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싱크탱크들(2)] 워싱턴 싱크탱크세계의 풍운아 :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

[##_1L|1387753451.jpg|width=”252″ height=”161″ alt=”?”|이안 바스케즈 연구원_##]
글/사진 홍일표(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조지워싱턴 대학교 시거센터 방문연구원)

케이토연구소(The Cato Institute, http://www.cato.org)는 1977년 시장자유주의(libertarianism) 운동가들인 찰스 코크(Charles Koch)와 에드워드 크레인(Edward H. Crane)에 의해 설립되었다. 케이토연구소는 자신의 임무를 “제한된 정부, 자유 시장, 개인의 자유, 그리고 평화라는 원칙에 입각한 공공 정책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며 연구소는 “미국과 전세계에 자유롭고 열린 시민사회를 만드는데 적절한 정책 제안을 이끌어 내고, 대변하고, 증진시키고, 확산시키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수단들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케이토연구소측은 현재 미국 사회에서 ‘보수적(conservative)’이나 ‘자유주의적(liberal)’이라는 개념이 모두 왜곡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기업가 정신’, ‘자유시장’, ‘시민적 권리에 대한 엄격한 옹호, 복지국가와 외국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대한 비관주의와 결부된 낮은 세금’ 등의 요소로 결합된 ‘시장자유주의(libertarianims or market liberalism)’이라는 이념을 강조한다고 주장한다. 연구소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케이토(Cato)’는 미국 독립전쟁의 철학적 기초를 다지는데 기여한 일련의 자유주의적 팜플렛인 ‘케이토 편지(Cato’s Letters)’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케이토연구소는 1981년 워싱턴 디씨로 본부를 옮긴 이후부터 케이토연구소는 본격적 성장을 시작하게 되고 사회보장의 민영화, 마약의 합법화, 해외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 등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주장을 제기하며 언론과 정계, 그리고 그때까지 싱크탱크들과 크게 관련이 없었던 중견기업인들의 관심과 지지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93년 현재의 건물로 이전하면서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로 굳건한 지위를 점하게 된다. 앤드류 리치(Andrew Rich)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보좌관, 언론인 등 실제 정책형성에 관여하는 이들에 대한 면접조사를 통해 확인해 본 바에 따르면, 케이토연구소는 이들 사이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져, 1993년에는 5위, 1997년 조사에서는 3위를 기록하였다. 언론인용 빈도 역시 매우 높아 언론감시 웹사이트인 페어(FAIR)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케이토연구소는 2004년에는 전체 싱크탱크 가운데 5위, 2005년에는 4위를 기록하여 브루킹스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미국기업연구소 등과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임을 알 수 있다.

케이토연구소의 2007년 3월 31일 현재 총자산 규모는 24,674,000달러, 이 가운데 부채는 907,000달러이며 순자산은 23,767,000달러이다. 이처럼 자산규모가 작은 것은 현재 케이토연구소가 입주해 있는 메사추세츠 거리의 본부건물이 실제 가격보다 훨씬 낮게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연례보고서에서는 밝히고 있다. 2006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케이토연구소의 1년 수입은 20,447,000달러이며 이 가운데 약 74.3%인 15,185,000달러가 개인들이 낸 것으로 되어 있다. 재단으로부터 3,113,000달러, 기업 571,000달러, 프로그램 수입이 867,000달러, 그리고 기타수입이 711,000달러인 것으로 나타나 다른 싱크탱크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수입구조임을 알 수 있다. 특히 15,000명에 달하는 개인후원자들은 케이토연구소가 탄탄한 재정기반을 갖게 만든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케이토연구소의 지출구조는 다른 싱크탱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1년 지출 19,400,000 달러 가운데 약 71%가 프로그램 사업비, 17%가 일반운영경비, 그리고 12%가 재원개발에 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토연구소에는 현재 약 95명의 상근 연구원과 스탭들이 근무하고 있고 연구원과 스탭의 비율은 약 5 : 5 정도이다. 이외에도 70명의 겸임 학자들, 20명의 펠로우, 인턴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현재 대표는 창립자인 에드워드 크레인(Edward H. Crane)이 계속 맡고 있다. 케이토연구소가 현재 다루는 연구 분야는 매우 방대하다. 큰 범주로만 구분해 보더라도 예산과 세금정책, 시민권, 헌법연구, 형사소송과 법집행, 방어와 국가안보, 국내 이슈, 경제학과 경제철학, 교육과 아동정책, 에너지, 환경과 기후, 외교정책, 정부와 정치, 건강보험, 국제경제 및 발전, 법과 법적 이슈, 시장자유주의 철학, 화폐 및 은행정책, 규제연구, 과학과 우주, 사회보장, 전기통신 및 정보정책 연구, 테러리즘, 무역, 사회복지와 노동력 등을 포괄하고 있다.

인터뷰는 2007년 4월 24일 오후 2시 30분부터 약 한시간 가량, 세계 자유와 번영 센터(Center for Global Liberty and Prosperty) 책임자인 이안 바스케즈(Ian Vasquez)와 진행하였다. 그는 현재 외교관계평의회(the Council of Foreign Relations)의 회원(term member)이기도 하며 라틴 아메리카 문제, 마약 문제, 경제 발전과 국제기구 문제 등을 담당하고 있다.

[##_1R|1188435843.jpg|width=”248″ height=”159″ alt=”?”|케이토 연구소의 투명한 건물 외벽_##]

케이토 연구소의 활동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희 연구소는 정부로부터 단 한 푼의 돈도 받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이념이 제한된 정부, 자유 시장,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정부의 돈을 받는 것은 자칫 우리의 이념을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년 60여 종 이상의 출판물들 내고 있고, 단행본 출판 또한 매년 10권-12권정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1년에 세 번씩 내고 있는 <케이토 저널>(CATO Journal)과 격주간의 <규제 매거진>(Regulation Magazine)은 매우 중요한 잡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언론 전략 역시 중요하여 적극적으로 기명칼럼(op-ed)을 쓰고 있으며 소속 연구원들이 라디오나 텔레비전에도 많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책포럼과 북 포럼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청중들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다가가려 하는데, 우리들의 청중은 단지 워싱턴 디씨 내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대중들의 감정을 디자인하고 그들의 사고를 전환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의 주장이 벨트 웨이(belt Way) 내의 정치에서는 ‘급진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실은 그것은 미국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 온 ‘전통(tradition)’이며 ‘상식(common sense)’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가 점점 커지면서 정부도 점점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마약의 합법화’와 같은 저희들의 주장은 지금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25년 전 쯤 이러한 주장을 내놓았을 때는 아무도 여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사람들은 우리들의 주장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의 사고를 어떻게 ‘전환’시킬 것인가에 대해 저희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저희는 연금이나 사회보장(social security)의 민영화(privatization)를 1977년 창립 때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 오고 있습니다. 그때는 자못 충격적인 주장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이미 주류적인 시각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저희는 ‘긴 안목(long term view)’을 가지고 국내, 외 정책, 세금, 헌법, 천연자원, 이민, 건강보험, 세계의 자유와 번영, 경제 발전, 국제경제 등 다양한 쟁점들에 대한 연구 성과들을 발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 국가의 경제발전에는 국제적 요인보다 국내적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희는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등에 대해선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프레이저 연구소(The Fraser Institute)와 함께 지난 35여 년 간 매년 각국의 경제 자유 정도를 평가하여 『세계의 경제 자유』(Economic Freedom of the World)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 연구는 각국의 경제자유가 번영, 인간 자원, 평등, 부패의 감소를 이끈다는 결과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계속 주장해 오고 있는 “보다 작은 정부의 개입과 역할”이라는 것이 실증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현재 케이토연구소는 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로 운영되는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중국어와 프랑스어 사이트까지 개설할 예정입니다. 이는 우리들이 가진 이념과 가치, 즉 고전적 의미의 자유주의(classical liberalism)를 세계의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언어로 구성된 웹사이트의 내용물 가운데 대부분은 케이토연구소의 자료를 번역한 것들이지만 원래 그 언어로 작성된 자료들도 게재되고 있습니다. 이런 웹사이트의 운영 모델은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어 웹사이트의 경우, 스페인어가 자유로운 제가 여기서 그것을 담당하고 있고, 라틴 아메리카 여러 나라에 우리 연구소의 협력단체들이 있어 공동으로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아랍어나 러시아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의 담당자와 현지의 담당자가 협업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 웹사이트가 해당 국가의 언론들과 기사공동게재협약(syndicat)을 맺고 있어,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매주 저희들이 스페인어로 작성한 기사나 칼럼 등이 해당 국가 신문에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시장자유주의’에 대해 공감하는 이들이 중동이나 러시아에도 적지 않은 것이죠. 작년 죠지아 주에서 러시아, 중국, 라틴 아메리카,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시장자유주의’를 주제로 한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더욱 능동적인 국제 네트워크가 결성되고 있습니다.

한편 저희들이 최근에 발간한 『더 나아지는 세계 : 우리는 왜 더 깨끗한 지구에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그리고 더 편안하게 살고 있는가 The Improving State of the World: Why We’re Living Longer, Healthier, More Comfortable Lives on a Cleaner Planet』(Indur M. Goklany. 2007. Cato Institute)에서는 경제적 자유가 인간자원의 개발, 소득수준의 향상과 같은 경제적 이슈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나 지구온난화 문제에 있어서도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현재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규제를 통한 해결’ 방안과는 많이 다른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케이토연구소의 재정구조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연구소 재정의 약 75%는 개인들(individuals)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매우 독특하지요. 현재 우리 연구소의 회원은 약 15,000명 이상이며 이들은 매년 100 달러에서 500 달러, 1,000달러, 5,000달러 또는 25,000 달러 이상 회비로 내고 있습니다. 거액 납부 회원과 소액 납부 회원이 섞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25%는 재단이나 기업으로 받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는 정부 계약을 수주하거나 컨설팅을 하여 돈을 받는 행위는 일체 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특정한 연구주제에 대해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이념과 임무를 공유하여 연구소의 일반적 운영(general operation)을 후원하는 형식으로 돈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연구 주제에 대한 연구계획서를 작성하여 연구소에 제출하면 그것에 대한 재정지원을 받게 됩니다. 연구원들이 재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연구계획서를 쓰는 부담이 다른 싱크탱크들과 비교할 경우 매우 작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일반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독특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희들의 독특한 ‘정치적 포지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어떤 이익집단도 대변하지 않습니다. 이는 많은 미국의 싱크탱크들이나 애드보카시 그룹, 정치인들과 구별되는 특징이라 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이익집단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 역할, 재정 지원 등을 요구하게 됩니다. 자신들을 위해서는 ‘더 큰 정부’를 기대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우리들의 이념과 상반되는 것입니다. 저희는 “보다 더 적은 돈이 들어야 한다(less money should be)”는 것을 제1의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더 많은 일을 하지 않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익집단을 대변하지도, 정부로부터 어떤 재정지원도 받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지요.

회원 구조를 살펴보니 케이토 클럽 200(Cato Club 200)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그건 무엇인가요? 그리고 현재 케이토연구소의 회원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가요?

그것은 1년에 25,000 달러 이상을 내는 회원들의 모임입니다. 이렇게 클럽을 만들고 그들 사이에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이 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케이토연구소의 연구자들이 현재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해 발표도 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케이토 클럽 회원이 되면 케이토연구소가 내는 모든 출판물, <규제 매거진>, <케이토 저널>, <케이토 정책 리포트> 뉴스레터, 케이토연구소 활동에 대한 에드 크레인 대표의 메모, 대표로부터의 특별 이메일과 편지 등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 연구소를 후원하는 기부자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앞서 마약의 합법화를 말씀하셨는데요. 마약이 합법화되면 그에 상응하여 정부의 새로운 역할이 다시 부여 되는 건 아닌가요? 그리고 ‘마약의 합법화’와 같은 주장은, 일반적으로 케이토연구소에 대한 평가, 즉 ‘보수적(conservative)’이라는 평가와 일치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현재 마약정책과 비교해 본다면 정부의 역할은 훨씬 더 줄어들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의 개입이 적으면 적을수록 개인의 자유는 더욱 커지기 때문이기에 우리는 마약의 합법화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의 입장이 미국 내의 ‘보수(conservative)’와 ‘진보(progress)’ 사이에서 혼란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결코 ‘보수적(conservative)’인 집단이 아닙니다. 우리는 좌파(left)나 우파(right)에 대해 모두 비판적입니다. 예컨대 우리는 좌파들이 주장하는 사회보장정책이나 시장규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역할 강화 등에 대해 비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현재 우파들이 안보와 동맹을 이유로 엄청난 군사 예산을 책정하고 전쟁을 치루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정부 역할을 강화해 나가는 것, 마약이나 이민의 규제를 강화하는 것 등에 대해선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저희가 보기에 현재의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더 큰 정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보수주의자들의 핵심 가치인 ‘자유 시장’이라는 가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동안 백악관과 의회 모두 공화당에 의해 장악되어 있으면서 부시 행정부가 주도한 엄청난 예산 사용과 국가의 기능 강화를 견제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백악관에 대해 의회가 적절한 견제를 할 수 있었던 클린턴 행정부 시기가 오히려 보수적 가치에 부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_1L|1403192180.jpg|width=”266″ height=”159″ alt=”?”|_##]공화당과 민주당, 우파와 좌파 모두에 대해 비판적이라면 케이토연구소는 어떻게 현실 정치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까?

우선 ‘성공’, ‘영향’, ‘효과’ 등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라는 문제 자체가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최근 몇 년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주장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정책이 만들어지고 운영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시장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연구소 홈페이지에 개설되어 있는 <케이토 언바운드>(Cato Unbound)라는 블로그 사이트의 지난달 토론 주제가 “시장자유주의의 과거와 전망(Libertarianism : Past and Prospects)”이었고 많은 이들이 시장자유주의라는 우리의 이념과 현실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펼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장자유주의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입니다. 사람들은 현재의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민주당조차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나섰을 때 전쟁을 반대했던 거의 유일한 싱크탱크가 바로 우리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들이 가진 가치와 이념에 따라 꾸준하게 공공정책에 영향을 미치려 노력해 왔고 바로 이러한 이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자유주의’라는 것은 그 자체로 독특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가장 전통적인 서구의 철학이기에 그 기반이 매우 넓다는 점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케이토연구소 홈페이지에서는 ‘철학’, 특히 ‘시장자유주의’에 대한 논의나 자료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 또한 개별 정책보고서를 작성할 때 ‘철학’이나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연구소들과 달리 우리 스스로의 이념(ideology)에 대해 훨씬 투명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떤 정책도 가치중립적일 수는 없습니다. 그런 가치들로부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척 말하는 것은 솔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정책이 더 낫고 어떤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에는 가치가 반영되는 것이지요. 우리 건물을 보시면 외부가 모두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투명함’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자유주의적(liberal)’이라는 용어가 매우 왜곡되어 버렸습니다. 예를 들어 브루킹스연구소를 ‘자유주의적’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은 정부의 개입을 중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전통적인 의미의 ‘자유주의’와는 다르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미국에서 ‘자유주의적’이라는 용어의 의미는 정부의 개입을 강조하는 것처럼 고착되어 버렸기 때문에, 저희는 어쩔 수 없이, 조금은 낯설게 들릴 수도 있는 ‘시장자유주의’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 것이지요.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며, 자유 시장의 원칙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저희 연구소의 기본 이념인 것이며 이를 잘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자유의 증진을 위한 밀턴 프리드만 상’의 제정과 시상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2년에 한번씩 인간의 자유를 확장하는데 중요한 공헌을 한 개인에게 상패와 상금 500,000달러를 지급해 오고 있습니다.

개인들로부터의 후원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잠재적인 기부자들에 대해 헤리티지재단과는 일정한 경쟁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까요?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헤리티지재단과는, 경제적 이슈에 있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외교정책과 사회정책에 있어서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매우 중시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동성애자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그들의 권리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만 헤리티지재단은 그렇지 않지요.

펠로우와 겸임 학자(adjunct scholar) 제도 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겸임 학자란 케이토연구소와 협력하고 있는 전문가, 교수들을 말합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지만 그들의 연구 성과 가운데 일부를 케이토연구소의 것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것은 서로에게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연구소에서 발표를 하거나 강연을 하는 경우에는 약간의 금전적 사례를 지불하기도 합니다. 펠로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연구소 내에서 좀 더 높고 안정적인 지위를 갖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펠로우들의 경우 자신의 연구 작업과 연구소 차원의 조직사업을 각각 어느 정도 비중으로 수행하는가요?

물론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가 나기는 합니다만, 각 센터의 책임자(director)의 경우에는 자기 자신의 연구보다는 조정업무(coordination)나 행정업무를 더 많이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라틴 아메리카와 관련된 책 출판에도 관여를 하는데요. 출판할만한 책인지 그렇지 않은지 등을 검토하고 일을 진행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펠로우들 가운데 연구만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일의 성격의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서건 자기 연구를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선 학자(scholar)라 할 수 없겠지요.

케이토연구소가 2년에 한 번씩 내는 『정책 핸드북』(Handbook on Policy』이 흥미로운데요. 이 많은 분량의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요?

이것은 저희가 다루는 공공정책 이슈들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원래는 『의회 핸드북』(Handbook on Congress)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995년부터 2년에 한번 씩 내 왔습니다만, 2005년부터 이름을 『정책 핸드북』이라고 바꿨습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39장, 358페이지였으나 점점 더 분량이 늘어나 지난 6번째 핸드북은 총 69장, 702페이지로 거의 두배가 늘었습니다. 주로 의회 스탭들이 읽을 것을 목적으로 제작되는데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평이한 영어로 쓰여져 있고 자신이 관심을 갖는 정책들에 대한 좋은 참고문헌이 되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해당 이슈의 내용과 쟁점 등에 대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우리 연구소 연구원들이 작성하지만 일부는 외부 전문가나 겸임 학자들이 작업한 것입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목차와 구성은 연구소의 대표와 부대표를 포함한 주요 멤버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통해 검토되고 그것에 기반하여 각 분야 스탭들이 실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책이 만들어 집니다.

아스팬연구소나 도시연구소의 경우 연구소 내의 각 센터가 매우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재정이나 인사까지도 개별 센터 차원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하는데 케이토연구소는 어떻습니까?

저희는 그들 보다는 덜 분권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정문제와 관련해서는 연구소 전체 차원의 재원개발부서(development department)가 있어 이들과의 협조를 통해 재단이나 개인으로부터의 후원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어떤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 개발부서 담당자와 협력하여 제안서를 작성하고 그것을 재단에 제출하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의 경우에는 개발부서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고 실제 재정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들이 더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각 프로그램의 책임자들은 자기 사업에 대한 책임을 우선적으로 고민하지 자기 프로그램 소속 연구원들의 급여 등에 대한 재정적 책임을 맡고 있지는 않습니다.

바쁘신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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