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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희망제작소에 ‘사회혁신’을 꿈꾸는 28명의 대학생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희망별동대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죠.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 뽑힌 정예 별동대원들은 이날의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사회적 기업가’가 되기 위한 6개월의 교육과정에 돌입했습니다. 희망별동대가 내딛는 첫 걸음의 현장을 살짝 들여다볼까요?
희망제작소 소개영상으로 오리엔테이션 공식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희망제작소 유시주 소장은 긴 환영사를 대신해 헨리 데이비스 소로의 책 ‘시민 불복종’의 한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언제 어느 시대이든 가치있는 일을 찾아서 자기 삶을 조정하는 사람은 반드시 난관에 부닥친다. 시련과 위험이 다가오더라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의 ‘중심’이다.”
이어지는 축사는 희망별동대장 이철종 함께일하는세상 대표가 맡았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혁신기업가’인 이 대표는 “‘무엇을 해야할 지’를 명확히 찾기 보다는 ‘무엇을 열심히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고자 하는 것들에 회의나 의문이 문득 찾아오더라도 그것을 실천해 나가는 의지와 노력을 꾸준히 밀고나갈 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말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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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있는 일을 찾아 나선 별동대원들, 앞으로 회의나 의문이 문득 찾아오겠죠. 그때마다 옆에 있는 대원들의 손을 잡는다면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제작소와 희망별동대장님을 비롯한 운영진 또한 든든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그나이트 희동?
‘불을 붙이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이그나이트’(ignite). ‘희망별동대의 열정과 이상을 태워보자’는 뜻으로 대원들의 자기소개 시간을 ‘이그나이트 희동’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제한시간은 1분. 한 대원이 자기소개를 하는 동안 다른 대원들은 이를 평가해 희망별동대 트위터로 전송해야 합니다. 별점을 동반한 간략한 메시지와 함께요. 잔뜩 준비해온 PPT 자료도 1분이 지나면 무용지물입니다. ‘끝내지 못한 자기소개’는 안타까움과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것이 바로 ‘이그나이트 희동’의 묘미죠.
젋은 청춘들답게 “**씨, 너무 귀엽다, 멋지다”, “언제 밥 한 번 같이 먹자” 등 핑크빛 기운이 감돌기도 했습니다만, 별점만큼은 냉정했죠. 5점 만점에 5점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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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퍼포먼스처럼 이어진 자기소개 시간. 1등은 별 69개를 차지한 김응석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어머니가 3만원주고 지으신 이름, 그 이상으로 이름값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재치있는 응석 씨. 그가 과연 이름값 제대로 하는지 지켜봐주세요.
비어있는 4섹터를 향해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희망별동대를 위해 이원재 한겨레 경제연구소 소장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사회혁신, 두 가지 ‘쿨한 일’의 공존>이라는 주제로요.
“경영이나 장사를 하면서 초점을 ‘돈’에 맞추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2차 대전 이후 주주자본주의가 퍼지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동기가 이윤에 맞춰진 것이죠. 이전에는 공동체적 질서가 훨씬 중요했다는 거예요. 사실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지만,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회의가 팽배해지면서 다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공익을 목적으로 하면서 돈을 모으는 방법. 시장과 공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법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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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제 4섹터, 다양성과 공공성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가치를 만나게 하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 가야할 길이자 희망별동대가 답을 얻어야 하는 화두입니다.”
이 소장은 다양성이 충족되면서도 공공성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희망별동대가 앞으로 6개월 간 즐겁게 고민하고 행동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굉장한 일이 벌어지면 결과에만 주목하기 쉽지만, 사실 그 결과란 것도 한 사람의 고민에서 출발해 복제되어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곤 트렌드가 되어 더 큰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지금 우리의 고민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길 희망합니다.
‘실패의 장’이 열렸다
긴 시간 달려온 오리엔테이션의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활동 안내를 맡은 희망제작소 이재흥 연구원은 별동대원들에게 “마음껏 도전하고 마음껏 실패하라”는 당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불확실한 바다에 펭귄들이 뛰어들기를 망설이고 있을 때, 가장 먼저 그 바다에 뛰어든 펭귄만이 물고기를 얻는다. 퍼스트 펭귄처럼 희망별동대도 이 세계에 뛰어들어봅시다!”
실패의 장을 마련한 희망제작소,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않는 희망별동대. 28명의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무한 상상력과 열정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입니다. 실패와 좌절의 기회도 보너스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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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에 시작된 오리엔테이션은 저녁 식사 시간을 한참 지나서야 끝을 맺었습니다. 원순닷컴에서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는 문소원 씨는 “관심분야지만 구체적인 사업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무지했는데 강연을 들으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하네요.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 것도 기쁘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1번으로 자기소개를 했던 이건희 씨는 “사람들이 저마다 품고 있는 무언가가 느껴져” 뜻깊은 시간이었다는군요. 참고로 그는 별점 65개를 받아 <이그나이트 희동> 2위를 차지한 재원입니다.
희망별동대 선발 과정에서 면접관으로 참여한 좋은친구재단 최영인 연구원은 “이곳에서 한번쯤은 꼭 실패를 경험하고, 생각의 그릇이 더 커지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했습니다.
대원들에게 점수를 매기는 역할을 담당한 최 연구원은 “감시역할이 너무 즐겁다!”며 웃음을 이었습니다. 대원들의 점수는 앞으로 6개월 간 꾸준히 누적되어 결과물로 남을 것입니다. 과연 1등은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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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별동대는 이 날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해 각종 교육으로 기본기를 다진 후, 아이템을 선정해 실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한 달간 실전 사업 활동을 하게 됩니다. 1등 팀에게는 사회혁신기업가 아카데미 장학생 입학기회를 제공하고, 1년간 사무공간을 무상임대 해주는 혜택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28명의 젊은이들의 행보가 기대되는 순간이네요.
앞으로 6개월, 그들의 상상과 열정이 사회 곳곳에 크고 작은 희망의 꽃을 피우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글_ 민들레기자단 이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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