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외로움에게
알람이 울린 것도, 누가 깨운 것도 아닌데, 하루는 아침 7시에 시작된다. 밤새 외로움에 뒤척여 이불은 널브러져 있고, 창문 유리에 비추던 달빛은 오간 데 없이 햇빛이 내 얼굴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방안 불을 켜고,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외로움을 달래려 보지도 않는 TV를 켜고, 들리지도 않는 뉴스를 틀며, 언제나 그렇듯 아침으로 빵 한 조각을 먹고 선물 받은 별다방 컵에 우유를 가득 따라 한 모금 마신다. 당연한 것이라 여겼던 오늘 하루엔 어제 헤어진 네가 있다. 비 오는 날 헤어진 그녀의 부재가 나를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익명의 감정으로 끌고 가는 길. 문득, 사랑했던 사람도 아닌 헤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혼돈스러웠던 감정이 추스러지며 흠뻑 내리는 소나기에 휩쓸려 내려간다.
나는 언제나 혼자가 편한 사람이었다. 괜한 무게에 짓눌려 사는 삶이 싫었고, 나를 옭아매는 책임에서 자유롭고 싶었다. 그런 나에게 너는 말했다. ‘많이 외로울 거라고..’ 감정의 부스러기까지 모두 치운 채 혼자인 내가 담담히 말했다. ‘너무 많은 걸 알고 싶어하는 바람에 우리는 끝난 거라고’
그날 그때 그냥 그저 마음 내키는대로 하는 것,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내 감정을 뱉어냈다 다시 삼키는 것. 자유였다.
우리 인생은 목적지에 얼마나 빠르게 도착하냐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목적지에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방향의 문제였다. 둘이 가면 외롭진 않지만 목적지를 잃고 그 자리에 서버릴 것을 알기에 나는 혼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끝이 정해지지 않은 결말에 지레 겁을 먹고 남들과 똑같이 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그저 나답게, 내 모습대로, 내가 가진 것대로 살아가는 것. 그래서 나는 태초에 나를 잃지 않았다.
어느 날,
사람들이 묻는다.
‘왜 아직 혼자야?’
나는 대답한다.
‘그냥 괜찮아서’
그동안 외면하고 모른 척 했던 나 자신의 풍경, 유독 오늘 혼자인 내가 조금은 특별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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