 유철규, 이가람, 천세학, 최석균, 허문경 등 9명의 우리 학자들은 대안경제를 공부하는 모임을 함께하다 이 책의 원서를 접하고, 국내에 소개하기로 뜻을 모아 공동번역했다고 합니다. 사회적경제, 시민경제학, 협동조합운동, 행복의 경제학 등 대안경제 영역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저자뿐 아니라 옮긴이들도 눈여겨 보고 이분들의 저서나 강연을 접하는 것도 공부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정리: 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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