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빈곤을 바꾸는 잡지 ‘빅이슈(Big Issue)’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 NGO들을 직접 발굴 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민기자단입니다.

노숙인,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먹을 것, 잠잘 곳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활하는 것, 사람답게 사는 것이 아닐까? 노숙인들이 자활하도록 노숙인이 직접 판매하는 잡지인 ‘빅이슈’의 한국판 창간을 준비하는모임 최준영 위원장(경희대 실천인문학센터 운영위원)을 만나봤다.

[##_1L|1397435458.jpg|width=”400″ height=”279″ alt=”?”|빅이슈 잡지와 빅이슈 잡지를 판매하고 있는 노숙인의 모습_##]노숙인의 자활을 돕는 현실적 방안

빅이슈는 노숙인의 생계와 자활을 돕기 위해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주간 잡지다. 현재 주간 발행 부수가 16만부(ABC, 2006)에 달하는 유력지로 성장해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남아공 등 세계 28개국에서 발행하고 있다.

노숙인만이 이 잡지를 판매할 수 있다. 판매자 노숙인은 기본 교육을 받은 후 지정된 구역에서 빅이슈 관련 등록카드, 조끼와 가방을 착용한다. 그리고 강매하지 않기, 술 마시고 판매하지 않기 등의 행동 규칙에 서명해야 한다.

노숙인은 빅이슈를 한 권 판매할 때마다 잡지 발행 비용을 제외한 8펜스(약 1600원)을 벌 수 있다. 자신의 노동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으니 노동의 가치를 느끼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노숙인들은 판매할 때 등록카드‘Working, Not Begging’(구걸이 아니라 일하는 중입니다)를 꼭 지참해야 한다. 이것이 빅이슈의 근본 지향점이다.

한편, 우리 나라에도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있다. ‘다시서기지원센터’의 성프란시스대학 노숙인 인문학 강좌도 그 중 하나다. 최위원장은 2005년 이래로 성프란시스대학에서 노숙인들에게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인문학 교육으로 많은 노숙인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의 의지를 가지게 됐지만, 여전히 대다수 노숙인들이 오랜 노숙 생활로 건강이 좋지 않고 신용 불량자이거나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다. 일자리를 구하고 생계를 꾸려나가기에는 현실의 벽이 매우 높았다.

최위원장은 노숙인들에게 취업 장벽을 없애고 자활을 돕는 현실적 방법을 알아보다가 빅이슈를 접했다. 그리고 2008년 1월, 최씨는 직접 영국 빅이슈 본사로 찾아가 관계자들을 만났다.

[##_1R|1213708760.jpg|width=”170″ height=”178″ alt=”?”|빅이슈 한국판 창간준비 모임 위원장 최준영씨_##]나눔 정신이 깃든 잡지

“영국은 16년간 운영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고 있었으며, 빅이슈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도 잘 형성돼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시스템으로 대부분 관리되며 노숙인들이 안전하도록 관공서와 경찰, 빅이슈가 힘을 합합니다.

빅이슈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해리포터를 쓴 조앤 K.롤링 같은 영국 내 A급 필자들입니다. 데이비드 베컴과 폴 메카트니 같은 유명인들은 무료로 표지 모델을 하고요. 빅이슈가 영국 사회 내 나눔 정신의 산물인 셈이죠” 영국 젊은이들은 보수를 많이 받지 않지만 빅이슈라는 사회적 기업에 다니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인식의 빈곤’을 바꾸자

하지만 영국과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영국은 기부 문화가 보편적이어도 우리나라는 아직 나눔에 인색하지 않은가? 그래도 영국같이 빅이슈가 성공할 수 있을까?

“기부 문화가 척박하니까 바꾸기 위해서라도 더 해야합니다. 언제까지 ‘우리나라는 인식이 힘들어서 안돼’ 이럴 수는 없잖아요” 최위원장은 빅이슈 한국판이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더불어 빈곤 문제에 대해 사회적 인식을 환기하고 나눔 문화를 유도하는 계기이길 바란다.

“잡지를 만든다니 대부분 사람들이 나중에 창간하면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전 지금 함께 할 사람이 필요한데요. 사람들이 빈곤을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로 봅니다. ‘인식의 빈곤’이랄까요”

현재 ‘빅이슈한국판창간준비모임’은 시작 단계다.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하지만, 함께 희망을 모은다면 기부 천사 문근영이 표지 모델로 참여하고, 소설가 공지영이 글을 쓰는 빅이슈를 거리에서 만나볼 날도 곧 오지 않을까? 빅이슈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변하도록 이끌길 기대한다.

빅이슈한국판창간준비모임

☞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2bi

[##_1L|1212302417.jpg|width=”94″ height=”69″ alt=”?”|_##]해피리포터 <허윤민(teacafe1004@naver.com)

함께 가는 따뜻한 삶을 꿈꾸는 미루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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