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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 (6) 지진 폐기물,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
지난 3월 초, 미야기현(宮城?)과 이와테현(岩手?) 재해 지역의 복구 현장을 방문했다. 지역 주민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 복구 상황에 대해 들었다. 쓰나미가 모든 것을 쓸어간 지 1년째. 재해 현장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미야기현과 이와테현의 연안 지역은 17년 전 고베와는 전혀 사정이 달랐다. 예를 들면 내륙 지역인 센다이(仙台)는 무너진 절벽이나 부서진 가옥 등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가지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이 보였다. 물론 진도 6의 여진이 일어났던 나가노현 사카에무라(長野??村)등은 심각한 지진 피해가 있어 사정이 많이 다르다. 그러나 연안 지역으로 들어서면 풍경이 달라진다.
[##_Gallery|1279833552.jpg|폐허가 된 밭|1020212309.jpg|토대만 남은 건물터|width=”350″ height=”300″_##]
이번에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나토리시 유리아게(名取市?上) 지역을 한참 걸어 보았다. 몇 채 안 되는 폐가가 남아 있을 뿐 사방을 둘러봐도 넓은 평지 위에 남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건물 토대만이 이곳이 전에는 주택이 밀집한 곳이었음을 알려준다. 비가 내린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에 물구덩이가 있다. 지반이 내려가 (수십 센티에서 1미터 정도) 물이 빠지지 않게 된 것이다. 즉, 복구를 하려면 건물의 토대를 밀어 깨끗하게 정리한 다음, 그 위에 흙을 쌓아 전의 높이로 만든 후에 집을 재건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의 현실은 복구는커녕 복구의 전제가 되는 전 단계 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 마이너스의 출발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연안 재해 지역 또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연안 재해 지역이 지금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인 것이다. 폐가를 철거하지 못하고 있는 곳도 상당수에 이른다.
17년 전에 고베에 갔을 때는, 재해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었다. 재해 지역은 구경거리가 아니고, 재해 주민은 구경할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재해 지역을 마치 관광 삼아 둘러보는 사례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재해를 당한 동북지방 연안 지역에서는, 재해 주민들의 이러한 시선을 느낄 수 없었다. 센다이에서 미야기현 이시마키(石?)시 그리고 이와테현 미야코(宮古)시로 향했다. 눈발이 점점 세졌다. ‘지진이 일어나고 쓰나미가 밀려왔을 때 얼마나 추웠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시마키시는 이번 재해로 가장 많은 폐기물이 발생한 지역이다.
동북 지방 재해지역의 재해 폐기물은 세 현을 합쳐서 약 2,247만 톤(이와테현 약 449만 톤,미야기현 약1,570만 톤, 후쿠시마현 약 225만 톤)으로 추계되고 있다고 한다. 한신?아와지 대지진 때 약 2,000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된 것과 비교해보면 극단적으로 많은 양은 아니다. 하지만 전국에서 발생되는 연간 일반 페기물의 약 2분의 1에 상당하는 양이다.
일반 페기물 처리는 기초자치단체인 시정촌(市町村)의 일이지만, 재해 지역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재해로 인해 행정 기능이 마비되어 광역자치단체의 일부 현들이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처리비는 전액 정부가 보조할 방침이다. 현재의 폐기물 처리 방침은, 방사능 오염 문제를 안고 있는 후쿠시마현의 일부를 제외하고, 2012년 3월 말까지 모든 폐기물을 임시 보관장으로 옮긴 뒤, 2014년 말까지 처리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실행 또한 불투명하다.
[##_Gallery|1082113367.jpg|30m 높이의 폐기물 더미|1046816529.jpg|끝없이 이어진 폐기물 |width=”350″ height=”300″_##]
자치단체별로 처리해야 할 폐기물량을 보면, 이시마키시가 616만 톤, 히가시마쯔시마(東松島)시가 166만 톤, 케센누마(?仙沼)시가 137만 톤의 순으로 이시마키시의 폐기물량이 눈에 띄게 많았다. 시내에는 거대한 임시 보관소가 몇 군데나 있었다. 이 폐기물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야코시 쓰레기 처리장을 견학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설회사가 설립한 거대한 시설이었다. 그곳에서 폐기물들을 분리하고 있었다.
분리하지 않은 쓰레기를 그대로 태울 수 있는 소각로가 어디에 있겠는가. 재해 폐기물들은 전혀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들이다. 각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해 들이는 수고를 생각하면, 분리되어 있지 않은 재해 폐기물들을 분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시간이 필요한 작업인지 상상이 될 것이다. 미야코시는 가옥과 건물 토대의 콘크리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폐기물을 임시 보관소에 모은 다음, 일부를 도쿄에 보내서 처리하기 시작했다. 도쿄로 보내는 폐기물은 방사능 검사와 폐기물 처리를 매우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
현재 도쿄와 오사카를 비롯하여, 재해 지역 폐기물 반입이 거론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반대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은 방사능으로 오염된 재해 폐기물을 지역의 일반 쓰레기 처리장에서 소각하면 방사능 오염이 또 다시 확산될 것이라는 것이다. 광역 처리를 촉구하는 의견은 재해 지역의 복구를 위해서는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사능 물질의 해독성을 생각할 때, 방사능 오염에 대해 우리는 더욱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문제는 오히려 다른 곳에 있다. 광역 처리가 받아들여져 쓰레기가 소각된다 해도, 재해 폐기물 처리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거꾸로 광역 처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각이 다소 지연된다 해도 처리 속도에는 큰 영향이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폐기물을 소각하기 위해서는 분리가 먼저 되어야 하는데, 현지에서 보면 폐기물들의 분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동 대지진 때는 재해 폐기물을 매립해 요코하마의 야마시타(山下) 공원을 만들었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폐기물을 매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엄격한 분리가 필요하다.
재해 폐기물은 트럭으로 처리장에 운반된다. 최초의 분리 작업은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즉 트럭이 마당 한쪽에 재해 폐기물을 쏟아 놓으면, 육안으로 불연물과 위험물을 골라낸다. 이번 지진의 폐기물은 모두 바닷물을 뒤집어 쓴 것들이라 구아노 등의 해저 퇴적물 등에 오염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이 손으로 작업하면 파상풍에 걸릴 위험성이 크다. 혹시 손에 작은 상처라도 있으면 그 상처에 폐기물에 묻어 있던 미생물 등이 들어가 파상풍에 걸릴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분리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파상풍 예방 주사를 접종하고 있다.
[##_Gallery|1086968919.jpg|폐기물 처리 수작업 중|1148769527.jpg|폐기물 임시 저장소|width=”350″ height=”300″_##]
작업하는 사람들은 모두 파상풍의 위험성을 무릅쓰고, 마당에 쏟아놓은 폐기물에서 소각할 수 없는 것들을 골라 낸다. 엉거주춤하게 허리를 굽히고, 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야외에서 작업을 한다. 바람을 막아주는 칸막이가 있지만 살을 에는 북풍을 막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여름이 되면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작업자들은 모두 지역에서 고용된 사람들로서, 이번 재해로 어장과 논밭 등 생활을 꾸리던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고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수작업 후, 금속을 선별하고, 목재(큰 목재는 재목 업자에게 인도한다) 등을 선별하는 등,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 골라낸다. 그리고 폐기물을 분쇄해 크기를 가지런히 맞추어, 소각할 것과, 시멘트 등의 재료로 재활용할 것으로 나눈다. 시멘트 공장은 폐기물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분리되는 일일 폐기물의 양은 시의 소각로에서 충분히 소각시킬 수 있는 양이다. 소각하기 전의 분리 처리가 문제이지, 폐기물의 광역 처리나 소각로의 부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재해 폐기물이 바다의 미생물뿐만 아니라 방사능까지 오염되어 있다면, 사람의 수작업은 불가능하며, 또 허용해서도 안 된다. 후쿠시마현의 복구가 더 힘들고 곤란할 것이라는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
미야기현 내에서는 해안을 따라, 몇 개의 소각로를 가동해 폐기물을 조금씩 소각하고 있다. 그 소각로에는 ‘간바로(かんば?·힘내라)’라고 적혀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복구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주민들의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 이와테현 카마이시(釜石)시에 있는 나의 생가도 쓰나미로 토대와 철골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철거할 예정이지만 아직 잔해를 그대로 드러낸 채로 있다. 나의 재해지도 아직 복구가 시작되기 전인 것이다. 재해를 복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긴 안목을 갖고 추진해야 할 것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주요저서 <지방공공잔체의 재정의 건전화에 관한 법률 구조>
<NPO와 행전 협동의 재구축> <표준재정 규모에 관한 고찰>
<지방재정레포트 08> <자치총연>
<도쿄도에서 본 삼위일체 개혁-세원 이양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 지방 관계>
번역_ 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westwood@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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