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싱크탱크를 가다(3)]일본종합연구소 (The Japan Research Institute, Limited)

[##_1C|1260939633.jpg|width=”670″ height=”130″ alt=”?”|_##]

<편집자 주> “일본의 싱크탱크를 가다” 기획 연재가 이번 주부터 격주 월요일 게재됩니다. 희망제작소에서 기획한 세계의 싱크탱크 조사는 2006년부터 일본, 미국, 독일에서 동시에 시작ㆍ진행되었습니다. 현재 미래자원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인 이영근 박사는 당시 츠쿠바대학(University of Tsukuba)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1996년 일본에 발을 디딘 후 일본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일본사회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아왔습니다. 앞으로 본 연재는 일본 싱크탱크들을 소개하는 차원 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정보와 분석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필자 : 이영근
미래자원연구원 선임 연구원

일본 싱크탱크 중에 “일본종합연구소”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2군데가 있다.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두 조직의 구조와 역할에 있어서 전혀 일치점을 찾을 수 없다는 점 또한 괴이한 일이다. 먼저 일본종합연구소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곳은 재단법인 일본종합연구소(Japan Research Institute)로 일본에서 최초로 싱크탱크 설립 붐이 일던 1970년에 설립되었다. 재단법인 일본종합연구소의 설립 취지를 보면 ‘산업사회가 변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사회상 및 산업경영상의 다양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다양한 학문의 종합적인 견지에서 조사연구를 행하는 것 외에 국제교류, 교육보급 등의 활동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재단법인의 성격상 비영리이며, 연간 예산은 약 6억 엔 전후의 꽤 이름 있는 싱크탱크에 속한다.

반면, 필자가 방문한 주식회사 일본종합연구소는 그보다 한 해 빠른 1969년에 설립되었지만 당시의 명칭은 ‘일본정보 서비스 주식회사’였고, 현재의 명칭으로 바뀐 것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1989년의 일이었다. 자본금 1억 엔으로 시작한 일본종합연구소는 현재 직원 수 1600명, 자본금 100억 엔, 연간 매상이 1100억 엔을 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_1L|1409489056.jpg|width=”171″ height=”42″ alt=”?”|_##][##_1M|1383125937.jpg|width=”385″ height=”253″ alt=”?”|일본종합연구소 정문_##]
설립

일본종합연구소의 전신은 1969년 舊스미토모(住友) 은행의 조사부가 분리 독립하여 설립한 일본정보 서비스이다. 연대로 보면 미쯔비시 종합연구소보다 1년이 빨리 설립된 셈이다. 그 후, 1989년에 주식회사 일본종합연구소로 명칭을 바꾸고 종합연구본부를 신설하였다. 유키(結城三?)에 의하면 일본종합연구소는 노무라 종합연구소나 다이와(大和) 종합연구소, 후지(富士) 종합연구소와 같이 주력 기업의 조사부로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서 싱크탱크 부문을 창설하였다. 즉 스미토모 은행의 관계회사였던 일본정보 서비스가 스미토모 은행 및 스시토모 그룹 19개 사의 출자를 받고 일본종합연구소로 사명을 변경할 때 그 부설기관으로서 싱크탱크 부문의 종합연구본부를 신설하였던 것이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설립 배경에 대하여 당시 부사장이었던 니시무라(西村功)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일본정보 서비스는 이미 20년의 실적을 쌓았지만, 그 사업내용은 하류분야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고객으로부터 의뢰 받은 시스템을 개발, 구축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제언한다든지, 전략정보 시스템 등 고도의 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상류분야에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 두뇌부분을 종합연구본부가 담당함으로써 상류에서 하류까지 연결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의 것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일본종합연구소 및 종합연구본부를 창설하게 된 목적입니다.”

계속해서 니시무라는 일본종합연구소라는 이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민간 싱크탱크는 대체로 기업명이나 그룹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종합연구소는 스미토모 은행의 전폭적 지지로 설립되었지만 스미토모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스미토모 은행의 조사부를 모체로 만들어진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즉 일본종합연구소가 하나의 기업, 하나의 그룹을 초월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일본종합연구소라는 이름에는 어디까지나 독립성을 견지하며 세계적인 시야를 가지고 조사연구 활동을 한다는 의지가 새겨져 있는 것입니다.”

주요 사업

일본종합연구소가 운영하는 사업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 둘째는 컨설팅(consulting), 그리고 셋째가 싱크탱크 업무로서 이 3가지 기능의 유기적인 협력(collaboration)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시스템 통합 부문은 IT 전략에 근거한 종합 컨설팅에서부터 시스템의 구축, 운용까지 전체적인 지원을 행한다. 컨설팅 부문에서는 종합적인 조사연구와 실천적인 컨설팅, 21세기를 디자인하는 전략입안, 정책제언을 행하고 있다. 그리고 싱크탱크 부문에서는 일본종합연구소의 정책 제언력이 사회의 변혁을 촉진한다는 슬로건 아래 조사업무와 인큐베이션(incubation) 업무를 행하고 있다.
[##_1L|1097461947.jpg|width=”311″ height=”225″ alt=”?”|입구에 놓여 있는 연구소의 심벌_##]여기서는 특히 싱크탱크 업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다시 크게 2가지 사업으로 나뉘어지는데 조사업무와 인큐베이션 업무가 그것이다. 그럼 각 업무의 구성과 형태에 대해 알아본다.

조사 및 연구

일본종합연구소에서는 정확한 정책 제언과 고객의 요구에 합치한 정보 제공을 목표로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조사 연구 활동을 행하고 있다. 거시경제 분석, 금리, 환율시세 등 시장예측 분야와 더불어 행정, 재정, 세제, 금융 분야부터 IT, 환경과 고령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문제를 채택하여 매달 발행되고 있는 기관지인 ‘비즈니스 경제 리뷰’ 등에 논문을 게재하거나 심포지엄의 개최를 통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조사 부문은 다음의 5개 그룹으로 구별되며, 각 그룹은 각각의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먼저 거시경제 연구센터에서는 일본을 비롯한 미국, 유럽 등의 실체 경제 분석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거시경제 연구센터는 국내외 경기와 금융시장을 예측하고 국내외 경제구조를 분석하며, 거시 금융환경 분석 등 발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금융정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정기 간행물로서 일본경제전망, 해외경제전망, 환율전망을 발간하고 있으며 테마지향형으로 시기적절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거시경제 리포트’, ‘시장조사’ 등의 조사 보고서도 수시로 발표하고 있다. 오카다(岡田哲?) 소장을 중심으로 5명의 전임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 전략연구센터에서는 행정 및 재정, 세금제도, 연금과 의료 등 공적분야, 새로운 산업과 연구개발, M&A의 민간 섹터, 기업법제나 회계의 사업제도 등 경제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관한 정보를 발신한다. 구체적으로는 중앙과 지방을 포함한 행정이나 사회, 혹은 산업과 기업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제언활동을 실시하며 경제와 경영환경의 앞날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망함으로써 일본의 경제와 사회가 갖추어야 할 모습을 제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 센터는 야마다(山田久) 소장의 지휘 아래 총 7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으로 환태평양 전략연구센터이다. 동아시아가 앞으로 세계 경제변동의 핵심적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략은 수많은 일본 기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경영 과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그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동아시아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환태평양 전략연구센터는 각국, 각 지역의 제도개혁이나 산업정책은 물론, 유력산업이나 개별기업의 움직임에 대해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보수집 및 분석체제를 갖추고 있다. 동 센터의 연구 성과는 정기간행물인 ‘환태평양 비즈니스정보 RIM’을 비롯하여 ‘월간 아시아’ 등에 발표되고 있다. 환태평양 전략연구센터는 사사키(佐?木?里) 소장을 필두로 7명의 연구원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_1R|1095989384.jpg|width=”360″ height=”314″ alt=”?”|유기적으로 결합된 각각의 업무구조_##] 정보통신과 금융기술의 발전에 의해 금융 비즈니스는 앞으로 크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 비즈니스 조사그룹에서는 제도조사, 거시경제조사 및 시스템 통합으로 인한 일본종합연구소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소액 금융 분야의 현상분석 및 조사, 장래 전망, 신용사업 업무와 관련되는 조사 및 장래 전망, 그리고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계의 동향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금융 분야는 조직상 센터로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장 직은 존재하지 않고 오키나(翁百合) 주석연구원 외에 3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끝으로 칸사이(關西)경제 연구센터가 있다. 중앙과 지방의 역할분담에 관한 재검토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으로부터의 시점을 기초로 한 정보 제공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칸사이경제 연구센터에서는 칸사이를 중심으로 지역의 경기 동향을 파악, 예측하며 지역경제 사회의 구조분석이나 활성화 방안 등에 관한 ‘지역리포트’나 ‘비즈니스 경제 리뷰’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정보를 발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활발한 정책제언을 행하고 있다. 동 센터는 요시모토(吉本澄司) 소장을 비롯하여 3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상의 5개 부문을 메인으로 일본 종합연구소의 조사,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의 연구결과는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먼저 “리서치 아이(research eye)”를 통하여 국내경제, 금융시장에 관한 연구는 물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테마를 발굴하여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곳에 게재되는 보고서는 대체로 2-3장 정도의 짧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간 40-50편 정도가 발표된다. 이들의 연구테마는 국내경제를 비롯하여, 칸사이경제, 구미경제, 아시아경제, 금융, 제도와 행·재정 정책, 그리고 산업과 사회구조 등 다방면에 걸쳐져 있으며, 각 테마별로 수준 높은 연구 성과가 수시로 발표되고 있다.

半半 싱크탱크

필자가 일본종합연구소를 방문한 날은 뜻하지 않은 뉴스로 일본 전국이 발칵 뒤집힌 바로 그 날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마련된 우아한 응접실로 초대된 필자에게 사사키(佐?木?里) 환태평양 전략연구센터 소장이 상기된 얼굴로 뉴스 들었느냐고 물어왔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필자를 향해 싱긋 웃으며 사사키 소장은 “조금 전에 아베총리가 수상 직을 사임한다는 발표를 했답니다.”라고 알려준다. 놀라서 반신반의하고 있는 필자를 보면서 마치 노련한 정치가와 같은 어조로 신중하게 일본의 정치에 대해 말을 이었다. 왜인지 사사키 소장과의 대화는 여느 싱크탱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주고 있었으며 인터뷰가 끝나는 시간까지 우리들의 얼굴에는 늘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_1L|1176345213.jpg|width=”292″ height=”219″ alt=”?”|사사키 환태평양 전략연구센터 소장_##]일본종합연구소가 공개하는 보고서를 비롯한 연구결과는 상당한 양에 이르는데 실제 이러한 연구는 무엇을 위하여 행해지며 연구의 결과가 어느 정도 정책에 반영되는지 사사키 소장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일본종합연구소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우리와 같이 기업에 속한 싱크탱크에게는 이상이기도 하고 결국은 이룰 수 없는 꿈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싱크탱크는 중립적이어야 합니다. 기업에 대해서도, 사회에 대해서도, 정부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소속 기업만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 십상입니다. 우리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우리 사회에 대하여 많은 의견을 제시하려고 노력하였고,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평가받을 만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깥 사회의 입장에서 일본종합연구소가 중립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인정받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가 행하는 사업 중에서 모기업의 위탁사업은 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우리가 생각해서 결정하고, 행하는 자유연구입니다. 반은 모기업을 위해 일하고 반은 싱크탱크로서 일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일본종합연구소가 다른 주식회사형 싱크탱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개방성이다. 다른 싱크탱크의 경우 회사에 들어가는 절차부터 인터뷰 장소까지 꼼꼼하게 보안조치에 따라야 하며, 일부는 사내에서의 촬영은 물론 건물조차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는 곳이 있을 정도다. 그에 비해 일본종합연구소는 사진 촬영에 상당히 관대하며 누구나 웃는 얼굴로 대해 주는 것에 무척이나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여담으로, 일본종합연구소의 기구 조직도에 가장 위에 있어야 할 사장실이 바닥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사사키 소장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장난기 어린 말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야 영리를 추구하는 곳이기 때문에, 보시는 것처럼 핵심부서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실제로는 사장님이 높은 분이지만, 사장실은 솔직히 1엔 한 푼 못 버는 곳이기 때문에 밑에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_1C|1154711392.jpg|width=”385″ height=”279″ alt=”?”|사사키 소장과 홍보부의 무토 씨_##][##_1C|1235573743.jpg|width=”303″ height=”222″ alt=”?”|연구소 내부_##]싱크탱크로서 일본종합연구소의 최대의 특징을 들어 보라고 한다면 상당히 난감한 일이다. 일본의 다른 주식회사형 싱크탱크와 비교해서 이렇다 할 만한 특징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사키 소장은 싱크탱크로서의 일본종합연구소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건전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제언을 계속적으로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러한 노력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투명한 그들의 구조를 보면서 어쩌면 중립적인 기반은 다른 어느 곳보다 확립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_1C|1363445183.jpg|width=”307″ height=”230″ alt=”?”|도서관_##] [##_1C|1154503545.jpg|width=”556″ height=”164″ alt=”?”|_##] 일본종합연구소가 싱크탱크로서 나아갈 길을 가장 간략하면서도 극명하게 보여준 웹페이지의 한 부분이다.

Think Tank
일본 No.1에서 세계적인 싱크탱크로. 싱크탱크에서 “Do Tank”로, 더 앞서 “Incubator”에.

● 연재순서

0. [공지]기획연재 & 필자 소개(2/2)
1. 일본 싱크탱크 – 연재를 시작하며(2/2)
2. 미쯔비시종합연구소(2/16)
3. 일본종합연구소(3/2)
4. 東京재단(3/16)
5. 구상일본(3/30)
6. PHP종합연구소(4/6)
7. 공공정책플랫폼(4/20)
8. 싱크탱크2005일본(5/11)
9. 종합연구개발기구(5/25)
10. 지방자치연구기구(6/8)
11. 일본국제교류센터(6/22)
12. 가계경제연구소(7/13)
13. 유타카론(7/27)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