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영국 진보적 싱크탱크 데모스(Demos)의 창립자이자, 현재 영 파운데이션(The Young Foundation)의 소장(Director)으로 있는 제프 멀건(Geoff Mulgan)은 10월 9일~10일 양일간 희망제작소가 주최하는 사회창안국제회의(주제: 경계 없는 사회창안) 주제강연자로 참석차 방한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는 ‘사회혁신과 사회적 기업가 정신의 세계적 동향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제프 멀건 (Geoff Mulgan)과 대담을 가졌다.
새로운 싱크탱크의 출현
박원순: 당신은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 중의 하나인 데모스(Demos) 창립자로 알고 있다. 우리는 데모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싱크탱크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거대 담론, 이론 중심의 연구가 아닌 일상의 민주주의(Everyday Democracy)를 표방하며 실용주의적 연구를 하고 있는 데모스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희망제작소 창립초기에 희망제작소와 데모스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희망제작소 창립세미나에 데모스 연구원을 초청하여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배우기도 했다. 데모스 설립과 관련하여 그 당시의 배경과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는가?
Geoff Mulgan: 영국에는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싱크탱크가 있다. 그러나 창의적 연구와 실험이 필요한 대학이나 정당 등이 점점 그런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다 새로운 형태, 즉 창의적 아이디어와 실험들이 중심이 된 역동적이고 실용적인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데모스를 통해서 일상 속 실천 중심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21세기에는 더 이상 이론만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연구와 실천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_1C|1013550594.jpg|width=”450″ height=”338″ alt=”?”|대담을 나누는 제프멀건과 박원순 상임이사_##]
박원순: 기존 사회에 존재하던 관습의 벽을 허무는 시도에서 데모스가 생겨났다고 볼 수 있겠다.
Geoff Mulgan: 데모스는 민주주의 뿌리, 즉 시민들의 참여를 가장 우선시 하고 싶었다. 시민들이 보다 일상적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정치를 말한다. 그래서 몇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선거 때만,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상의 민주주의(Everyday Democracy)라는 구호를 표방하면서 보다 실용적으로 접근했다. 예를 들면 수상에게 바로 아이디어를 보낼 수 있는 청원 사이트(Petition Website)같은 것도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특정한 때만 하는, 이해관계자로서 참여하는 정치가 아니라 가정, 이웃, 지역사회에서의 민주주의,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는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고 싶었다. 일상의 행복지수가 높아지면 평등지수도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Geoff Mulgan의 경험과 경계 없는 사회창안
박원순: 데모스 이후, 영국의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 흐름을 주도하는 영 파운데이션(The Young Foundation)을 어떻게 이끌게 되었나?
Geoff Mulgan: 나는 처음에 정치적 활동가(political activist)로 활동했고, 정치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가 싱크탱크, 정부, 시민사회에서 일하는 경로를 걸었다. 나의 경력이동을 보면 다른 분야를 옮겨 다닌 것 같지만, 사실 요약하면 사회변화에 대한 일을 했고,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변화하는 방식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사회혁신에 의해서 많은 시민들이 수동적 관찰자에서 적극적 참여자로 변화되어가는 그 힘에 매료되었다. 사실 말은 쉽지만,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그래도 영국에서는 이런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혁신단체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민간단체들이 정부와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이나 기술이 그렇듯 사회혁신이나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도 민간의 발명품이지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확산시키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박원순: 당신이 말했듯이, 당신의 경력은 민간에서 정부, 다시 시민단체로 경계를 넘어 활동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국에서는 그러한 경력 이동은 흔하지가 않은 데다 편견이나 오해도 많은 편이다. 당신은 서로 다른 분야, 영역을 넘나드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Geoff Mulgan: 나는 개인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 Golden Brown, Tony Blair가 정치 초년생이었을 때부터 같이 일할 기회가 있었다. 그 인연으로 이들이 총리가 되었을 때 같이 일을 하게 되었다(제프 멀건은 토니 블레어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시민사회로 돌아왔다. 우리는 비교적 섹터 간 이동이 열려있고, 오히려 이런 경력은 권장되며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경로를 가지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정부는 사회정책과 관련해서는 NGO, 연구단체에서 일했던 사람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그 분야를 훨씬 잘 알고 연구했던 사람들에게서 가장 체감할 수 있고 창의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분류되었던 섹터는 큰 의미가 없고, 이들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내용이 훨씬 풍부하고 다양하게 생산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다양한 사회적 요구가 제기되는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라고 본다.
박원순: 동의한다. 분야 간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이른바 퓨전형태 일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 같다. 영 파운데이션에서도 그런가?
Geoff Mulgan: 영 파운데이션은 건강(Health)과 교육(Education) 두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회 불평등을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 중에 하나가 12개의 단체들이 연합하여 건강문제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의사, 간호사들은 모두 병원에서 나와 자원봉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소외된 노인들에게 건강, 치료에 관련해서 카운슬링을 제공하는 일인데, 이런 사회적 문제의 경우 전통적으로 했던 방식보다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여러 가지 형태를 고민하여 최적의 방법을 만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공분야를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공분야에 대해서는 여전히 견제, 금지된 것이 많지만, 그래도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길이라면 실험하고 돌파해보는 것이다.
[##_1C|1318313061.jpg|width=”450″ height=”338″ alt=”?”|제프 멀건 영파운데이션 소장 _##]
박원순: 영 파운데이션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Geoff Mulgan: 우리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한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 자원을 연결하고 조직한다. 예를 들어 우리 교육 프로그램 중에 스튜디오 스쿨(Studio School)이라는 대안학교 프로그램이 있다. 영국에는 학교에서 정규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교 교육을 받기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는 10대 청소년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직업교육을 시키는 소규모의 학교를 지역사회에 설립하는데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교육문제는 공공분야의 영역이지만, 우리는 그 경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 관련 학교들을 네트워킹하고 다양한 나라의 사례를 연구하여 실험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교육 관련 프로젝트로 스쿨 오브 에브리씽(School of Everything)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영 파운데이션에서 인큐베이팅하고 분사하여 현재는 기업의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시민들 중에서 자신의 재능을 살려 가르치고 싶어 하는 사람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을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공익적인 목적을 바탕으로 하지만, 초기 펀딩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조달했고, 그 결과물은 인도 등 제 3 세계 국가에도 잘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인도의 여성들 중에서 교육을 받았으나 실질적인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는 일부 여성들이 혜택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확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교육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정부가 해야 할 일로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자원과 기술을 활용하여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스튜디오 스쿨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고 있지만, 스쿨 오브 에브리씽은 공공섹터가 전혀 개입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세계적 흐름
박원순: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영국에서 사회적 기업은 규모뿐만 아니라 경험과 역사에서도 굉장히 풍부하게 발달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그런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Geoff Mulgan: 영국에서 사회적 기업 이야기를 하려면 19세기로 가야한다. 그 당시 실업자가 많았다. 20세기에는 사회적 기업이 사그러들었다가 약 10-15년 전에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 혹은 소기업의 형태로 이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말하자면 그 당시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히 활용적으로 보였다. 정부나 정치인들도 비단 큰 기업뿐만 아니라 소기업, 사회적 기업 등의 형태가 현대사회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보건복지문제, 에너지 문제, IT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적합하다고 보면서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박원순: 세계적으로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예견한다면 사회적 기업의 세계적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고 보나?
Geoff Mulgan: 사회적 기업은 이미 주류(main stream)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만 해도 옥스퍼드대학에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ship) 라는 주제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고, 학생들의 1/3이 그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다.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세계 유수의 경영대학들은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ship)와 연관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특히 노벨평화상을 받은 유누스 총재 같은 사람들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21세기 사회에서는 사회적 비즈니스, 사회적 기업 등이 이미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하며 영리기업에서도 이러한 정신을 주목해서 차용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은 단독적이라기보다 다양한 형태의 수준에서 존재되고 실험되면서 그 지평이 확장되고 있다고 본다.
박원순: 그렇게 세계적인 흐름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라고 보나?
Geoff Mulgan: 자본주의 사회, 거대기업과 거대국가 등 현대 산업사회의 한계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본다. 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날수록,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은 대두되기 마련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세계화 추세에 맞춰 다양한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국가마다 그 상황과 문화 등이 다르기 때문에 더 그럴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 finance, micro credit)는 이미 19세기 영국에서 많이 유행하던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와서 방글라데시 유누스가 그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그라민뱅크(Grameen Bank)를 만들었듯이 세계는 각각 다른 나라들에서 배우고 아이디어를 차용하지만 그들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석하고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순환되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사회혁신에 관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
박원순: 사회혁신과 관련해서 영국에서는 영 파운데이션이 주도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희망제작소가 사회창안(Social Invention)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사회창안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서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각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혁신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와 같은 사회적 프론티어들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Geoff Mulgan; 글로벌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강화시켜야 한다. 내가 희망제작소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참여할 회의 등에서 희망제작소를 소개하려고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활발하게 공유하고 방법을 나누어야 한다. 각자가 독립적으로 해서 잘 하는 것들도 있지만,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교류와 협력으로 훨씬 더 나은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다. 나는 여전히 사람들 간의 관계를 통해서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박원순: 영 파운데이션이 시작한 Social Innovation Exchange(SIX)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Geoff Mulgan; 아직은 네트워킹하는 초기단계라고 본다. 사회혁신을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회적 기업, 영리기업, 디자인, 지역사회관련단체, 학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하고 있다. 2년 전 중국에서 처음 사회혁신을 위해 고민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공유되고 확산되면 좋겠다는 구상을 하면서 SIX가 탄생되었다. 올해는 스페인에서 네트워크 그룹들을 중심으로 스페인에서 썸머스쿨을 열게 되면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파트너쉽도 생겨나고 있다. 희망제작소도 썸머스쿨에 참여하면서 많은 시사점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양한 나라들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 기업, NGO에서는 어떻게 접근하고 또 서로 융합하는지, 어떤 방법들을 사용하고 해결해가는지를 배워가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주제들을 다루고 싶다.
[##_1C|1334604681.jpg|width=”450″ height=”270″ alt=”?”|사회창안대회에 나온 시민 아이디어들_##]
박원순; 희망제작소는 어떻게 기여하기를 바라나?
Geoff Mulgan; 스페인 섬머스쿨에서 희망제작소 김연희씨가 발표했던 사회창안센터의 활동, 그 방법과 내용, 결과들에 대해서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관심 있게 봤었다. 특히 희망제작소, 창안센터가 어떻게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참여시킬 것인가 고민하는 모습들은 참 인상 깊었다. 유럽, 특히 공공기관에서 온 사람들은 왜 우리는 저런 것을 안 하고 있나 라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희망제작소의 모든 사업, 그리고 방법론 등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사회혁신을 위한 공공분야의 참여
박원순: 희망제작소는 공공, 민간 등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면서 일하려고 한다. 특히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현실화시킬 때 시민단체, 정부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들을 한 곳에 모으는 일이 쉽지가 않다. 당신의 경험은 어떤지 궁금하다.
Geoff Mulgan; 15년 전에 영국에서 사회창안시스템(Global Ideas Bank 등)이 만들어졌을 때 사람들의 아이디어만 쌓여 있었지, 사실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네트워킹, 파트너십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벌과 나무’라는 비유를 자주 사용한다. 정부, 기업 등 힘과 돈을 가진 주체들은 나무들이고, 우리 같은 사회혁신가 그룹은 벌에 비유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로 나무사이를 날아다니며 어떻게 연결시키고 꽃을 피워낼 것인가 고민한다.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사회혁신에 대해서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덴마크, 캐나다, 호주, 유럽연합 등은 정부의 사회혁신에 대한 관심과 결합도가 높다. 다른 나라들도 이러한 노력이 중요하고 이런 파트너십을 만들어내려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WHO 역시 사회혁신을 주요 테마로 채택할 정도이다. WHO에 100여개의 총리들이 모여 사회혁신이라는 가치 혹은 방법론은 어떻게 건강이라는 주제에 접목할 것인가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의 경우도 사회혁신과 관련한 공약을 내걸었다. 사회혁신의 변화는 굉장히 빠르게 매력적인 형태로 진화되고 있다.
사회혁신과 IT기술
박원순: 사회혁신에 있어, 온라인, 인터넷, IT기술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Geoff Mulgan: 사회혁신을 보다 가속화시켰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프로젝트들은 face-to-face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례들이 IT를 기반으로 하는 Fix-my-street가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구글 지도를 활용하여 자기 마을의 길거리에 공공기구(예를 들어 소화전, 신호등, 가로등)가 부서져 잘 작동되지 않으면 이를 신고하고 그것을 고치는 역할은 사회적 기업이 담당한다. 이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관은 구글을 통해서 훨씬 신속하게 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또 다른 한 가지로 소개하고 싶은 것은 Social Innovation Camp라는 것인데 나중에 한국에서도 한번 열면 좋겠다. Social Innovation Camp는 2주 동안 웹 기술이 사회혁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실험한다. 웹 개발자, 웹디자이너, 사회혁신가, 활동가들이 주말에 모인다. 사회혁신 아이디어가 모이면 웹 개발자, 디자이너들은 이것을 보다 효과적으로, 혹은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작업을 한다. 올해 캠프에서 수상한 사례로는 장애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이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박원순: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한국의 오마이뉴스, 즉 시민기자들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일상생활에서 쉽고 효율적으로 활동하는 미디어에 주목하고 있다고 들었다.
Geoff Mulgan: 적절한 예는 아닐 수 있는데 생각나는 예로 10대 무슬림 청소년을 위한 웹사이트 소개를 하고 싶다. 무슬림 청소년들은 영국사회에서 문화충돌, 사회관계 등에서 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웹사이트를 통해서 무슬림과 비무슬림들이 서로 편견과 오해를 줄이고 이해를 넓혀가려는 활동을 하고 있다. 영국의 이스트런던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 관심을 가지고 벤치마킹하고 있다. 로컬과 글로벌이 웹사이트를 통해서 굉징하 빨리 연결되고 있다.
사회혁신과 사회적기업은 건강한 사회의 대안
박원순: 당신의 앞으로 활동은 상당히 기대된다. 특히 사회적기업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느냐?
Geoff Mulgan: 사회적기업이나 사회혁신 등은 굉장히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영국 역시 경제난에 의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적기업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역사적으로 자본주의, 전통적 시장이 하강하면, 사회적기업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곤 했다. 자본주의의 대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지역사회에 기반하고 있다. 영리기업, 대기업이 성장하듯 빠르게 성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큰 실패도 없다. 지역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건강하게 안정될 수 있다고 본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혹은 한국사회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
Geoff Mulgan: 희망제작소를 중심으로 국제 네트워킹을 통한 교류와 협력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또한 희망제작소가 그렇듯,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참여시키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더 노력했으면 한다.
이 대담은 경향신문 10월 15일자 지면에 보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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