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닻 올린 제1기 NPO 경영학교 첫날 워크숍 지상중계
영리조직은 오랜 세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들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표준화된 길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영리 단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은 반복되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인력난, 모금의 어려움 등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문제들을 보고 있노라면 열의로 가득 찼던 초기의 의지는 어느새 사라지고 맙니다.
완전히 성숙해 열매를 맺은 것이 영리조직이라면 비영리조직은 이제 막 맹아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한 경영자들의 어려움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한다는데, PO와 같은 경영 전략이 필요한 것인지 의문을 품기도 하고 정체성의 혼란마저 겪기도 합니다.
이렇듯 NPO들이 겪는 어려움은 많은데 풀 곳이 없는 한국 사회에서 그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학교가 최근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좋은 일에도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모토 아래 기획된 NPO 경영학교인데요,
지난 21일 처음 문을 연 이 학교에는 46명의 수강생이 모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NPO가 2만 여개나 된다고 하는데, 이날 워크숍 장소인 도봉숲속마을에 모인 분들을 보면서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민족극운동협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생약협회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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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로 진행된 워크숍은 수업방향과 목표 공유를 통해 이번 NPO 경영학교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3달 동안 진행될 교육은 NPO 경영이론을 위한 강의와 책임교수와 함께하는 case study, 비영리조직 경영자들의 특강으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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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은 중대한 목적을 위한 놀이여야 한다’
옳은 일을 바르게 하기 위해 NPO경영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 자세는 무엇일까요. ‘생업은 중대한 목적을 위한 놀이여야 한다’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처럼 생동감 있는 조직문화를 위해서는 일과 놀이가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현재 운영하는 조직이 과연 총체적 설계 안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경영자의 할 일이겠죠. 첫 날 교육의 스타트를 끊은 김춘아 선생님은 “현장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을 NPO경영학교에 모인 사람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비영리 기관과 NPO경영자들이 당면한 문제를 발굴해 해결책을 찾고자하는 case study 시간. “객관화된 시각으로 타 기관을 보면 나를 비춰볼 수 있다“는 서재경 교수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매번 모둠별로 주어진 과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교육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척 중요한 수업입니다. 사전에 모여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다 보면 자신의 문제를 알 수 있고, 또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저녁식사가 끝난 후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의 NPO 실천경영론이 시작되었습니다. 자신의 삶은 “세상의 공의를 위한 구걸의 삶“이라는 박원순 상임이사의 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참여연대에서부터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에까지 그동안의 시행착오에서 얻어낸 NPO경영전략을 설명할 때는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모두들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소속만큼이나 그들의 고민도 다양했습니다. 매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NPO 경영자를 비롯해 비영리조직 설립을 고민하는 사람,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 등. 처음 만났을 때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어느새 뒤풀이 자리는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상담소가 되었습니다.
워크숍 둘째 날, 이 날 교육을 맡은 김운호 교수는 “비영리조직처럼 사명이 중요한 곳은 없다“고 운을 뗐는데요, “NPO경영자에게는 자신의 단체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깨달음이 필요하며, 자신이 속한 단체의 사명과 비전 또한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운호 교수의 강의를 마지막으로 1박 2일 워크숍은 끝이 났습니다. 9월 1일부터 11월 24일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될 NPO 경영학교는 앞으로 다양한 강의와 과제, 토론을 통해 한 걸음씩 내딛어 갈 것입니다 . 교육 기간 동안 서로의 고민과 비전을 함께 나누어가면서 더 좋은 사회를 위한 수강생들의 꿈이 단단하게 영글어가기를 기대해봅니다.
글_ 정예름(해피시니어 인턴연구원)
사진_ 김돈회(해피시니어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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