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희망제작소는 12회에 걸쳐 유럽의 사회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합니다. 이 연재는 밀라노 공대 산업디자인박사 과정에 재학중인 백준상님이 관련 보고서인 ‘창의적 커뮤니티’를 번역해 보내주신 글로 이루어집니다. 이 연재가 한국사회에 사회혁신과 사회창안을 알려가는 일에 보탬이 되고, 한국에서 관련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께 좋은 참고 사례가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오늘날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제안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용자
여신, 유기농을 제안하다

케레스의 정원은 프랑스 팔레조(Palaiseau) 지역의 주민들로 구성된 소비자 단체이며, 주된 활동은 지역 농축산 생산자들에게 유기농 생산을 장려하고 그들로부터 생산품을 직접 구매하는 일이다. (역주: 케레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풍작의 여신)

이 단체는 구입 품목을 수확 전에 선주문하고 구입대금의 일부를 미리 지불함으로써 생산자들을 지원한다. 케레스의 정원은 프랑스 소규모 농업 보존 연합회 (AMAP, Association pour le Maintien d’une Agriculture Paysanne) 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됐다. (역주: AMAP은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시작된 단체로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농업을 추구한다.)

2003년 케레스의 정원 회원들은 생산자 한 명을 설득해 그가 가진 25헥타르의 땅 중 일부에 유기농 감자를 재배하도록 하고 그 감자를 구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뿐만 아니라 감자 재배 과정에도 회원들이 직접 참여했는데 저장창고를 새로 짓고, 감자를 심고, 수확하는 일을 했다.

”사용자팔레조는 파리 근교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최근 몇 년간 주변에 쇼핑센터와 산업지구가 들어서면서 농경지대의 면적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몇 명의 주민들이 이에 맞서고자 단체를 조직했고, 이사벨 모건(Isabelle Morgan)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사벨은 기존의 종마 사육장 위에 들어서게 될 쇼핑센터 건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하던 중 시위만 해서는 아무런 해결책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들과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례를 찾기 시작했고,  미국의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커뮤니티가 후원하는 농업) 사례에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 뒤 CSA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프랑스 단체 AMAP를 알게 되었고, 지역 내 생산자 가운데 유기농 먹거리를 자신들에게 공급할 엠마누엘 반담 (Emmanuel Vandame)을 만났다.

”사용자

케레스의 정원이 창립된 건 2003년 12월. 첫 해에는 150명의 회원들이 3톤의 감자를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 간에 사회적 네트워크가 형성됐고, 이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은 환경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었다.

감자 구입 비용은 세 차례에 걸쳐 생산자에게 전달됐는데, 모종과 농기구 구입 시, 생산이 절반 가량 진행됐을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자 수확 때였다 (역주: 이렇게 한 이유는 생산자가 유기농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가격은 기존 유기농 감자의 시장 가격을 고려해 산정했다. 케레스의 정원은 회원들이 내는 돈으로 유지되고, 외부에서 받는 후원금은 없다. (역주: 2009년 현재 케레스 정원과 거래를 맺은 생산자는 10명으로 늘어났으며, 생산품도 돼지, 양, 닭, 꿀, 치즈, 토마토, 쌀, 빵, 비누, 달걀, 와인, 맥주 등으로 다양해졌다)

★ 지속가능 요소

?사회적 요소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직접적인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중간상인을 거칠 때보다 좋은 조건에 물건을 팔 수 있고, 선주문 덕분에 수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유기농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다.

회원들의 사회적 네트웍은 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필수 요소이며, 동시에 마을 주민들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케레스의 정원은 지역주민의 건강과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며,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투명한 거래를 통해 책임있는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환경적 요소

지역 내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소비함으로써 유통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크게 줄어든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감자에 한해 이뤄졌던 유기농법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작물에도 확산되고 있다. 또한 마을 내에 일정 면적의 녹지가 유지됨으로써 마을 환경에도 기여한다.

?경제적 요소

프로젝트 초기에는 경제적 이익의 대부분이 생산자에게 돌아갔다. 소비자는 시장가격으로 감자를 구입했고, 생산자는 이익을 유기농법에 재투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자 가격이 내렸고,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돌아가게 되었다.


(본 내용은 ENSCI Les Ateliers, Paris, France의 Milamem Abderamane-Dillah와 Andreas Deutsch, 그리고 Luiz Henrique S?가 쓴 글을 번역했습니다.)

번역_ 백준상 (밀라노 공대 산업디자인 박사과정)   ☞ 소개글

☞  <창의적 커뮤니티> 보고서 원문보기

● 연재순서

1. 밀라노 공대 에지오 만지니 교수의 서문
2. 노인을 위한 행복한 공동 주거 (네덜란드)
3. 스스로 짓는 친환경 집(영국)
4. 건강한 먹거리로 지역을 연결하는 로컬푸드 밴 (영국)
5. 유기농을 지원합니다, 케레스의 정원 (프랑스)
6. 자전거가 되살아나는 자전거 벼룩 시장 (핀란드)
7. 자동차 공유로 돈도 절약하고 환경도 지키고! (이탈리아)
8. 재활용과 고용을 한꺼번에! (핀란드)
9. 책은 쌓아두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교환하라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
10.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자조 공동체 (에스토니아)
11. 학교는 예술가가 필요해! (네덜란드)
12. 결론: 한국판 창의적 커뮤니티 나와라!

담당 _  회원재정팀 이성은 연구원 (leeagle@makehope.org)

※ 아래의 두 질문은 번역자인 백준상씨가 희망제작소 연구원 및 한국의 시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다며
    보내온 질문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 지속가능한 경제의 관점에서 볼 때 농촌 지역의 산업화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볼 때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역 농업이 지속되는 경우와 산업화 되는 경우, 둘 중 어느 쪽이 더 주민들을 행복하게 할까?


▶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근교의 농업 지역을 주거와 공업 지역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은 과연 지속적인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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