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마을간사의 ‘용감한’ 작전일지
힘든 일을 만나도 짜증내거나 찡그리지 않는다는 나이인 이순이 되어 겨우 책을 한권 내게 되었다.
학교를 마치고 30년간의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내 생각을 엮어 한권의 책으로 세상에 보내고 싶어 수첩과 볼펜은 전쟁터의 병사가 항상 총을 갖고 다니는 것처럼 나와 함께 하였다.
책 제목은 새해 시무식을 할 때마다 바뀌었다. 직장 상사한테 꾸지람을 듣고는 직장생활의 애환을, 어려운 업무를 겨우 해결하고 나서는 후배 직장인을 위한 업무 지침서를, 나이 50이 되어서는 인생 회고록으로 제목이 변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세상을 살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기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한편 생각하면 내가 학문적 업적을 쌓은 것도 아니고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고 책을 만들어 놓으면 누가 읽어 줄 것인가? 책 제목이 바뀌는 것 만큼 내 마음도 아침, 낮, 저녁마다 바뀌어 이러다간 제목도 정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였다.
직장 생활을 마치고 전북 진안군의 마을간사에 지원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배짱으로 하였는지 내가 생각해도 대견하기만 하다. 하기야, 모르면 용감한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고 한다는 말이 있기도 한다.
100만평의 녹차농장을 경영하던 대기업의 사업본부장, 이름도 알 수 없는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의 마을간사, 다시 정부에서 지원하는 200억 규모의 사업단장으로 숨가쁘게 달렸다.
생전 처음 가본 마이산 자락의 생활을 책으로 엮기로 작정하고 매일 매일의 일기를 군대 작전일지 쓰듯이 기록하였다. 작년에 생각하지도 않았던 희망제작소의 지원을 받아 책을 내게 되었다. 일기를 바탕으로 썼는데도 꼬박 1년이 걸렸다.
책을 내고 나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농촌 생활을 꿈꾸는 도시민에게 나의 경험을 알려주는 귀농 전도사가 되었다. 실패를 최소화 하는 귀농 전략 수립과 도시의 경험을 농촌에서 활용하는 귀농 가이드로 천천히 변신하고 있다.
강사님! 무진장의 농업CEO를 쓰셨지요? 지난 주에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등에 식은 땀이 흐른다. 어디엔가 나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기에.
귀농, 귀촌 강의장에서 가끔 독자를 만난다. 독자를 만나면 반가움과 두려운 마음이 교차한다. 책방에 가면 내가 쓴 책을 어루만져 보고 다시 내려 놓는다. 어서 빨리 좋은 독자를 만나 다른 서가에 꽂히기를 바란다. 좋은 곳에 딸 시집 보내는 마음 보다 더 간절한 마음 뿐이다.
도시의 인구 과밀, 환경 문제와 농촌의 인구 부족, 고령화 문제를 도시민의 귀농, 귀촌에서 찾기 위해 오늘도 ?<무진장의 농업CEO>를 들고 뛴다.
글_노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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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희망제작소 사무팀 이용신 연구원
메일: cacer56@makehope.org
전화: 02-2031-2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