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잠 못 이루는 밤


지난 1년 동안, ‘해피시니어’는 나에게 무엇이었나.
‘해피시니어’와 ‘행복설계아카데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조계사로 향했습니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2009  해피시니어 어워즈> 행사장인 조계사 전통문화예술회관에 다다르자 반가운 얼굴들이 보입니다. 한 시간 여 답을 못 찾던 차에 퍼뜩 답이 떠오릅니다.

‘그래, 사람들이야. 따뜻한 사람들!’

날씨가 급작스레 추워진 탓인지 아직 식장 안이 썰렁합니다. 지난 해에는 국회의원들까지 참석했었는데, 오늘은 회원들 자리가 비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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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가 다가오자, 사회자 오한숙희 씨가 인사를 올립니다. 대중에게 친근한 분답게 먼저 큰 소리로 인사를 청해 분위기를 띄우네요.

“오늘 행사 사회를 맡아달라고 하여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반갑습니다. 박 변호사님의 새로운 직업이 디자이너네요. 소셜디자이너. 사회를 디자인하는 사람… 여러분도 그 길을 함께 가고 계시지요? 지난 해 수상하신 세 분이 금년 시상식 준비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는 소식에 벅찬 감동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울러 해피시니어 사업을 주관하고 계신 홍선미 교수님, 사업을 꾸준히 할 수 있게 지원해 주신 대한생명 손영신 상무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역시 오한숙희 씨는 참석자를 소개하면서 행사를 초반부터 맛깔나게 이끌어 갑니다. 마치 동네 아줌마들을 모아놓고 수다떨 듯 자연스럽네요. 이어서 홍선미 교수님이 단상에 올라, 지난 3년간의 해피시니어 발자취에 대해 설명합니다.
 
“해피시니어 사업에 이제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2006년 12월 부터 전문직 퇴직자를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행복설계아카데미’가 기획되어 실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11기의 정규교육을 실행하면서 306명이 수료하였고, 약 49%의 수료생이 대표, 상근활동가, 전문위원, 자원봉사 등 다양한 형태로 NPO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NPO리더십 워크숍, NPO경영학교 과정을 운영했고, NPO정보센터에서는 500여 비영리단체의 정보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지역과정을 확대하고, 앞으로 ‘시니어 사회공헌센터’를 만들어 보조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어 최상용 심사위원장(희망제작소 고문)이 단상에 올라 심사위원으로서의 고충을 전합니다.

“지난 10월 26일부터 한 달 동안 공모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였습니다. 첫번 째는 희망씨앗상, 두 번째는 새삶개척상, 세 번째는 행복나눔상입니다. 이 상을 받지 못한 분들께는 장자크 루소의 이야기로 위로를 드립니다. 루소는 수상에서 탈락하였지만, 깊은 사색으로 위대한 고전 <사회개혁론>을 남겼으니까요. 수상자분들께는 더 큰 사명감을 기대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금

‘희망씨앗상’은 두 분이 공동 수상하셨는데요, 먼저 희망도레미 대표 한석규님이 단상에 오르셨습니다. 늘 밝은 얼굴과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감싸며 박원순 상임이사 못지않은 아이디어 뱅크로 활기차게 사시는 분입니다.

“행복설계아카데미 교육과정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변하길 원하면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말이 특히 가슴에 닿았습니다. 하지 않는 일에 대한 후회가 한 일에 대한 후회보다 더 클 테니까요. 상의 이름에 버금가게 앞으로 더욱 잘 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지난해 수상자 서재경 님이 상장과 부상을 안겨드립니다. 사회자 오한숙희 씨가 “황금 한 냥을 반짝반짝 빛나게 보여주세요. 금 값 비싼데~~이 금은 더 비쌉니다” 하며 분위기를 이끕니다.

‘희망씨앗상’ 또 한 분의 수상자는 달팽이 건설 박영규 상임이사입니다. 건설협동공동체의 정신이 잘 살아있는 소박한 경영원칙으로 이미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기업입니다. 사회자가 “달팽이가 건설업체 이름으로 딱 맞는다”며 마이크를 건넵니다.

“달팽이는 1가구 1주택이고 자기 몸짓에 비해 큰 집을 절대로 갖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거권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희망씨앗상 이름처럼, 희망을 계속 뿌려달라는 당부로 알고 이 상을 받겠습니다.”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박영규 님은 얼굴가득 웃음을 지으시며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호기 있게 말씀하십니다. 젊은 시절부터 해외입양아들의 부모 역할(위탁가정)을 하셔서 그런지 순수함이 가득 묻어납니다.

수상자들의 따뜻함이 전해져서일까요. 얼핏 홀 안을 둘러보니 어느새 참석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모두들 만면에 미소를 띠시고 오늘의 수상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사회자는 “이런 분들의 봉사 때문에 우리사회가 따뜻해지나 봅니다”하며 해피시니어 사업을 내년에도 대한생명에서 계속 지원하는지 집고 넘어갑니다. 손영신 대한생명 상무님이 큰소리로 “내년에도 계속 갑니다!” 라고 확답을 주시네요. 노련한 사회자가 이끄는 힘이 막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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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새삶개척상’ 수상자 윤종태 님입니다.

“40년 만에 고향에 내려가 보니 ‘아힘나평화학교’에서 일손을 필요로 하더군요. 저기서 영상을 찍고 있는 학생이 혼자서 북한에서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를 거쳐 맨발로 왔습니다. 앞으로 농업을 공부하여 통일의 일꾼으로 자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하고 생활하려고 내려갔는데 가서 보니 더 급한 것이 어르신 문제입니다. 70세가 넘어 혼자 외롭게 사는 분들이 한 마을에 반 이상입니다. 실제로 일을 해보니 퇴직자들이 할 일이 정말 많더군요.“

제도권 밖의 사람들을 감싸 안고 마을을 만드시면서 담론의 장을 열고 싶으시답니다. 여럿이 함께 해 나가면 훨씬 큰 힘으로 돌아올 테니까요. 작년도 수상자 서병수 님이 곁에서 축하를 해 주십니다.

다음은 웃는 모습이 참 아름다운 ‘행복나눔상’ 수상자 김대철 님이 등장하시네요.

“나이도 어리지만 봉사경력도 5년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저는 ‘해피주니어’입니다. 이 상의 의미는 주니어에서 시니어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알고 받겠습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5천 명의 활동천사 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김대철 님은 (주)아이정보기술 대표로 일하시면서 시간을 쪼개 아름다운 가게 활동천사, 자원봉사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나눔을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주변의 CEO들이 이 활동에 참여토록 권유하여 취약지구에 CCTV 설치도 무료로 해주고 있고요. 작년도 수상자 송래형님이 반갑게 인사하십니다. 사회자가 상장과 부상이 사진에 잘 나오도록 PD역할까지 하시네요. 뜻 깊은 시상식의 사회자로 안성맞춤입니다.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피니 얼굴에서 아름다움이 피어납니다. 맑은 심성이 드러나는 웃음을 이곳에서만 나누기에 아까울 정도입니다.

마지막 순서로 가수 임지훈씨가 축하공연을 펼칩니다. 이층에서 내려다보니 임지훈씨도 뒷머리가 많이 빠졌네요. 세월은 누구에게도 빗겨가지 않나봅니다.

“행복은 성적순도 아니고 나이순도 아니란 걸 보여주신, 훌륭하신 선생님들 마음을 받아듣고 흐뭇했어요. 희망제작소가 커다란 희망의 뿌리를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바람을 담아 첫 곡으로 ‘상록수’를 선사하겠습니다.

상록수에 이어 임지훈 씨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봄날은 간다’를 구성지게 부르니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연륜이 쌓여 귀와 눈, 가슴이 열려야 이 노래의 깊이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인생의 봄날은 시기가 언제이든 내 안에서 피어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를 나누며 서로 용기를 주시는 해피시니어 모든 분들께 다가올 봄날을 기약하면서 1부 행사가 끝났습니다. 

“지구는 차갑게, 사랑은 뜨겁게”

자리를 옮겨 경복궁 뷔페에서 축하연 겸 해피시니어 송년회를 열었습니다. 들어서니 행설아총회에서 수고하여 오색 풍선 아래 각 기수별로 자리를 배정해 놓고 명찰도 만들었네요. 모이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항상 세심히 배려하시는 허 호 회장님의 마음이 엿보입니다.

축하연의 사회자는 9기 이갑수 선생님이십니다. 파마머리에 노란 넥타이, 전문 사회자답게 준비하셨네요. 예감이 좋습니다. 박원순 상임이사님의 “지구는 차갑게, 사랑은 뜨겁게” 선창에 맞추어 모두들 잔을 높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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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나 싱글벙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각 기수별로 인사를 하고, 가장 많은 인원이 함께 한 10기 선생님들께 와인이 선물로 안겨졌습니다. 우리 6기 팀에서는 총 인원수를 고려해 출석률을 잡아야한다고 투정이 터져나왔습니다.

각 기수별로 장기 자랑이 이어졌습니다. 노래에, 춤에… 숨겨놓은 끼가 다 나오는군요.
 
1기 김신형 선생님, 류형모 선생님, 최혜정 선생님, 3기 회장님과 총무님의 환상적인 노래와 춤, 4기 최용완 선생님 부부는 멋진 노래 솜씨로 좌중을 압도하십니다. 홍정구 선생님은 광주 비엔날레에서 활동하시다가 올라오셨다는데 최신 펑키스타일로 변신을 하셨네요. 5기엔 장영현 선생님이 분위기를 끌어가시고 6기에서는 머리띠를 하신 연제훈 선생님 주도하에 모두 나와서 춤으로 압도합니다.

희망제작소 팀은 상임이사님의 노래에 맞추어 백댄스를 췄습니다. ‘혜은이’ 강정미 선생님의 ‘열정’ 노래로 또 한 차례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젊은 연구원 재흥 씨는 ‘위하여’를 소리 높여 답가로 불렀지요.

아 참! 중간에 <행설아 어워즈> 시상도 하였습니다. 카페에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 분들, 한 해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예쁜 상장과 아름다운 선물을 안겨주시네요. 저도 받았습니다. 글이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참 고마운 사람’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좋은 글을 짓고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는
참 고마운 사람,
 정인숙

1부 행사에서 시루떡으로 커팅을 했는데, 이것도 일일이 봉지에 담아 안겨주시더군요. 떡을 가지러 갔더니 유시주 소장님이 소매를 걷고 떡을 담고 계십니다. 인턴과 연구원, 소장이 어우러져서 일하는 분위기… 이런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어 오늘 백여 분이 참석하여 이렇게 흥을 돋우나 봅니다. 상임이사님과 팀장님은 이 테이블 저 테이블로 다니시며 인사를 하고 덕담을 나누시네요. 만나서 반갑고 같은 길을 가는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오가기에 따뜻한가 합니다.
 
여흥의 시간이 끝나자 오늘 참가자들에게 상을 주시네요. 대상은 4기 최용완 선생님 부부, 인기상은 10기 황순영 선생님, 참가상은 모두에게. 해피시니어가 주최하는 행사는 항상 따뜻함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쏟기에 가능하겠지요.

전경배 사무국장님이 꼼꼼히 행사를 챙기는 가운데 9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헤어질 시간. 내년을 기약하며 서운한 마음을 나눕니다. 그날 밤, 추위가 몰아치는 경복궁 근처에서 집에 돌아가시지 못하고 서성이는 행설아 팀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올해, 행설아 덕택에 조금 더 행복했소’ 라는 눈빛을 교환하면서.

글_ 정인숙
사진 _ 임상태, 이재흥, 강평석

[##_1L|1254336217.jpg|width=”94″ height=”72″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해피리포터 정인숙    (isuk11@hanmail.net)

중고교 영어교사로 50세까지 지냈다. 글읽고 음악듣고 영화보기를 즐긴다. 나무를 살펴보며 걷는 새로운 즐거움에 빠져있다. 해피리포터로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 가열차게 글을 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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