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이, 한국 시니어를 만나다

지난 금요일(2010년 11월 5일) 오후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비치던 날, 희망제작소에서 ‘한국 젊은이, 영국 시니어를 만나다’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희망제작소와 연세대는 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학생 현장 탐방 프로젝트 uGET’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실버라이닝팀이 올 여름 영국의 시니어 관련 기관을 탐방하고 돌아왔는데요, 그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한국의 시니어들과 나누는 자리였답니다.  


“대학생들이 유럽여행을 많이 가는데요, 저희의 방문목적은 사회적 기여와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보람 있었어요.”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 대학생의 말입니다. 참 귀중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회공헌’이라는 말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렸다는 생각도 드는 요즘이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이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됐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단순히 즐기고 노는 여행이 아니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여행이라니, 얼마나 멋진지요. 그동안 노숙도 하고, 부족한 경비마련을 위해 작은 벼룩시장도 여는 등 여러 모로 고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인상적인 시니어들, 영국의 상황 및 기관 현황, 시니어 관련 주요 NGO와 시니어 대상 프로그램이 담겨있는 땀이 배어 있는 자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여름 한 달간 영국 런던에 머물며 영국 시니어들의 사회공헌 현장을 방문한 대학생들의 생생한 경험담에 많은 분들이 즐거워하셨습니다. 이 날 실버라이닝팀은 작은 부스를 마련해서 기관들에서 가져온 가이드북도 전시하고, 치열했던 영국에서의 여름 활동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해 주었답니다.

시니어들이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노인대학  ‘U3A’의 경우 수강편람을 직접 가져와 소개해주었습니다. 126개나 되는 과목이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유럽의 역사’와 같은 진지한 과목도 있지만 당구, 카드게임과 같은 놀이도 들어있다고 해요. 무엇이든 서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럼 이 밖에 대학생들이 들려준 내용을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_1C|1114276454.jpg|width=”400″ height=”4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영국은 NGO가 많은 나라라고 합니다. 자선단체’(charity)라는 이름으로 비영리 활동의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NGO계의 큰손’ 찰스 황태자가 운영하는 곳만 해도 10여 군데가 넘습니다. 연금제도 역시 한국보다 잘 되어 있어서 덜 팍팍한 곳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경제위기와 고령화라는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인데요, 오랜 노하우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시니어 사회공헌활동을 지원, 발전시켜 오고 있다고 하네요. 영국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눈여겨 볼만한 것 중 하나는 다문화간 갈등조정이 이슈라는 점입니다. 한국의 10년 후 지도를 미리 보여주는 듯한데, 앞으로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시니어 관련 NGO기관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고 합니다. 첫째 시니어의 사회참여에 초점을 맞추는 곳, 둘째 세대통합에 초점을 맞추는 곳들입니다. 사회참여의 대표적 기관은 프라임타이머스, 리치, 프라임이니셔티브가 있고, 세대통합의 대표적 기관은 매직미가 있습니다. 이름이 좀 길고 낯설어서 헷갈리실 수 있을 듯해요.

우선 사회참여 관련 활동을 하는 곳을 보면, 시니어들을 NGO기관에 유급으로 이어주는 곳이 프라임타이머스이고, 자원활동으로 이어주는 곳이 리치입니다. 이어주는 형태가 다릅니다. 또 프라임이니셔티브의 경우 시니어들의 창업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지원한다는 점, 또 경제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한 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어 하신 매직미의 경우 사진, 그림, 연극 등 예술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시니어가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운전놀이도 하고, 암벽등반도 하는데,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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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이후,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시사점을 짚었습니다. 영국의 시니어 기관의 풍성한 활동들이 부럽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시니어들이 NGO기관에서 유급, 자원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활동들을 해왔지만, 앞으로 해나갈 활동들 역시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NGO기관과 시니어 사이의 중간 징검다리로서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중간에서 양쪽을 잇는 일은 참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도도 있는데요,  영국 ‘U3A’의 한국판 버전으로, 시니어들이 소액의 회비를 내고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가칭 행복설계아카데미 학교가 막 출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질문을 주셨고,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 기관들의 차이는 무엇인지, 프로그램의 내용은 어떠한지, 재정 관련 문제 해결 방법, NGO기관과 사기업 분야를 잇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 등 다양한 측면에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상보다 자리가 많이 길어졌답니다. 질문도 있었고, 격려 및 반성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시니어 중심의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계시거나 만들 예정인 분, 정부기관에서 일하시는 분, 대학 관계자, NGO기관에서 일하고자 하는 분 등 각계각층의 열의를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더 많은 것들을 나누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_2C|1335737293.jpg|width=”340″ height=”22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1347377356.jpg|width=”340″ height=”22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쉽게 모일 수 없는 이들이 모였던 ‘한국 젊은이들, 영국 시니어를 만나다’ 세미나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고쳐 말해야겠습니다. ‘한국 젊은이들, 오늘 한국 시니어를 만나다’ 였다고 말예요. 차 마시면서, 밥 한 끼 함께 하면서, 혹은 1박 2일 산 혹은 바다에서 모닥불 피우고 앉아 같이 캠핑 하면서 이런 자리 또 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제작소의 유시주 소장의 말입니다.
 
“지금 한 자리에 쉽게 모일 수 없는 사람들이 같이 모여 있습니다. 연세대와 희망제작소도 그렇고, 20대 대학생과 시니어도 그러합니다. 이렇게 만나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창출되고 있다는 생각에 참 좋습니다.”

글_시니어사회공헌센터 윤고은 인턴연구원
사진_ 나종민 (행복설계아카데미 12기)

★  uGET 영국 방문기 목록

1. 한국 젊은이, 영국 시니어를 만나다
2.  ‘늙지 않는 학생’들의 대학 
3. 영국 제 3섹터로 가는 다리, 프라임타이머스 
4. 시민사회로 뛰어든 PR전문가
5. 영국 싱크탱크 네스타에 반하다
6. 자원활동은 과연 무료인가 
7. 노인과 젊은이, 도시를 공유할 수 있을까  
8. 마법의 힘으로 세대통합을!
9. 세대문제는 지역문제다   
10. 어디 참신한 자원활동 없나요?  
11. 홈페이지로는 알 수 없던 영국 NGO의 진면목

12. 사회적기업을 키우는 거대한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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