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과 맞닿아있는 청년정책

우리는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을까요. 지역소멸의 대표적인 현상은 인구 감소입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18년 만에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에 진입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과하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인구 감소 현상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현저한 차이를 보입니다. 희망제작소가 지난 8월 개최한 <지역혁신 정책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0년대 교육 목적으로 서울에 간 20대의 비율이 11.45%에서 2010년대 24.35%를 기록하면서 2배 이상의 차이를 기록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2030 청년 1인 가구는 서울과 대도시에 몰리고, 1인 고령가구는 전남과 경남의 군 단위 중심으로 분포하는 등 지역소멸과 인구감소 현상이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역소멸을 해결하려면 사람들이 수도권에 몰리고, 지방을 떠나는 이유를 주목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청년층이 지역에 머무는 지역소멸 대응 정책을 소개합니다.

먼저 희망제작소에서는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5개 유형의 대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 지역자원활용형(담양군: 국내 자생 대나무를 활용한 죽제품과 친환경 농산물 판매) ▲ 산학협력형(거창군: 거창기능대학을 한국승강기대학으로 전환해 일자리 제공) ▲ 농업혁신형(완주군: 로컬푸드와 공동체 복원을 위한 마을회사 운영 등 지역활성화 시도) ▲신산업유치형(원주: 지역의 산업밸리와 연세대학교를 연계한 지역발전모델 창출/횡성군: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 ▲ 에너지전환형(민관협력으로 해상풍력단지 조성) 등을 소개했습니다.

이러한 대안은 지역 맞춤형으로 제시된 지역소멸 대응 정책이라는 점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학과 기업, 지역의 농민, 행정기관과 지역민, 원청과 하청업체가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역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층이 지역에 모일 수 있도록 정주여건을 개선한 사례입니다.

🔶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청년 정책 사업은

중앙정부의 청년 정책은 주로 청년의 성장과 사회진출 생애주기와 밀착돼 있습니다. ▲ 일자리 ▲ 주거 ▲ 교육 ▲ 복지·문화 ▲ 참여·권리 분야로 나눠 총 300여 개의 과제를 시행 중인데요. 청년이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 제도적 기반 ▲ 삶의 공간 ▲ 안정적 토대 등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지역소멸을 해결하기 위해 전 생애에 걸친 복합적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맥락과 맞닿아 있는데요. 구체적인 사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 청년자립 및 활력지원 사업
👉 중소벤처기업부,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
👉 문화체육관광부, 청년두레 지원 사업

🔶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은 청년 실업 위기 극복과 청년의 지역 정착 유도 및 지역 활력 제고를 목표로 합니다. 대상은 만 39세 이하의 미취업 청년(지자체 조례에 따라 청년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입니다. 해당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사업을 기획·추진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인데요.

세부 사업은 ▲지역정착지원형 ▲지역포스트코로나 대응형으로 나뉩니다. 청년들이 각 지역에서 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와 임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주로 마을기업, 협동조합, 농어업법인, 중소기업 등 지역기반의 법인 및 단체에서 일하게 됩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 청년의 지역 안착을 도모하고 있지만, 미비한 지점도 있습니다. 청년들이 지역별 일자리를 홈페이지를 통해 검색해야 하는데(지자체별 모집공고)가 상이하고, 일자리 플랫폼도 여러 개로 흩어져 있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향후 지역에서는 청년이 보다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접근성 개선이 필요합니다.

🔶 지역의 자립 기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청년자립 및 활력지원 사업은 지역 청년 유출 방지 및 도시 청년의 지역 정착을 목표로 합니다. 여러 사업 중 청년마을 사업을 살펴봅니다. 대표적인 청년마을 사례는 전남 목포 ‘괜찮아 마을’, 충남 서천 ‘삶기술학교’, 경북 문경 ‘달빛탐사대’ 등으로 청년들이 각 지역에서 정착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청년마을에 참여한 청년들은 지역의 유휴공간을 주거, 커뮤니티 등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지역특산물, 전통산업 등 지역자원과 연계해 창업 아이템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다년도 지원 체계로 바뀌면서 3년간 최대 6억원까지 확대하고, 인구감소지역을 우대해 12개 지역을 선정할 계획입니다.

다음으로는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입니다. 해당 사업은 지역의 자연·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로컬크리에이터의 사업화 촉진 및 고도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주로 소상공인, 소기업 창업 지원형으로 비즈니스모델 구체화, 멘토링, 마케팅 등 성장단계별 사업화 자금 및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1년에는 ▲로컬푸드 ▲지역기반제조 ▲지역가치 ▲거점브랜드 ▲지역특화관광 ▲자연친화활동 ▲디지털문화체험 분야의 250개 팀이 선정되었습니다.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에 관심 있다면 k-스타트업 홈페이지 사업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은 2020년부터 시작된 사업이지만, 지역 별로 사업 지원의 편차가 존재합니다. 각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또는 테크노파크와 연계해 교육, 멘토링, 투자 활성화등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이 있는 반면, 중소벤처기업부 중심으로만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있는데요. 지방정부의 역량과 대응에 따라 지역 내 청년정책의 지원 차이가 나타나는 만큼 향후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됩니다.

🔶 지역 주민공동체가 주도하는 청년 두레

마지막으로 청년 두레 지원 사업은 지역 주민공동체가 주도하는 관광사업체(청년두레)의 창업과 자립·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105개 지역에서 주민사업체 700여 곳 이상을 발굴했는데요. 2017년부터는 청년 두레 지원사업이 청년 정책에 편입돼 만 39세 미만의 3인 이상 공동체를 구성한 주민 사업체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관광두레 청년 주민사업체 현황(2022년 1월 기준)은 총 67개소입니다. 관광두레는 지역주민이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숙박·식음·여행·체험·레저·기념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관광사업체를 창업해 경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만큼 향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시 답례품 발굴에 지방정부와 협업 관계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 청년 정책의 강화를 위해 청년 참여를 확대해야

지역 내 청년 일자리를 떠올려보면 낮은 급여, 불안정성, 주거 및 문화 환경의 한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습니다. 특히 지역소멸의 가속화와 맞물리며 ‘지역 위기론’이 대두한 만큼 향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청년 정책 강화뿐 아니라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모색해야 지역소멸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청년 정책과 사업을 살펴봤습니다. 정부가 시행하는 청년 정책을 살펴볼수록 ‘어쩌면 지역에서 청년 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지역에서 청년 정책에 참여하고, 활동하는 청년의 목소리를 널리 전하고, 더 많은 사례를 발굴해 할 시점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청년 정책의 ‘빈틈’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다양한 청년 정책이 어떤 청년에게는 ‘기회와 성장의 장’이지만, 대다수 청년들이 누리기엔 자격이나 요구 사항 등 제약 사항이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중앙정부가 펼치는 청년정책이 ‘지역 맞춤형’이기보다 ‘거시적 방향’을 제시하는 만큼 각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현장 중심으로 사업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청년정책의 당사자인 청년들이 직접 의제를 발굴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나서도록 촉진하는 등 청년 참여의 외연을 확장해나가길 희망합니다.

-글: 미디어팀

참고자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책위키 ‘청년지원정책’ 
경기일보, 인천시,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시급…청년 대상 마케팅 부족 
경향신문, 전국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300여 곳, 우수 사업과 상품 알린다
대덕넷, 2030세대, 지역가치 살린다···중기부, 250개팀 선정 
연합뉴스, 지난해 인구 -33000명…사상 첫 ‘데드크로스
희망제작소, “지방소멸은 한국사회에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희망제작소, “지방소멸을 막는 희망의 씨앗 발견해야” 
희망제작소, 태어난 사람들이 살고 싶게, 지역을 평등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