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구 토박이의 삼덕동 찬가

희망제작소에서는 ?우리강산푸르게푸르게총서 28권 완간을 맞아 저자들의 집필 후기를 연재합니다. 이 총서를 집필한 이들은 전문적인 학자나 저술가가 아닙니다. 지역 운동가에서부터 교사, 지역 언론기자, 공무원, 대학원생, 귀농인, 예술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지역 연구자들이 다채로운 주제의 현장을 담아냈습니다. 이들이 글을 쓰면서 느낀 진솔한 감정과 책 발간 후 겪은 인상적인 변화들을 집필 후기를 통해 소개합니다. 다섯 번째로 소개할 후기는 <세 바퀴로 달리는 희망자전거>의 저자 김정희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

“삼덕동은 대구광역시 중구에 있는 도심의 마을이다. 삼덕동에서 벌어지는 축제의 이름이 ‘머머리섬’인 것은 이 마을만은 재개발이라는 욕망의 홍수에 더는 떠밀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결과다. 삼덕동 인형마임축제 ‘머머리섬’은 주민이 즐기는 축제다. 이 축제는 지난 10년간 삼덕동에서 틈틈이 시도했던 마을문화 만들기 노력의 종합판이다.”

” 벽면에 마을지도를 그리기로 했다. 먼저 차가 다니는 큰 길을 크레파스로 그리고, 큰 길과 연결된 작은 길도 그렸다. 그리고 동네 아이들을 모아서 자기가 사는 집과 자주 가는 가게와 학교, 학원, 병원 등 동네 안에 있는 건물들을 생각나는 대로 다 그려보라고 했다. 놀랍고도 신기했다. 주민센터나 세탁소, 만화방, 부동산은 물론이고 누구누구 집에 사는 강아지도 그리고, 동원이네 삼촌 집, 수정이 할머니 집…… 다 나왔다.^^ ”
<세 바퀴로 달리는 희망자전거> 본문 중

책을 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게 두 가지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첫 번째는 내가 책에 내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삼덕동에서 하는 일에 대한 책임과 애정이 좀 더 각별해진 것이고,
두 번째는 책을 읽은 마을 사람들, 친구들, 동네 아이들, 그리고 삼덕동 희망자전거제작소 식구들…… .
‘우리가 다 알고 있다!’ 라는 눈빛과 웃음을 보이기에 더 이상 많은 말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ㅎㅎㅎ.
그리고 삼덕동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책이 나온 것을 용케 알고는 자료로 만들어 가지고 와서 나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삼덕동! ?이곳에서 일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늘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_1C|1304133139.jpg|width=”500″ height=”37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지난 8월, 대구YMCA 희망자전거제작소 삼덕동 식구들과 함께 빛살 미술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은 우리 중 가장 어른이신 신동필 장로님의 생신이었다. 신동필 장로님은 연세로도 어른이시지만, 마음씀씀이가 정말 큰 분이다. 우리 모두 장로님을 존경하고 사랑한다._##]
사람은 늘 감정을 다스리면서 살아야 한다. 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할까? 말까?…….

나도 항상 그러하다. 지금의 나의 모습이나 주변상황들에 만족스럽지 못 할 때도 많다.
그래서 화도 내고, 감정이 섞인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

삼덕동에 있으면서, 남들 앞에서는 기쁨과 자랑스러움을 드러내지만, 혼자 있을 때나 우리끼리 있을 때, 문제가 생겼을 때 마음속 갈등도 많다. ‘내가 꼭 이렇게 해야 하나?’하고.

그럴 때 마다 요즘은 저절로 신동필 장로님을 보게 된다.

며칠 전, 장로님과 함께 장로님의 마티즈를 타고 물건을 사러 나가게 되었다.
장로님이 늘 내게 하시는 말씀이 “팀장님은 남자로 태어났으면 대통령감인 사람입니다”이다 ㅋㅋ.

[##_1C|1018271590.jpg|width=”200″ height=”291″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세 바퀴로 달리는 희망자전거(이매진, 2009) _##]그러면 나는 그렇게 크게 나를 말씀해 주시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웃음으로 장난스럽게 받아드리곤 한다.
“에이~ 장로님, 제가 무슨 큰일을 한다고 그러세요~ 호호”하면,
“어허~ 팀장님이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큰일인데 그런 소릴 하십니까? 거 참~”

늘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내가 그 말씀으로 인해 자라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 장로님의 말씀을 생각한다. 그러면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 만나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하게 되고 사려 깊어지게 된다.

마치 대통령이 그러해야 하는 것처럼 ㅎㅎㅎ.

글_ 김정희

김정희는 대구에서 태어나 초·중·고·대학·직장까지 대구에서 다녔다. 완전 대구토박이다. 20일 이상 대구를 떠나본 적이 한 번도 없단다. 아직 살아온 날이 적은 탓도 있지만, 여기 삼덕동에 벌여놓은 일이 많아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한다. 김정희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요즘은 직접 그림 작업을 하기보다는 아트바이크 식구들의 작품 제작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거대한 그림이자 작품이라고 믿고 있다.

지은이는 스스로 고집이 세고, 하기 싫은 일은 절대 못하는 성격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거의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듯하다고.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좀 힘들기도 하단다. 미술학원, 벽화, 마을축제, 희망자전거 제작소 등등. 현재 지은이는 아트포럼 일상의 예술 대표이자 대구YMCA 희망자전거 제작소 아트바이크 팀 총괄팀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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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메일과 전화로 접수
담당: 희망제작소 사무팀 이용신 연구원
메일: cacer56@makehope.org
전화: 02-2031-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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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어느 대구 토박이의 삼덕동 찬가” 에 하나의 답글

  1. 도라에몽 아바타
    도라에몽

    희망자전거제작소?? 어머~~ 희망제작소랑 이름이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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